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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초연 Oct 27. 2023

D.O. 가 꿈에 나올 이유가 없는데?

나의 연애관에 대해서: 일상의 흥미와 안정을 동시에 선물해 주세요.

난 사랑을 받고 싶었나. 꿈에 디오가 나와, 함께 썸을 타는 사이가 되었다.


얼마나 구체적으로 꿈을 기억하냐면, 내 친구의 남자친구와 셋이서 술을 먹고 있을 때, 옆 테이블에서 디오가 인사를 했다. 내 친구의 남자친구의 친구인 디오는 같은 테이블에 있는 내게 인사를 해왔고, 나는 예의에 맞게 맞인사를 건넸던 것이다. 그렇게 디오랑 얼굴을 텄다. 친구는 남자친구와 길을 걸었고, 디오는 잠시 동안 매니저가 올 때까지 시간이 남았다며 넷이서 길을 걸었다. 그가 연예인인 건 꿈에서도 알고 있었지만, 다시는 볼 일 없는 사람이었고,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고 있던 연예인이었기에, 나도 그에게 위선적으로 대했다 할까..? 그런데 며칠 뒤, 그에게 연락이 왔다. 잘 들어갔냐는 물음. 연예인에게 연락이 와서 좋았지만, 나이와 신분 차이, 그리고 외관적으로 끌리지 않은 감동에 그럭저럭 대답을 해왔다. 다만, 그를 알아갈수록 내면의 힘과 반대급부 없는 그의 진솔함에 나는 사로잡혀갔다.

어느 날은 우리 집까지 차를 끌고 와, 손흥민과 네이마르가 한국에 왔을 때 주로 이용한다던 축구장에 가보자며 축구에 관심은 없었지만, 알고 싶어 하던 내게, 흥미는 필드부터 라며 나를 이끌고 잔디밭으로 향했다. 그렇게 잦은 대답과 성실한 그의 행동으로, 나는 그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산전, 수전, 공중전을 겪어왔던 난, 위로를 받고 싶었는지, 다른 기억으로 잊고 싶었는지, 디오의 어머니가 우리 집으로 찾아왔다. 나의 성실함과 주관, 한 사람을 끝까지 사랑하는 책임감에 감사함을 표하셨다. 비록, 그의 어머니가 발에 밟힌 우울증 약을 보시고서는 일 초간의 고민은 있으셨지만, 다시금 웃으시고서는 데이트 비용까지 대주셨다.

오랜만에 설렘으로 가득 찬 데이트였다. 나는 그에게 어떠한 플러팅을 하지 않았지만, 그는 나의 품성과 인성에 반했고, 나 또한 그의 내면을 보고 매료되었다. 난, 어쩌면 적당한 외모와 벌이지만, 그저 나를 무분별하게 사랑해 줄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닐까? 최근 우왕이를 선물해 준 아이는 백색의 거짓말을 통해 나를 사로잡으려 했다. 그 아이의 시발점은 순수와 진지한 떨림이었을지 몰라도, 내게는 의문점만 남겼다. 난, 정말 거짓말이 싫다. 무엇을 위해 나에게 거짓말을 했으며, 그 백색의 의미는 누가 정의한 것인가? 나에게 거짓말은 백색도, 검은색도 아닌, 갈색 그 자체다. 능숙함은 자신의 약점을 감추는 게 아니다. 성숙함은 자신의 약한 점을 상대에게 진솔하게 털어놓으며, 자신은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조금 더 나아가는 성질을 의미하지 않을까. 여기서 상대는 나아가는 그를 보며, 곁에서 응원과 힘을 보태주는 일이지. 그것을 인지했다고 해서 업신여겨서는 안 된다. 상대와 그가 성숙의 정도가 같다면 말이다.

아무튼, 디오. 최근 콩콩팥팥 때문인 건지, 노래를 즐겨 들어서 나온 건지.. 경위와 사유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오랜만에 느껴본 상대의 배려와 진솔함이었다 할까. 요근래는 자신을 지키는 사람이 먼저인지라, 상대와 함께 하기 위해 자신의 최선을 보여주는 사람은 많이 없었다. 사랑에 있어서 희생을 강요하는 게 아니라, 쌍방향이 아닌 이상은 사랑을 쟁취해야 하는 것임에도, 자신의 것을 지키면서 자신이 사랑하는 상대에게 자신을 수용해 주기를 바라는 이기심이 있는 현대사회상이라 더욱 대비됐던 것 같다. 누군가는 '나'만 해당하는 것이라고 여길 수 있지만, 뭐, 그럴 수 있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열의 아홉이 괜찮더라도, 하나가 기존의 것과 다르면 망설여진다. 그 망설임은 나의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면 한 가지로 인해, 남은 아홉 가지는 다시 접혀 들어간다."라는 식의 말이 떠돌아다니니, 더욱 하고 싶은 말이기도 했다. 사랑으로 다쳤다면, 사랑으로 다시 봉합하는 방법은 어떠한가. '그 사람은 내 사람이 아니었던 건 아닐까?' 하며, 다른 운명에게 기회를 줘보는 건 어떨까? 아울러, 나 또한 사랑하는 상대에게 일상의 안정과 흥미를 동시에 선물해 줌으로써, 나에게 매료되도록 이끌 것이다. 일상에서의 안정은 그의 일생에 우선 과제를 이행하도록 하되, 그 시간의 기다림이 필요할 것이고, 흥미는 새로운 시간과 장소가 아닌, 나와 함께 함으로써 얻는 사건과 과정에서의 색다른 정서나 감정의 이끌림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오늘의 글을 적게 해 준 디오에게, 그리고 내 콤플렉스까지 수용해 준 그의 가상의 어머니께 감사함을 전하며, 글을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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