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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라마즈 Oct 17. 2023

튀르키예 음식은 케밥밖에 없나요?

포아차와 차이


아침 출근길 반팔 아래로 쌀쌀한 바람이 살결을 스쳤다.

이제 가디건을 챙겨야 할 가을이 왔나보다. 

입추 매직은 없는거 같다며 친구들이랑 우스갯 소리로 얘기했던게 엊그제 같은데,

가을이 오니 튀르키예에서 아침 어학당을 드나들던 때에 먹었던 포아차(poğaça)와 차이(çay) 생각이 난다.


쌀쌀한 아침 덜떠진 눈을 비비며, 기숙사를 나선다.

기숙사 바로 앞 매점에 물을 사기위해 들어간다. 

규나이든(Günaydın) 아침인사를 하고 들어서자마자, 훅 하고 자극하는 아침 식사 용 빵 냄새에 자연스럽게 빵들을 보러간다. 

씨밋(Simit/참깨가 잔뜩 붙은 터키식 빵), 뵤렉(Börek/터키식 촉촉한 페스츄리) 그리고 포아차(Poğaça) 튀르키예식 아침 빵들이 진열장에 자리하고있다.


진열장 앞에 혼자 서서 빵들과 눈싸움을 하다, 오늘 나와 함께 할 감자 포아차를 손에 들고 길을 나선다.


투박한 종이봉투에 넣어준 빵봉투위로 미지근한 포아차의 온기가 느껴진다.


포아차는 아침에 간편하게 먹는 빵인데, 빵가게나 길거리 노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음식이다.

기름을 넣어 만드는데 크로아상 처럼 결결이 살아있는 패스츄리 과의 빵은 아니다.

속재료로는 슈즈메 페이니르(Süzme peynir/조금 짜고 포실포실한 치즈), 양념한 감자, 치즈와 섞은 시금치, 올리브 등으로 만드는데 감자나, 올리브가 제일 무난하다.


감자가들어간 포아차

어학당으로 가면서 빵봉투에 손을 넣어 한귀퉁이를 뜯어서 입에 넣는다.

파작하면서 달짝지근 한 빵 겉면과 촉촉하고 버터리한 속까지 오물오물 씹으면서 잠을 깨본다. 

교실에 도착하면 반정도 없어진 포아차봉투를 책상에 두고 손가락에 묻어난 오일은 종이봉투에 슥슥닦아 기름기를 없애고 차이를 한잔 가지러간다.


종이컵에 진하게 우러난 튀르키예식 차이를 한잔 따라 들고 돌아와 뜨끈하게 한모금 마시면서

자 든든하게 하루를 시작해볼까?


빵위에 뿌려진 깨로 포아차 소를 구별한다

만약 튀르키예 여행중이라면 오전10시전에 사 먹는 게 가장 좋다!

굳으면 맛이 덜 하다고 해야하나?

만약 된다면 빵가게에서 갓나온 포아차도 추천! 갓나온 빵을 이길 수 있는건 절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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