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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잉송 Jul 11. 2023

행복해지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

몸이 변하면 생각과 감정은 따라간다.


인지행동치료에서 경험의 4가지 요소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는 인간의 경험에 영향을 주는 4가지 요소는 생각과 감정과 행동과 생리적 변화라는 것을 뜻합니다. 아래 그림은 생각 감정 행동 신체증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으며 상호작용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생각을 변화시킴으로써 힘든 감정을 다스리는 것을 인지 치료라고 하고, 행동을 바꿈으로써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행동 치료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회사 내에서 A라는 직장상사가 내 인사를 못 본 척하고 지나갔다면, 그래서 '화'가 났다면 어떨까요? 아마도  '지가 내 위면 다야? 왜 사람 무시해?'라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그러면 아마 가슴이 부글부글 끌어 오르고 얼굴이 달아오르면서 주먹을 꽉 쥐게 되고 팔과 어깨에 힘이 들어가겠지요. (생리적 변화가 일어납니다.)


 그런데 지나가는 또 다른 직장 동료가 저에게 말을 합니다. "저 A 선배 가족이 교통사고가 나서 지금 다 응급실로 갔데..." 그 이야기를 듣고는 이런 생각이 들것입니다. '아... 그래서 내 인사를 못 봤구나, 어쩌면 좋아 다들 무사해야 할 텐데...' 그리고 곧이어 내 감정도 바뀝니다. 아마도 슬픔 또는 연민을 느끼게 되겠지요. 만약 슬픔을 느낀다면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가슴이 철렁 이거나 시릴 것입니다. 그리고 아까 전까지만 해도 힘이 들어갔던 어깨와 팔과 주먹에는 힘이 다 빠져나가게 될 것입니다. 


 여기서 사건은 변화하지 않았는데, 감정과 생각과 생리적 변화가 생겼습니다. 선배가 인사를 받아주지 않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는데, 내가 느끼는 감정과 생각과 몸의 변화는 은 극과 극으로 달라진 것이죠. 


같은 사건이 일어나더라도 나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다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정말 중요한 진실 두 가지를 알 수 있습니다.


 1.  첫 번째 진실, 외부의 사건은 '나'에게 영향을 끼칠 수 없다.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다
 - 빅터 프랭클 -


사람들은 보통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외부의 조건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앞의 예에서, 나의 생각과 감정과 생리적 변화는 외부의 조건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습니다. 오직 세상에 반응하는 나의 감정과 생각과 생리적 변화가 나의 행복을 결정합니다. 행복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닌 내 안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을 바꾸려 해도 나에게 오는 자극과 나의 반응 사이에 도무지 공간이 생겨나지 않는 느낌이 들지 않나요? 사실 저도 그렇습니다.  자극에 대한 나의 반응은 필연적인 것이 아닌 내가 자의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임을 알면서도 실 생활에서는 잘 실천이 안 되죠. 행복이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만 밖으로 제 행복을 찾아다니게 됩니다. 알아차리면 나의 습관적인 부정적인 생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잘 안될 때가 꽤나 많습니다. '안다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알면서도 잘 안된다는 것은 '생각'으로는 '감정'을 바꿀 수 없고, 행복해지기 쉽지 않는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래서 저는 좀 더 쉽게 현실적으로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2.  두 번째 진실, 생각, 감정, 몸은 한 쌍으로 움직인다 


감정(정서)은 몸의 문제입니다. 


 미국의 신경과학자인 안토니오 다마지오는 뇌 연구를 기반으로 '신체지표가설 (somatic marker hypothesis)'을 발표했습니다.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 때 근육의 긴장, 심박수, 호르몬 자세, 얼굴 표정 등 다양한 신체의 변화가 먼저 발생하고, 이 신체 변화를 뇌가 감지하고 이를 감정의 변화로 인지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감정은 몸을 통해 느껴지고 인지되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감정의 지도'를 다룬 연구인  Maps of subjective feelings 감정이 생각이 아닌 몸의 현상이라는 사실을 더 분명하게 밝혀냈습니다.



감정의 지도 : 감정은 몸의 내부감각정보에 의한 것이다. 

 출처:Lauri Nummenmaa Riitta Hari  Jari K. Hietanen, and Enrico Glerea



또한 또 다른 최근 연구에서는 인공지능이 사람의 발걸음 만으로  그 사람의 감정상태를 높은 확률로 예측했죠.

우리는 온몸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살아갑니다. 얼마나 티가 나는지, 기계도 알아차릴 수 있죠.

출처 :TanmayRandhavane,UttaranBhattacharya,KyraKapsaskis,KurtGray,AniketBera,andDineshManocha


그런데 이렇게 몸으로 표출되어야 할 감정이 만약 억제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많은 현대인들이 '체면'과 '문화'와 '사회성'이라는 이유로 이런 여러 감정을 억제하고 살아갑니다. 이렇게 억제된 감정은 고스란히 몸에 쌓이게 됩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이 몸에 남게 되는 것이죠. 

 https://www.themarginalian.org/2012/11/29/emotional-anatomy-stanley-keleman-vincent-perez/

 살아온 인생에서 몸에 축적된 감정은 몸의 형태로 나타난다.  네 가지 몸(soma)의 구조와, 감정 조직 형태.

출처 : https://www.amazon.com/exec/obidos/ASIN/0934320101/braipick-20


 

 몸을 바꾸면 감정이 바뀝니다.

감정은 움직임의 한 종류이기 때문에, 감정을 조절하고 관리하는 문제도 몸을 통해 해결해야 합니다. 신체를 움직이는 것을 통해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이유는 몸과 마음이 둘이 아닌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몸마음의 개념도

  데카르트 이후 서양에서는 몸과 마음이 하나가 아닌 개별적인 것으로 보았습니다. 하지만 동양철학에서는 몸과 마음이 둘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없었습니다. 사실 몸과 마음은 애초에 둘인 적이 없었습니다. 실제로는 몸도 없고 마음도 없습니다. '몸'이든 '마음'이든 인간이 인간 스스로를 이해하기 위해 만든 추상적인 개념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에너지'의 흐름입니다. 그 에너지의 흐름이 인간의 눈으로 보이는 객관적인 몸과 보이지 않는 마음으로 나타나는 것이죠. 몸과 마음은 둘이 아닌 하나이기에 몸이 바뀌면 마음이 바뀌고 마음이 바뀌면 몸이 바뀌는 것입니다. 그런데 마음을 바꾸는 것보다는 몸을 바꾸는 것이 더 쉽습니다.


 그러므로 (제가 전에 썼던 글 'PTSD가 사람에게만 있는 이유'에서도 비슷한 결론을 내린 바 있습니다만) 긍정적인 정서를 갖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결국 '몸'을 잘 다스려야 합니다. 잘 움직이고(운동하고),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고, (몸을) 잘 알아차려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어떤 움직임에 나의 어떤 생각과 감정이 내 몸에 응축되어 있는지 '알아차림' 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전통적으로는 요가나 태극권을 수행했고, 최근 현대에 들어서는 타이치, 알렉산더 테크닉, 펠든 크라이스와 같은 소매틱 운동과 같은 운동 명상 프로그램으로 개발되었습니다. 



이 글에서 말하는 몸이란 남들이 보는 객관적인 나의 몸이 아닌 생생히 살아 움직이는 몸 즉 소매틱입니다. 




오늘의 결론 

1. 감정은 몸으로 표현되고 표현되지 않는 감정은 몸에 응축되고 굳어진다. 

2. 행복한 감정을 느끼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몸을 바꾸어야 한다. 

3. 몸을 바꾸기 위해서는 잘 움직이고(운동하고),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고, (몸을) 잘 알아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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