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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하 Oct 22. 2023

찬기운이 몸을 감싸는 이때, 생각나는 것.

봄, 여름, 가을, 겨울

우리나라는 정확한 사계절이 있는 나라였는데,

인간의 욕심과 탐욕으로 서서히 지구가 말라가는 것 같아서 서운하다.


몇십 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도

언제 봄이 왔고 가을이 지나갔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덥고 추워지는 계절이 서글프다.




지금은 소중하게 느껴야 하는 봄과 가을이,


'봄처녀 제 오시네'라는 아름다운 가곡이 생각난다

봄은 여자의 계절이라고 하던가, 그래서 다가오는 새봄을 처녀로 비유해서 아름다운 노래가 있지 않은가

푸릇 잎이 하늘을 바라보며 새싹을 피우고, 만물이 탄생하는 봄

추운 겨울을 버텨내고 이겨내서, 새로운 생명을 만물에 피워 오르게 하는 봄.

그래서 봄은, 우리에게 따뜻하게 다가오는 엄마의 품과 같지 않을까.


가을

아주 더운 무더위가 가시고 나면,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풍요롭게 익은 곡식

붉게 물들어 바람결에 몸을 살랑살랑 흔드는 단풍잎,

붉고 맛있는 과일이 사람마음을 살랑살랑 휘젓는 그 계절, 바로 가을.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하던가.

더운 여름 뙤약볕에 열심히 일을 하고 난 후, 수확한 곡식으로, 배부르게 먹고,

번 돈으로 멋도 부리면서, 트렌치코트깃을 한껏 올려 입고, 이쑤시개 입에 물고 바람에 몸을 맡겼던,

그때 그 계절의 멋진 낭만파 남자만의 계절


그런데 서글프게도 작금의 시대에는,

봄과 가을은 언제 스쳐 지나갔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휙휙휙하고 가는 듯하다.

서운하게.




차가운 바람이 몸을 감싸는 이때,

생각난다. 자주 생각이 난다.

돌솥으로 막 지은 밥에 얼큰한 순두부찌개...

식당에서 갓 나온 순두부찌개

순두부찌개 종류가 이렇게나 많은지 몰랐다. 그냥 항상 해물 순두부찌개..

그런데 이곳은 참으로 종류가 많다.

순두부찌개의 전문점, 프랜차이즈가 아닌.

이곳에서만 먹을 수 있다.



얼큰한 해물 순두부

그래서 충주시를 나가게 되면.

참새가 방앗간 그냥 못 지나가듯이, 스케줄에 이곳에서의 순두부찌개 파티를 하고 간다.

순두부찌개의 한 모금,

목을 타고 들어가는 순두부찌개의 한 모금은,

차가운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따뜻한 온돌 아랫목 같은 그런 느낌.


이곳의 메뉴판


다음에는 어떤 것을 먹어볼까 하는 설렘도 있는 다양한 순두부.

오늘도 찬바람이 부는 이때,

순두부는 멋진 위로가 된다.




PS : 내돈내산으로 먹은 순두부, 이곳 식당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사실은 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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