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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슨 Dec 14. 2020

영국이 코로나에도 문화산업에 자신감을 가지는 이유

한국의 코로나 이후 문화산업은?

문화산업에 관한 통계, 기사 등의 지표에서 하락세를 보는 것은 이제 익숙한 일이다. 세계 최대 공연 기획사인 Live Nation 수천 명의 직원들을 해고했고, 세계적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상연되는 극장은 1986 초연한 이래 처음으로 극장 문을 닫고 모든 세트와 조명을 철거했다.


해리포터의 나라, 비틀즈의 나라, 그리고 셰익스피어의 나라라고 불릴 만큼 문화산업은 영국에서  비중을 차지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영국문화원에서 코로나 이후 예술, 패션, 음악 산업의 변화와 전망이라는 제목으로 개최한 웨비나에서 연사로 참여한 영국의  음악 대학의 교수가 다음과 같은 꽤나 흥미로운 이야기를 하였다.


많은 실업자 발생과 해고는 현재 많이 일어나고 있지만 이것은 아주 짧은 기간 동안 팬데믹으로 일어난 것입니다. 왜냐하면 음악은 수백 년간 사라진 적이 없기 때문이며, 현재 온라인 스트리밍 콘서트와 같이 다양한 형태로  방식이 옮겨지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은 일시적인 것입니다. 따라서 인내심을 갖고 기다린다면 라이브 공연은 반드시 돌아올 것입니다. 모든 관객들은 라이브 공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처음 든 생각은 “무슨 자신감으로 이런 이야기를 하지?”였다. 그간의 상식으로 볼 때, 문화생활, 그중에서도 공연은 가장 줄이기 쉬운 소비 중 하나로 특별한 여가활동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저렇게 이야기를 하니 굉장히 혼란스러웠다. 과연 무엇이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을까?

영국의 국교인 크리스트교(개신교와 성공회)는 현재 인구의 약 60%가 믿을 만큼 가장 흔히 믿는 종교다. 이 때문에 부활절, 성 조지의 날 등 교회에 기반한 기념일부터 메이데이, 할로윈같은 축제까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져 축제에 참여하는 것이 우리가 설날에 떡국을 먹는 것만큼이나 보편적이고 흔하며 당연한 문화다. 커피숍이나 식당에서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축제에서 사람을 만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모습일 것이다.


음악과 연극, 오페라 공연이  함께 하는 축제와 오랜 기간 동안 살아온 그들에게 문화생활은 때로 맛집을 가는 것보다 우선순위가   있는  필수 산업이라고   있다.


수백 년간 쌓인 견고한 어떤 문화가 있다는 사실이 우리나라와 비교하기 어려운 것이, 수많은 전쟁과 일제강점기를 겪으며 기존의 많은 관습, 문화들이 이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로 영국이 마지막으로 점령당했던 때가 AD 43~84년이니 문화적 명맥이 끊길 일이 없었다.

우리나라의 문화예술은 산업적인 측면으로만 따졌을 , 분명히 괄목할 성장을 이뤄냈다. 문화콘텐츠산업이나 저작권 산업의 규모는 상당히 늘어나, 특히 BTS 소녀시대 덕분에 K-POP 시장은 흑자로 전환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분명히 공연은 아직 지켜봐야 하는 영역  하나다. 어떤 분야가 안정적인 수요와 수익을 가지기 위해서는 모든 연령과 성별에서 향유되는 ‘문화 되어야 한다.


쉽게 말해서, 가족 모두가 쉬는 주말에 할머니, 할아버지와 엄마 아빠, 아들 딸이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공연을   있는가? 그래서 방송, 영화의 경우, 확실한 수요가 보장되어 산업의 크기나 수익도 크지만, 이런 측면에서 아직 ‘공연 ‘문화 아니다. 같은 티켓값 15,000원을 두고 영화와 공연을 고르라고 하면 사람들은 주로 영화를 택한다. ‘익숙한 문화이기 때문이다.

다시 영국으로 돌아와서, 문화 산업에 자신 있는  다른 배경엔 ‘영어 있다. 영국의 서비스업은 전체 GDP 중에  80% 차지한다. 이는 정확히 우리나라의 제조업으로 받아들이면 이해하기 빠를 것이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영어하나로 영국은 충분히 먹고살  있다.


영국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공용어인 영어의 종주국이기 때문에 언어의 영향력이  서비스 산업의 비중이 높은 것이다. 더불어, 대면 서비스에 기반하는 서비스업의 특성 때문에 코로나의 영향을 다른 국가보다 더욱 크게 받는 측면 또한 존재한다. 문화 산업에서 다양한 갈래의 예술작품들이 경제에 기여하고 있으며  또한 영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예술은 어떠한 느낌의 표현 혹은 특정한 메세지의 전달,   가지로 정의할  있다.  표현 방식 중에 언어는 가장 흔히, 많이 사용되는 수단이다. 때문에 영국으로 여행을 가면 ‘뮤지컬 관람하기  해야  일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더불어 과거 세계를 호령했던 대영제국 시절 식민지배를 했던 국가들과 ‘영연방국이라는 독특한 네트워크를 만들어 서로의 경제적, 문화적 이해관계에 따라 교류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영국문화원이다. 공인 영어시험인 아이엘츠(IELTS) 주관사이며 영어와 영국 문화에 대해 교육하는 기관으로  세계에  100 정도 존재하며 영국의 강력한 소프트파워  하나다.

가까운 미래에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있게 되었을 , 우리나라 사람들이 영화관과 맛집을 가는 등의 여가시간을 보내는 방식이 변할 것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존에 국민들이 갖고 있는 생활 방식, 문화생활을 향유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특정 활동이 여가시간을 보내는데 흔하게 행해지는 선택지  하나였는지, 오랜 기간 동안 정착되어온 ’문화였는지가 앞으로  활동이 경제적 가능성이 있는지 판단하는 중요한 척도이다.


그렇다면 한국인은 여가시간을 보낼  주로 무엇을 하는가? 문화생활 중에서는 영화 관람과 방송 시청, 게임, 그리고 독서가 주를 이룬다. 그래서 한국의 경우, 영화, 영상 산업은 분명히 코로나 이전 수준에 준하는 정도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연의 경우는 명확하지 않다.


여전히 10-30대에 한정된 좁은 문화생활이다. 지금의 20대는 학창 시절,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공연과 영화, 박물관 등의 문화생활을 체험하는 시간이 있지만 50 이상의 사람들에게 문화생활은 학교에서 제공된 활동이 아니었다. 용돈을 모아서 간신히 가는 영화관이나 롤러장이 전부였던 시절이기 때문이다. 1989, 해외여행 전면 자유화가 시행되어 문화생활에 대한 규제는 모두 풀렸다고   있다(물론 게임 셧다운제는 예외로).


온전한 문화생활을 하게 된지 불과 30년이 조금 넘었다. 코로나 이후의 문화산업은 물론 많은 변화가 일어나겠지만 자본주의의 틀을 유지하고 있는  극적인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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