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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잉송 Jul 13. 2023

부정적인 감정은 모두 다 나쁜 건가요?

포기하면 안 되는 부정적 감정과 포기해야 할 부정적 감정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insideout)에는 이런 명대사가 나옵니다.


Emotions are something you never give up 
감정은 포기할 수 없는 거야


기쁨 이는 슬픔 이에게 밝고 긍정적일 것을 부탁하지만 사실 모든 감정은 우리에게 필요하기에 있는 것이죠

 

영화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에서 기쁨 이는 늘 활기차고 밝은 캐릭터입니다. 기쁨이(joy)는 자신처럼 다른 모든 감정들에게도 항상 긍정적일 것을 강요하곤 했습니다. 그러다 슬픔이의 실수로 감정 컨트롤본부를 벗어나게 되고, 다시 본부로 돌아가기 위해 슬픔이 와 단 둘이 떠나게 된 모험을 통해서 한 가지 교훈을 얻게 됩니다. 바로 슬픔이라는 감정을 통해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만약 슬픔이 없다면, 슬픔을 표현함으로써 상실감을 표현하고 도움을 요청하고 상처를 치유할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부정적인 감정들은 각자의 이유로 모두 소중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부정적인 감정이 없다면 우리는 아마 생존하지 못했을 것이니까요. 부정적인 감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우리가 부정적인 감정을 더 자주 더 강하게 느끼고, 부정적인 경험을 더 오래 기억하는 것으로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불안을 민감하게 느끼는 것은 우리 조상들이 생존을 위해 항상 주변을 경계해 왔고 그렇게 살아남은 유전자만 후손에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부정적인 감정이 현대에 와서는 천대받고 있습니다. 현대는 과거 원시시대처럼 생존에 위협을 느끼는 위협이 거의 없기 때문에 부정적인 감정에 대한 평가가 더욱 박한 것이죠. 사회가 빠르게 변할수록 그만큼 기회도 많아졌기 때문에 그 기회에 도전했다가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하기보다 여러 번 도전해서 성공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생존이 보장되고 자아실현이 주목받는 시대에 생존과 관련된 부정적 감정보다는 자아실현과 관련된 긍정적 감정이 더 인기가 많아진 것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이 천대받다 보니, 부정적인 감정을 억누르는 문화가 생겼고, 그래서 디즈니에서 Inside-out 같은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들어 "여러분 부정적인 감정도 다 쓸모가 있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억누르면 결국 병나요"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얼마나 사람들이 부정적인 감정을 무시하며 살아가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더 이상 멧돼지의 공격을 받을지 모르는 환경에 사는 것이 아니죠. 부정적인 감정이 중요하긴 하지만, 다음 몇 가지의 경우만큼은 부정적 감정이 우리의 행복을 가로막는 세상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음 세 가지 경우에 나타나는 부정적 감정은 되도록 타파해야 하고 치유해야 할 감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습관적이고 지속적으로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는 부정적인 감정입니다. 

예를 들어 우울한 감정이 잠깐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되거나 점점 심해지는 것을 우리는 우울증에 걸렸다고 말합니다. 우울한 감정은 소중한 것이지만, 우울한 감정이 계속되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그건 나에게 해로운 것이죠. 

부정적인 감정에 계속해서 휩싸여 삶을 산다면, 삶이라는 여행을 충분히 즐기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두 번째 경우로는 어떤 행동을 할 때마다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입니다. 

사람들은 특정 행동을 할 때마다 감정을 느끼는 경향을 보입니다.  예를 들면 운전대만 잡으면 난폭해지는 사람은, 평소에는 아주 신사적이고 차분한데도 운전할 때에만 난폭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어떤 사람은 청소를 할 때마다 저절로 화가 나는 사람이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일을 할 때마다 우울한 사람이 있습니다. 이것은 그 특정한 상황에 겪었던 감정이 그 행동과 연결되어 고착화되었기 때문입니다. 

평소에는 온화하고 신사적인 사람인데 운전대만 잡으면 난폭한 늑대인간으로 변하는 사람


세 번째는 특정 문화권이나 집단에서 나타나는 부정적 감정입니다. 

예를 들어 보릿고개를 겪은 세대들에게는 '굶어 죽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갖고 살아갑니다. 또 IMF를 겪은 세대들에게는 '먹고살기 힘들다'는 불안감을 갖고 살아갑니다. 이 두 문화권에 있는 세대가 부모가 되었을 때 자녀가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그 일을 하며 살 게요"라고 말하면, 곧이어 부모는 내면에 있는 '내 자식이 굶어 죽거나 먹고살기 힘들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호출하게 되고 곧이어 "그런 생각하지 말고 차라리 공무원 준비를 해라"는 말을 자식에게 하게 됩니다. 실제로 그렇게 될 것인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보지 않고 그런 습관적 불안감 만으로 한 개인의 가능성을 차단하게 되는 것이죠. 


 앞에서 말한 세 가지 경우에서의 부정적인 감정은 소중한 것이 아니라 해로운 감정이고 틀린 감정입니다. 살아가는 데 이득이 되는 감정이 아닌 장애가 되는 감정인 것이죠. 같은 부정적 감정이라 할지라도 옳을 때가 있고 틀릴 때가 있습니다. 두 경우 모두 우리는 알아차려야 합니다. 알아차림이 일어날 때, 소중한 부정적 감정은 인정해 주고 해로운 부정적인 감정은 흘려보내고 비워낼 수 있겠지요.



같은 부정적 감정이라 할지라도 옳을 때가 있고 틀릴 때가 있습니다.



결론


1. 옳은(소중한) 부정적인 감정 :  지금 여기에서 살면서 느껴지는 모든 슬픔, 두려움, 분노

나의 욕구가 좌절되었다는 뜻이다. 이 때의 부정적 감정은 나의 욕구를 해결하는 행동을 촉구하는 신호이므로 소중한 감정이다.


2. 틀린(해로운) 부정적인 감정 : 습관적이고 지속적으로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는 부정적인 감정, 특정 행동을 할 때마다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 특정 문화권이나 집단에서 나타나는 부정적 감정


3. 부정적 감정이 일어날 때 해야할 일 : 알아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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