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야라마즈 Oct 15. 2023

튀르키예 음식은 케밥밖에 없나요?

이스켄데르 케밥


알고 있는 튀르키예 음식은?하고 물으면 대부분 케밥을 생각하겠지요?


여러분이 생각한 그 케밥은 기다란 꼬챙이에 고기를 켜켜이 꽂아 뱅글뱅글 돌려 구워낸 뒤, 잘익은 겉면을 얇게 잘라 밀전병 같은 얇은 빵에 말아 낸 됴네르(Döner) 케밥일겁니다. 



그러나 막상 튀르키예에 가보면 이름부터 낯선 쉬시케밥(꼬치케밥), 텝시케밥(접시케밥), 아다나케밥, 부르사케밥 등 

한국에선 들어보지도 못했던 다양한 종류의 케밥들이 있습니다. 


거기다 밤을 구워 길거리에 파는데 거기에, KESTANE KEBAP(케스타네 케밥)이라고 적혀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했던 케밥이 아니라 조금 당황스럽습니다.

케밥 중 하나인 케스타네(Kestane kebap) 케밥


사실 케밥은, 고기 요리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불에 구워낸 음식을 총칭하는 말입니다.


아랍어에서 '구운 고기'를 뜻하는 kabāb(카밥) 또는 페르시아어로 '굽다'는 의미를 지닌 kabab(카밥)을 케밥의 어원으로 본다고 합니다.


그러면 고기를 꼬챙이에 꽂아 세워서 돌려가며 구워낼 생각을 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그 사람은 '부르사'라는 지역에 살고 있던 '이스켄데르'씨 입니다. 

튀르키예 이스탄불지역에서 2시간 정도 배를 타고 가면 도착하는 밤이 유명한 도시 입니다.


케밥은 1800년대 오스만 제국 시대부터 양고기 구이와 탄두리(오븐에 구워내는)가 대표 케밥이었습니다.

그당시 부르사 지역에 살면서, 케밥식당을 운영하던 이스켄데르 가족은 비즈니스에 차별화를 두기 위하여 고심하던 끝에, '고기를 꼬지에 꽂아 세워 구우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고기에 뼈가 없고, 포크와 나이프 없이도 손쉽게 먹을 수 있으니 점점 부르사 사람들에게 Iskender efendi'nin 'dönen kebabı'(이스켄데르씨의 회전 케밥')으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전역으로 퍼져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도네르 케밥도 나오게 되었습니다.


[부르사 케밥/이스켄데르 케밥] 

부르사 지역에서 시작된 케밥 이면서 이스켄데르씨가 개발한 케밥.

몇 해전 백종원의 스트리트 푸드파이터에 나온 이스켄데르 케밥의 또다른 이름은 부르사 케밥입니다.

커다란 꼬챙이에 꽂아 세워서 잘라내는 됴네르 케밥


부르사 케밥은 도네르 케밥처럼 고기를 긴 꼬치에 끼워 빙글빙글 돌려가며 구워낸 뒤,

접시 위에 피데빵이라고 하는 빵을 깔아 준 뒤, 그 위로 얇게 슬라이스한 고기와 토마토소스 그리고 요구르트를 뿌려낸 뒤 서빙합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서빙과 동시에 이스켄데르 케밥을 먹으면 안 된다는 것! 

서빙 후 지글지글 끓는 버터를 냄비째 들고나와 고기 위에 뿌려주고 나면 그때가, 이스켄데르를 맛볼 타임입니다.

이스켄데르 케밥

버터까지 부어진 이스켄데르 위로 포크를 들어 접시 바닥까지 쿡 찍어 볼까요? 

찍어 올린 빵 사이로 버터와 토마토소스가 촉촉이 스며들어 있네요. 

입에 넣기 전 요구르트를 살짝 묻혀 맛보세요. 어떤가요? 지금까지 먹어왔던 도네르 케밥과는 또 다른 맛입니다.


맛을 음미하며 먹다 보니 빵과 토마토소스 그리고 버터만 남았네요.

만약 부르사에 가볼 시간이 된다면 꼭 한번 들리셔서 맛보길 추천합니다.


부르사에 가기에 시간이 조금 힘들다면 HD이스켄데르라고 하는 체인점이 있는데 제 입에는 매우 잘 맞던 식당이었습니다.


여행 중에 새로운 케밥 이스켄데르 케밥 한번 맛보는 건 어떨까요?


이스켄데르가 시작된 부르사의 케밥집



작가의 이전글 튀르키예 음식은 케밥밖에 없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