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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메제니 Nov 11. 2021

단점만 있는 아이는 없다.

공부를 잘하는 것은 아이가 가진 수많은 장점 중 하나일 뿐이다.



바닷가를 갔다.

경주에 있는 오류 고아라 해변이다.

모래 해수욕장이 아니라 몽돌해수욕장이었다.



첫째는 바다를 보자마자 차에서 수영복을 후다닥 갈아입고 "저 먼저 가도 되죠?" 하고 뒤도 안 돌아보고 직진해서 바닷물에 일말의 고민이나 망설임 없이 풍덩 하고 몸을 던진다.

바다에서 보내는 시간 동안도 혼자서 파도에 타고 잠수를 하며 바다에 온전히 몸을 맡기며 즐긴다.




반면 둘째는 수영복을 꺼낼 때부터 이 수영복은 마음에 안 든다.

해변가로 걸어가는 동안은 "신발에 모래와 돌멩이가 들어가잖아"로 시작해서, 그럼 신발을 벗고 걷자고 하니, "발이 따갑다. 뜨겁다." 라며 본인이 느끼는 감촉과 감정을 모두 나에게 전달하며 형이 3분 만에 지나간 거리를 약 5배 정도의 시간이 더 걸려서 걸어간다.




바다에 들어가기 전에도 발을 담글까 말까 고민하고 앞 쪽까지 갔다가 돌아왔다가 반복하다 발을 적시고 수영복은 적시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다 조금씩은 적시지만 머리까지 담그지는 않는다. 예쁘게 생간 돌멩이를 모으고, 계속해서 엄마나 아빠에게 보여주고 소통하면서 논다.





위에 글만 보면 비교적 첫째가 키우기 편하고, 두째가 예민해 보이지만 또 그렇지만도 않다.


첫째는 조심성이 없고,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는 타입이라 다치기도 많이 다친다. 소근육을 이용해서 하는 것들은 대부분 잘하지 못하는 편이지만, 무던하고 근기가 있다. 물건을 잘 잊어버리고 덤벙댄다.


반면 둘째는 조심성이 많고, 탐색하는 시간이 길다. 집중력이 좋고(집요), 소 근육이 뛰어나다. 한 번 얘기한 것은 잊어버리지 않고 잘 기억하는 편이다.


공통점으로는 눈물도 웃음도 많고, 순수하고 배려심이 깊다는 점이 있다.

내 뱃속에서 태어난 둘이 이렇게나 다른 것을 보면 참 신기하고 재밌다.






예민한 아이는 예민한대로 무던한 아이는 무던한 대로 장단점이 있다.


단점만 있는 아이는 없다. 내가 아이의 단점만 부각해서 보고 있을 뿐!


나는 장점이 곧 단점이 될 수 있고,
단점은 곧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 즉흥적이고 충동적인 성향이 있어서, 더더욱이 루틴이나 계획하는 것에 신경 쓰기 시작했다. 나의 부족한 부분 즉 단점. 단점에서 오는 결핍이 있었고, 그것을 잘 다루어나갈 필요를 느꼇기에 스스로 발전을 도모하는 측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장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어느 곳에서나 그리고 어느 사람에게나 모두 장점으로 작용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 아이들 역시 이런 부분에서 유연하게 사고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부모로서의 내 몫이다.






엄마들끼리 모인 자리에서 아이들에 관한 대화를 이어가다 보면 결국 공부나 교육에 관한 이야기로 많이 흘러가곤 한다. 공부를 잘한다면 감사하고 좋은 일이다. 그리고 그 노력의 결과에 있어서 아이도 그리고 조력하는 엄마도 인정받아야 마땅한 부분이다.


그러나 만약 우리 아이가 그렇지 않다고 한다면? 주눅이 들 필요가 있을까? 혹은 꼭 해명을 해야 하나?라는 부분에 대해서 생각을 해본다.




사람마다 얼굴 생김새나 체형 등 드러나는 외형이 각자 다르다. 누구는 다리가 짧고, 누구는 또 길고, 코가 높고, 낮은 것처럼 말이다.


- 아이가 공부를 잘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부분으로 받아들여지면 안 되는 것인가?

- 아이가 공부를 못한다고(공부가 아니더라도 어느 열등한 부분에 대해서) 엄마가 신경을 안 써줘서 그렇다는 공식 혹은 걱정은 넣어 두는건 어떤가?

- 어떤 특정 부분을 잘한다고 다른 부분도 그럴 것이라는 것에서 비롯되는 섣부른 판단과 조언은 한 번 더 생각해보는 어떨까?










아이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

는 말이 있듯이 내 아이에게 또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모습이라면 그건 또 다른 얘기일 수 있겠지만, 부모마다 방식은 다르겠지만 누구나 다 나름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이마다 타고난 성향이 있지만, 부모의 노력으로 아이들이 자기 목적성 성향을 가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믿는다.


사랑은 하되 집착은 하고 싶지 않다. 내가 아이가 돼야만 하는 것에 대한 바람이 커서 아이 스스로의 꿈을 방해하지 않기를 바란다.


엄마이기도 하지만 난 나의 꿈을 이루어 가며 살고, 아이는 아이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그린다.

나의 최선이 세상의 기준에 부족하더라도, 아이들이 잘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내 아이와 나에 대한 분명한 생각을 가지고 있음에도 아이들에 관련한 대화 안에서 불편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다. 아직 본인을 생각을 대변할 힘이 길러지지 않은 엄마들에게 그런 자리들이 꽤나 불편하고 힘든 자리다. 그래서 아예 관계들을 단절하고 사는 엄마들도 많다. 엄마들과의 관계와 소통을 단절하고 살기에는 다른 이점들도 많고 불가피한 부분도 존재한다. 그래서 언제나 나라는 사람이 맺는 관계와 역할에서(엄마,아내등등) 맺는 관계는 다르다는 것을 구분지어야 한다. 불편한 부분을 모두 단절하기 전에 나와 내 아이에 대한 생각과 가치관을 확립한다면 수월해질 것이다.






그러니

함부로 기죽지 말자.


동전에 양면이 존재하듯 모든 것에는 장단점이 있다.

장점에 감사하고, 가지고 있는 단점이 치명적이지 않을 수 있도록 다룰 수 있는 방법은 찾아나가면 된다.


다시 한번 기억하자!


단점만 있는 아이는 없다.
아이의 단점만 부각해서 보고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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