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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수연 Oct 08. 2020

[리뷰] 육아맘도 다 봤대 '비밀의 숲' 시즌2

정치는 재미없는데 '비숲'은 왜 이리 재밌는 거야

'비밀의 숲' 시즌1이 재미있었다는 사실만 빼놓고 내용은 모두 잊혀졌을 무렵, 두둥! 시즌2가 나왔다. 그러나 철벽과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어차피 다 잊어버렸단 말이야'

'무려 조승우인데? 배두나인데? 비숲인데?'

'육아하는데 그렇게 집중해서 봐야 하는 드라마 못 봐!'는 무슨, 추석 연휴 동안 아이 울음소리보다 볼륨을 더 높여가며 처음부터 끝까지 정주행 했다.


자꾸 주변에서 유행처럼 '비숲 보느라 늦었습니다', '비숲 보고 올게요'라는 말이 계속 들려오니 '밥 먹고 올게요'도 아니고 비숲이 대체 어떻길래? 궁금증이 차오를 만큼 오르자, 철벽 위로 빼꼼 고개를 내밀어 1화를 다.


아니, 이 긴장감 감도는 배경음악 무엇? 오랜만에 내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전개 무엇? 변함없는 조승우 꼿꼿남 연기, 배두나 걸크러쉬 연기 무엇? 아, 시즌1도 이렇게 재미있었지. 여전 살아있네!


사실 아이와 놀아주랴, 먹을  거 챙겨주랴 모든 부분을 집중해서 보지 못했지만, 내용도 어려워서 등장인물이 설명하고 또 설명해줘도 다음 화에서 새로웠지만, 중요한 건 그런 세세한 정보와 짜임은 아니었나 보다. 대충 뭉뚱그려보고도 재밌었으니까. 다시 더 집중해서 본다면 또 다른 포인트로 두배, 세배 더 재미있겠지만. 

아, 그리고 잔인하지 않아서 아이와 함께 있을 때도 볼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었다. 잔인함 없이 이렇게 긴장감 있기가 쉬운가!




'비밀의 숲' 시즌2는 우태하 부장 검사(최무성)와 최빛 단장(전혜진)이 감추고 있는 박광수 변호사(서진원)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혀나가는 큰 줄기를 토대로 통영 바다에서의 사고, 세곡지구대 경찰의 자살 사건, 갑작스러운 서동재 검사(이준혁)의 실종 사건 등을 짜임새 있게, 호기심 돋우며 풀어나간다.


이 가운데 내가 생각하는 '비밀의 숲' 시즌2의 흥행 비결은 단연 캐릭터다. 감정이 없누구보다 냉철하게 정의를 지켜나는 황시목 검사(조승우), 능력도 있고 인간미도 넘치는 한여진 경감(배두나). 변하지 않는 두 정의의 사도가 청자들이 애정을 갖고 바라볼 수 있는 단단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나머지 역할들은 누가 선이고, 악인지 구분할 수 없도록 만들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한다. 황시목의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어떠한 편견 없이 함께 추리를 해나간다. 


두 사람의 빛나는 케미! 두 분 제가 정말 애정해요


속이 너무 드러나는 서동재 검사는 출세를 향한 욕망에 비해 잘 풀리지 않아 오히려 안쓰럽게 느껴지고, 첫인상섬뜩했던 김사현 검사(김영재)는 나름 사회생활과 정의 실현을 잘 조율해나가는 모범생이었고, 우태하 부장검사와 최빛 단장 시즌 중간까지도 좋은 선배인지, 악역인지 갸우뚱하게 만들 장감을 형성한다.


'그래서 너희 정체가 뭐야? 범인 누구인데? 왜 그런 건데? 서 검사살았? 황시목이랑 한여진은 뭔데 뭔데~ 잘 어울리는데 끝까지 뭐 없어?' 모든 궁금증이란 궁금증은 진열장에 다 걸어놓고 작가는 시청자들의 호기심턱 끝까지 끌어올리며 드라마를 쫄깃하게 요리한다.


아직도 박광수 부인의 집에서 들린 아기 울음소리는 어떻게 된 일인지, 서동재 검사의 부인은 또 무슨 비밀이 있는 건지, 이연재 회장(윤세아)의 오른팔 박 상무의 눈빛도 분명 뭐가 있는데!


내용을 다 알아듣지 못해도, 이게 어디 놀이공원의 무슨 롤러코스터인지 잘 몰라도 그냥 더니 재미있다.

'오오, 내리막길이다! 궁금증이 뻥 뚫려! 시원해!'

육아하는 엄마들은 이런 느낌으로 보지 않았을까... 아닌가, 나만 모르고 탔나? 들 아이를 재우고 제대로 벨트까지 매고 탔나요? 그렇다면 부럽군요...


그래서 결론은 시즌3가 시즌2가 다 잊힐 때 나와도 또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거라는 것! 제작진 분들 시즌3도 4도 또 부탁해요. 직 남은 밥들 물고기 주려고 남겨놓은 건 아니겠죠? 그때는 진짜 집중해서 제대로 볼 수 있게 아이도 쑥쑥 키워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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