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침몰2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월아 Oct 12. 2020

새벽 세 시

새벽 세 시.

나는 하염없이 걸었다.

이 길이 앞인지 뒤인지도 모른 채.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더더욱 모른 채.

길은 어두웠다.

앞은 까마득하고 나는 걸었다.

길이 길이 맞는지 조차 모르고

그저 걸었다.

시작이 어디였는지 오래전에 잊었고

끝이 어딘지는 알 길이 없다.

고독한 발걸음은 외로웠다.

아는 것 하나 없으면서 그저 발 닿는 대로 걸었다.

고된 발걸음이 나를 재촉했다.

내가 아니라 내 발이 나를 끌고 가고 있었다.

죽기 직전까지 지쳐 어딘가로 쓰러질 때쯤

새벽 세 시의 별이 보였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