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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섬트레커 Oct 31. 2023

근육질의 속살, 최고의 섬 여행지...울릉도

- [섬트레킹 (97)]


울릉도와 제주도, 독도는 모두 화산 폭발로 이뤄진 섬이다. 그렇다면 이 중에서 가장 젊은 화산섬은 어디일까? 국립해양과학원에 의하면 정답은 제주도다. 독도는 450만년 전, 울릉도는 250만년 전, 제주도는 180만년 젼에 탄생했다. 나이가 제일 많은 독도는 해저 활동의 성장과 진화 과정을 알 수 있는 독특한 암상을 가지고 있는 게 특징이다. 또한 제주도는 평원이 많고, 울릉도는 근육질의 산세가 주를 이룬다. 


250만년 전 화산 폭발로 탄생, 2019년 섬 일주도로 완공 


울릉도는 제주도를 제외하고, 우리나라에서 다리가 놓이지 않는 가장 큰 섬이다. 2019년 내수전에서 섬목까지 4.4Km 해안 길이 개통되면서, 울릉도 순환일주도로(44.5km)는 비로소 완성됐다.                     

울릉군청을 포함해 행정 기관이 모여 있는 울릉읍 도동항

천혜의 자연경관과 순수한 문화, 특별한 먹거리가 있는 울릉도는 남녀노소 모두의 여행 욕구를 충족시킨다. 여기에 2021년 가을, 2만 톤에 가까운 대형 여객선 뉴씨다오펄호가 취항을 시작했다. 2023년 6월에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는 쾌속선 엘도라도익스프레스호가 추가로 취항하면서, 악천후에 섬에 갇히는 일이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울릉도 탐방객은 46만명이었는데 올해는 이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내수전전망대에서 본 울릉도 저동 방면 전경

울릉도는 울릉읍, 서면, 북면 등 세 개 구역으로 나뉜다. 울릉읍은 섬의 관문인 도동, 저동, 사동을 비롯해 행남해안산책로, 내수전전망대, 봉래폭포 등이 있다. 서면에는 통구미, 학포마을, 태하전망대, 대풍감해안절벽 등이, 북면에는 나리분지, 삼선암, 송곳산, 석포전망대, 관음도가 있다. 


천혜의 자연경관으로 볼거리가 많은 섬 


해상으로는, 섬 일주와 죽도를 관광하는 유람선과 독도를 탐방하는 쾌속선이 있다. 관광 자원이 이렇듯 풍부하므로 첫 울릉도 여행에서 모두를 섭렵하기가 쉽지 않다. 두서너 번은 시간을 두고 찾아가야 할, 국내 섬 여행의 명소인 것이다.                     


(사진 위} 행남해안산책로(저동항 인근)의 일출.  (사진 아래) 무지개다리로 연결된 해안산책로

울릉도와의 첫 조우라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 길 중 하나라는 행남해안산책로부터 가보는 게 좋다. 도동여객선터미널~행남등대~해안산책로~저동항 촛대바위까지(2.8km, 1시간 40분)로 에메랄드빛 바다를 바라보며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다.                     

이 산책로는 울릉군에서 10년 넘게 공을 들여 만든 길로, 중간에 여러 개의 무지개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강풍이 불거나 공사 중일 때는 출입이 종종 차단되기도 한다.                     

나리분지의 원시림 사이로 이어지는 알봉둘레길

울릉도는 또한 원시림이 울창해 트레킹 코스가 많다. 그중에서도 나리분지와 알봉 외곽을 도는 ‘알봉둘레길’과 내수전 전망대에서 섬목까지 연결되는 ‘내수전 옛길’등이 유명하다. 특히 이 길은 1882년 본격적으로 울릉도가 개척되기 시작한 이후부터 1960년대까지 주민들이 다니던 길이다. 울릉도 사람들이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오가던 삶의 흔적이 남아 있고, 육지에서는 볼 수 없는 태고적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다. 


옛 울릉도 사람들의 체취를 찾아..‘내수전 옛길‘ 


내수전 옛길은 내수전전망대~정매화골쉼터~안용복기념관까지 3.4km에 이른다. 이 길을 트레킹하기 위해서는 내수전전망대까지 택시나 렌터카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주차장에서 북쪽 방향 시멘트 길로 조금 내려서면 옛길의 초입이 나온다.                     

흙길로 된 내수전 옛길. 옛 울릉군 사람들이 다니던 길이다.

곧이어 본격적으로 흙길이 시작되는데 모퉁이를 한 굽이 돌 때마다 깊은 산중에서 볼 수 있는 관중과 고사리류들이 지천으로 널려있다. 평탄한 산비탈을 타고 도는 중간중간에 동해의 시원한 풍광이 내려다 보인다.     

내수전 옛길 중간의 정매화골쉼터

길의 중간에 ‘정매화골쉼터'가 있다. 옛날 정매화라는 사람이 살던 외딴집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섬을 걸어 다니던 시절인 1962년부터 이곳에 정착한 이효영씨 부부가, 1981년 떠날 때까지 폭설과 악천후를 만나 곤경에 빠진 섬 주민과 관광객 300여명을 구했다는 미담이 깃든 곳이다. 쉼터를 지나면 고도가 차츰 높아지면서 동백나무 군락지가 한참 이어진다. 이른 봄에 오면 붉은 동백꽃이 얼마나 아름다울지 상상만 해도 즐겁다.    

(사진 위) 내수전 옛길의 동백나무 군락지. (사진 아래) 석포산장에서 본 죽도 모습. 날씨가 맑은 날이면 이곳에서 독도가 조망된다고 한다

이어 평편하고 아름다운 길이 이어지다가 관음도와 죽도, 그리고 바다가 시원하게 조망되는 석포산장에 닿는다. 주인아주머니는 컹컹 짖어대는 개를 달랜 후, “오늘은 해무가 끼어 독도가 보이지 않는데 맑은 날씨에는 독도가 선명하게 보인다”며 손짓으로 방향을 가리켰다.                     

석포마을에서 내려오는 길에 본 울릉군 북면 현포 방면

띄엄띄엄 집들이 자리 잡은 석포마을은 겨울이면 마을버스도 다니지 못하는 오지로 변한다. 하지만 더덕과 미역취 등이 바닷바람을 맞으며 잘 자라고 인심이 좋아, 정들면 떠나지 못한다 하여 정들포라 불린다. 석포버스정류장 앞에는 2013년 개관한 안용복기념관이 있다. 조선 숙종 때 목숨을 걸고 일본으로부터 독도를 지켰던 안용복의 업적을 기리는 전시관이다. 


울릉도 새로운 명소, 깍새섬 관음도 


안용복 기념관에서 택시를 불러 렌터카를 주차해 둔 내수전전망대로 향하는데 관음도가 보인다. 관음도는 죽도와 독도 등지에서 서식하는 슴새(깍새)가 많아 주민들에게 깍새섬으로 불렸다. 1960년대 주민 한 가구가 잠시 살다, 무인도가 되었는데 울릉군이 2012년 관광화를 위해 섬목과 연도교를 놓았다.                     

관음도를 건너려면 우선 승강기를 타고 25m쯤 올라가야 한다. 이어 보행자 전용 현수교를 지나면 관음도에 도착한다. 관음도는 울릉도의 남쪽 바다와 북쪽 바다를 모두 볼 수 있는 조망처다.                     

울릉도 3대 비경 중의 하나인 삼선암 모습. 지상에 내려온 세 선녀가 바위로 변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편안한 오솔길과 데크 길로 이어지는 관음도 탐방로를 걷다 보면 인근의 죽도와 삼선암이 번갈아 나타난다. 관음도 동쪽 절벽에는 높이 14m의 쌍굴이 있는데 이곳은 예전에 해적들의 소굴이었다고 한다.  


울릉도 유일의 평지, 나리분지~성인봉 탐방                     


나리분지는 화산 폭발 때 중앙의 분화구가 함몰되어 형성된 칼데라 분지이다

울릉도의 유일한 평지인 나리분지는 울릉도 화산 폭발 때 중앙의 분화구가 함몰되어 형성된 칼데라 분지이다. 1882년 울릉도 개척시대에 정착했던 사람들이 투막집을 짓고 섬말나리 뿌리로 연명하며 살았다고 하여 ‘나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나리분지는 알봉, 깃대봉, 신령수 가는 길, 용출소, 투막집과 너와집 등 울릉도 주요 관광지를 품고 있다.                     

성인봉에서 바라본 말잔등 능선. 봉우리 형세가 말의 등처럼 생겼다 하여 이름 붙여졌다

나리분지는 울릉도 최고봉인 성인봉(986.7m)을 오르는 시작점이기도 하다. 성인봉은 대원사, KBS중계소, 안평전 등에서도 오를 수 있다. 나리분지에서는 통상 신령수를 거쳐 성인봉을 탐방하는데 이 코스는 현재 기존 데크의 철거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등산 금지 상태다. 울릉군에 의하면 내년 11월 말쯤에야 새로운 데크 설치 작업이 완료된다고 하니, 그때까지는 이 길을 이용할 수 없다.                     

성인봉에서 서북쪽으로 이어지는 형제봉, 미륵산 등의 모습. 나리분지를 감싸고 있다

대신, 나리분지~장재길~말잔등~성인봉 코스를 이용한다. 이 코스는 능선으로 이어져 있어, 신령수 코스보다는 단조롭지만 백두대간의 원시림을 걷는 듯한 평온함을 준다. KBS중계소 삼거리에서 100m쯤 오르면, 홀연히 성인봉이 나타난다. 울릉도 최고봉인 성인봉은 ‘성스럽다’ 하여 이름 붙여졌는데 정상 부근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희귀 수목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정상에서 보면, 나리분지를 북서쪽으로 감싸고 이어지는 형제봉, 미륵산, 깃대봉 등의 준령들이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태하향목길과 바람을 기다리는 언덕, 대풍감 


울릉도 서쪽의 명소로는 대풍감과 태하등대가 있다. 일주도로를 타고 태하항까지 렌터카로 접근해, 태하향목관광모노레일을 타고 태하등대로 향한다. 등대에서 가까운 곳에 태하향목전망대가 있다. 대풍감은 바람을 기다리는 언덕이라는 곳인데, 전망대 왼쪽의 대풍감 해안절벽에는 천연기년물 제29호로 지정된 향나무들이 자생하고 있다.                     

태하향목전망대에서 울릉도 북면 방면으로 바라본 전경. 성인봉에서 흘러내린 능선과 해안선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뤄 '한국의 10대 비경'에 속한다

또한 전망대 우측 북면 방면으로는 성인봉에서 흘러내린 송곳산, 노인봉 등 역동적인 산봉우리들이 해안선과 어울려 절경을 이루고 있다. 이곳은 '한국의 10대 비경' 중의 하나로 꼽힌다고 한다. 


유람선으로 섬 일주하며, 울릉도 3대 비경 탐방 


트레킹과 차량을 이용해 울릉도 육상 종주를 마쳤다면, 이제 유람선을 타고 섬을 탐방하는 일이 남았다. 섬 전체 일주와 죽도 관광은 모두 2시간가량 소요된다.                     

울릉도 3대 비경 중의 하나인 코끼리바위(공암)

울릉도 3대 비경인 코끼리바위(공암), 삼선암, 관음쌍굴을 보기 위해 도동항에서 오전 8시 40분 출발하는 유람선에 오른다. 일주 유람선은 울릉도 바다를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돈다. 도동항에서 따라온 갈매기들이 사동항까지 이어지는데 사동항 근방에서는 울릉공항 건설공사가 한창이다. 해발 200m 남짓의 가두봉을 깎아 바다를 메워, 활주로를 개설하는 공사다. 2026년 개항 목표이니, 머잖아 50인승 소형비행기들이 이곳에 오르내릴 전망이다.                     

관음도 쌍굴

섬 일주 해상관광의 백미는 대풍감에서부터 현부, 추산, 천부로 이어지는 울릉도 북쪽 해안이다. 노인봉, 송곳산, 코끼리바위 등 기암괴석을 볼 수 있는 울릉도 최고의 해상 조망처이다. 이곳을 지나 삼선암~관음도(쌍굴)까지 비경에 압도되어 한눈을 팔지 못한다.  

유람선 관광은 오전 10시 30분쯤 출발지인 도동항에 도착해 끝을 맺는다. 도동항에서 짬을 내어 행남해안산책로를 걸은 후, 인근 독도박물관을 관람한다. 그리고 저동항으로 이동해 삼단폭포가 흐르는 봉래폭포 탐방을 끝으로, 2박 3일의 울릉도·독도 탐방을 종료한다.                     

봉래폭포 전경




1. 가는 방법

    o 여객선 : ‘가 보고 싶은 섬’에서 예약

      -포항↔울릉(사동항) : 엘도라도익스프레스호, 포항 출항 10:20, 울릉 출항 15:40

       ☎문의 1899-8114

      -포항↔울릉(사동항) : 뉴씨다오펄호, 포항 출항 23:50, 울릉 출항 12:30

       ☎문의 1533-3370

      -후포↔울릉(사동항) : 썬플라워크루즈호, 후포 출항 08:15, 울릉 출항 15:30

       ☎문의 1644-9605

      -묵호↔울릉(도동항) : 씨스타1호 ☎문의 1577-8865

      -강릉↔울릉(저동항) : 씨스타5호 ☎문의 1577-8865 


2. 울릉도 여행안내

    o 울릉군청 (054-790-6393)

    o 관광안내소(도동) (054-790-6454)

    o 관광안내소(저동) (054-791-6629)

    o 관광안내소(사동) (054-791-9163) 


3. 울릉도·독도 자유여행(2박 3일) 일정표

   <1일 차>

     09:30 포항여객선터미널 도착

     10:20 엘도라도익스프레스호 포항 출항

     13:10 울릉도 사동항 도착(렌터카 수령)

     14:40 독도 쾌속선 출항(저동항)

     16:10 독도 입도 및 탐방

     19:00 저동항 도착 19:30 석식 및 휴식                     


   <2일 차>

     06:30 저동항 행남해안산책로 탐방

     08:00 내수전 전망대 이동(렌터카)

     08:30~10:40 내수전 옛길 트레킹

                     : 내수전전망대~정매화곡쉼터~석포산장~안용복기념관 (3.4km, 2시간 10분)

     11:20 내수전전망대 주차장 도착(택시)

     11:30~12:20 일주도로 통해 삼선암, 나리분지 도착(렌터카)

     12:40~16:40 나리분지~장재~말잔등~성인봉 트레킹(왕복 8km, 4시간)

     16:50 태하향목모노레일 주차장(렌터카)

     17:30 태하향목대풍감 전망대 탐방

     19:10 저동항 도착(렌터카)

     19:20 석식 후 휴식                     


   <3일 차>

     08:00 도동항 유람선터미널 도착(렌터카)

     08:40~10:40 섬 일주 유람

     10:40~12:00 도동항 행남해안산책로 탐방 및 독도박물관 관람

     12:40 봉래폭포 탐방(저동)

     13:30 중식(저동)

     15:40 엘도라도익스프레스호 사동항 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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