“왜…
엄마는 누나 것인가요?”
다짜고짜 둘째가 따지듯 묻는다.
“으응?”
“나도 있고 동생도 있는데 동네 사람들은 모두 다
누나의 엄마라고 그러잖아요!”
“아......”
“그뿐이 아니에요! 아빠도 누나 거래요.”
너만 이름을 잃은 것은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이름을 잃었다.
잃어버리고 산다는 것조차 잊고 살던 내게
뜬금없는 하소연이 기쁘다.
너는 나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인연 중의 하나.
그래도 잘 커가던 그 일곱 살을 칭찬하고 싶다.
소유격들은 이제 멀어진다.
그저 스쳐서 지나가는 시간이 길었던 것일 뿐 나는
누구의 소유격도 아니다.
이제 그 긴 시간에도 마침표를 찍으려 펜을 들고서
너를 다시 바라본다.
멀어지는 소유격은 목적지로 향하는 나에게
중간쯤 왔노라고 알려주는
이정표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