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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잉송 Jul 10. 2023

PTSD가 사람에게만 있는 이유.

몸은 이미 알고 있다. PTSD를 극복하는 방법을...


PTSD란?

 어느 날 카페에서 친구와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그런데 밖에서 갑자기 차가 돌진하더니 나와 내 친구가 있는 자리의 유리창을 깨고 친구를 덮쳤고, 친구는 중상을 입었다. 나는 그 모습을 바로 앞에서 목격했고, 나는 식당이나 카페에 가도 절대로 창밖이 보이는 자리에 앉지 않는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에도 차가 무서워서 최대한 빠르게 지나간다.

이렇듯, 살면서 개인의 능력이 압도당하거나 충격적인 위협을 경험하는 것을 트라우마라고 한다. 인생의 궤도에서 벗어나는 일을 겪으며 전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되는 트라우마는 본질적으로 신경계의 조절 장애로, 한 번의 외상성 사건 또는 여러 사건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트라우마 이후 삶이 조각나고 상처 입어 다시는 온전한 상태에 도달하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라고 한다.


야생에 사는 동물은 PTSD에 걸리지 않는다. (반려동물에게는 PTSD가 걸린다고 한다.)

PTSD에 걸릴 만한 상황을 겪은 후에도 동물들은 곧 평온해진다.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저명한 행태생물학자인 R. 사폴스키 (Sapolsky)의 책 '왜 얼룩말은 위궤양이 생기지 않는가' (Why zebras don’t get Ulcer?)는 얼룩말이 사람보다 더 큰 위협을 받는 상황임에도 어떻게 스트레스 상황이 종료되면 곧바로 정상상태로 생리현상이 돌아가는지 설명해 준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12109511


 얼룩말은 풀을 뜯을 때 바로 옆에 사자가 누워있어도 매우 차분하다. 사자의 움직임을 주시하긴 하지만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미리 걱정하지 않는다. 만약 사자가 달려온다면, 얼룩말의 신경은 즉각적으로 반응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풀을 뜯을 때 얼룩말의 심장은 가장 느리게 뛴다. 호흡도 느려지고 혈당도 낮아진다. 얼룩말의 소화 기능은 원활하게 작동한다. 사람이면 며칠만 긴장하면 위궤양이 생길 수도 있는데, 얼룩말은 마음 편하다. 심지어 풀을 뜯어먹다가 동료가 잡혀먹는 것을 봐도 다음날 다시 그곳에서 풀을 뜯어먹는다. 


 만약 사람이라면 어떻게 될까? 만약 여러분이라면, 친구와 김밥집에서 김밥을 먹다가 바로 옆 친구가 총을 맞고 쓰러지는 것을 보고 난 뒤에도 다음날 그곳에 가서 김밥을 먹을 수 있는가? 만약 얼룩말이라면 다음날에도 또다시 똑같은 김밥집에서 김밥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얼룩말은 도대체 어떻게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것일까?


동물들은 몸을 움직여서 트라우마를 해소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xDlR-wl7iFI

북극곰이 마취 총을 맞은 뒤 깨어나는 과정에서  몸을 마구 떨어 트라우마의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는 영상

 

 얼룩말뿐 아니라 야생에 사는 동물들은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지 않는다. 그 즉시 털어버리기 때문이다. 북극곰이 마취 총을 맞은 뒤 깨어나는 과정에서  몸을 마구 떨어 트라우마의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는 장면을 보면 본능적으로 동물이 트라우마를 어떻게 털어버리는지 알 수 있다. 


트라우마는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방출하기 때문에 곰의 몸은 심하게 떨리면서 트라우마의 기억을 방출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기억은 평생 몸 안에 잠겨버리기 때문이다. 사람이 동물들과 다르게 PTSD를 겪는 이유는 바로 몸을 사용해서 트라우마를 털어버리는 방법을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중요한 교훈을 한 가지를 얻을 수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많은 스트레스는 달리거나 운동하거나 걷거나 춤을 추거나 하는 등의 몸의 움직임을 통해서 상당 부분 해소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모두 몸을 통해서만 감정을 느끼고 그 감정은 다시 몸을 통해서만 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몸을 움직이면 삶은 변화한다.

일단 움직여보자. 그리고 그 움직임을 느껴보자. 우리의 몸은 우리의 감정을 반영하지만, 몸을 바꿈으로서 감정과 생각이 바뀌기도 한다. 몸과 마음은 하나이기 때문이다. 사실 몸과 마음은 애초에 둘인 적이 없었다. 몸도 없고 마음도 없다. 몸이든 마음이든 인간이 인간 스스로를 이해하기 위해 만든 추상적인 개념이다. 우리는 '에너지'의 흐름이고 감정을 몸으로 해소하지 않고 막는 것은 그 에너지의 흐름을 막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은 몸을 한참 움직이고 나면 상쾌해지고 '쨍'해지는 기분을 느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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