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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글파파 May 13. 2023

응답하라 "1987"

선생님 건강하세요

1987년에 필자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었다.


당시 필자는  한 학년에 18반, 한 반에 60~70명이 우글 거리던 시절의 학교를 다녔다.


이제 막 고등학생이 되어 한 반에 처음 모인 날. 모여있는 어색한 반 동기들의 면면을 보면 까까머리에 맨 앞자리 키 작은 친구부터 190센티미터의 꺽다리 친구까지 다양했다. 남자들만의 공간이라 퀴퀴한 냄새가 났을 텐데 그때는 그런 불편함을 느껴본 적도 없었다.


드디어 담임선생님이 등장하고 칠판에 본인의 이름을 적으시는데 분필로 쾅쾅 칠판을 눌러서 글씨를 쓰셨다. 그리고 마지막 글자가 끝나기 전에 분필이 부러진다.


역사를 가르치셨던 1학년 10반 담임선생님은 그런 분이셨다. 언제나 혈기와 열정이 넘치셨고, 칠판이 부서져라 글씨를 적으셨기 때문에 매 시간 하얀색 분필 한 두 개는 부러지고 사라졌다.


수많은 추억을 가졌던 고등학생 시절.

36년이라는 세월이 지나 한 자리에 선생님과 동기들이 모였다. 물론 코로나 이전에 뵙기도 했지만 여전히 젊은 모습의 우리 선생님. 그때 그 시절 얘기만 해도 식당이 떠나가라 웃고 떠들고 시간이 흘러가는 줄을 모른다.


같은 기억을 공유하는 우리 선생님은 어느덧 70이라는 고개를 넘기시고 제자는 쉰셋을 지나고 있다. 같이 사진을 찍자고 말씀드렸더니, 내 손을 꼭 잡으며 포즈도 취해 주셨다.

누가 스승인지 누가 제자인지 분간이 안 되는 모습.


선생님과 함께 하니 참 푸근하다. 군사부일체라고 했던가. 그래서 선생님을 어버이 같다고 하나보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건강하시고 또 뵙도록 하겠습니다. 저희들도 열심히 살겠습니다.


#스승의날 #선생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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