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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글파파 Mar 16. 2022

무엇이 보이십니까?

밝은 면? 아니면 어두운 면

지난 대선 과정과 결과를 바라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필자는 여기서 진보와 보수, 남과 여, 2030과 5060을 얘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모든 국민이 같은 하늘 아래 같은 곳을 바라보지만 서로 다른 것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반대로 우리는 한 곳을 바라보면서 같은 감정을 동시에 느끼기도 한다. 지난 동계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의 경기하는 모습을 보며 아쉬움에 탄식하기도 하고 기쁨의 환호성을 같이 소리 질렀고, 동해 산불을 보면서 한 마음으로 비가 내려주기를 기도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는 것도 그러하다.




우리가 느끼는 정보는 대부분 눈이 바라보는 시선으로 입력된다. 빛의 반대로 서 있으면 그림자가 보이게 되고, 빛을 향해 서 있으면 그림자 없는 것들이 너무 밝아 눈이 부시다.


지금 나의 시선에는 무엇이 보이는가?


성경에 보면 이스라엘 민족에게 같은 시대 두 명의 기름 부은 왕이 존재했었다. 초대 왕이었던 사울과 그 사울의 사위이자 골리앗을 무찌른 다윗이 그 둘이다. 두 명 다 이스라엘의 영웅이었지만 그들의 시선은 서로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다. 사울은 명예와 자존심으로 인해 그의 눈이 악의 기운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고 오로지 다윗이 자신의 자리를 차지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다 결국 다윗을 죽이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다.


반면에 다윗은 언제나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음에도 그의 마음속에 감사가 넘쳐난다.


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주의 영광이 하늘을 덮었나이다
(시편 8:1)



총 150편의 시편 중 절반이 다윗이 지은 시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 시의 배경은 대부분 다윗이 생명의 위협을 받을 때 만들어진 것이다. 사울은 모든 권력과 부를 가졌음에도 어두운 면만 바라보고 있는데, 다윗은 가장 비참한 상황 가운데에서도 감사의 제목을 찾고 아름다운 면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image from Pixabay


성경을 읽어본 사람들은 그 둘의 결말을 알고 있다. 그들의 결말을 통해서 얻어야 할 것은 누가 성공했느냐가 아니라, 누가 끝까지 하나님의 사랑을 받았는가이다.


다시 우리의 시선을 체크해 보자. 어두운 그림자를 보는 것이 아니라 밝은 면을 바라볼 때에 어렵고 힘든 상황 가운데 있더라도 우리의 마음속에 긍정이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믿는다.




사십 대가 지나면서 번 아웃 증상으로 잘 다니던 대기업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번 아웃은 참 무섭다. 건강에 대한 자신감이 사라지니 몸이 움츠러들게 되기 때문이다. 곧이어 가진 직장에서도 적극적으로 무엇을 하기보다는 나의 건강에 문제가 더 생기지 않을지에 대한 걱정이 우선이었다.


시간적 여유가 있었던 사회적 기업에 근무할 때에는 어깨 수술, 아내의 허리 디스크 수술, 대장암 1기 수술, 또 본인의 허리디스크 수술, 그리고 갑작스러운 얼굴 마비까지 계속 이어지는 본인과 가족의 건강 이상으로 자괴감도 들고 앞으로 또 무엇이 고장 나지 않을까 어두운 면만 바라보았던 것이다.


그런데 지난 2개월이 넘게 실직 상태인데 계속 감사 제목이 생기기 시작했다. 건강이 회복되고 있음에 감사하고, 영적으로도 회복되고 있는 것에도 감사하다. 고통과 연단이 있다는 것은 그 시간이 지나고 새로운 계획이 있으시다는 것이다. 그 계획을 기대케 하시니 감사하다.


내가 꿈꿔야 하는 것이 부자가 되거나 명예를 얻는 것이 아니라 인생 끝날 때까지 주님의 사랑받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도 감사하다.


나는 오늘 '감사'가 보인다.

오늘 내가 사는 삶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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