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사랑에 대한 고찰
"연애,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인간관계, 꿈, 희망 중 하나 이상을 포기하겠다.”
청년 실업난이 심각해지면서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최근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를 넘어서 내 집 마련, 인간관계를 포기한 ‘5포 세대’, 여기에 꿈, 희망까지 포기한 ‘7포 세대’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출처: 조선비즈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4/30/2015043002080.html
세상에, 이렇게 잔인할 수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무한경쟁의 시대에 내몰려서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이유도 모른 채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려가는 일들을 겪은 것 같다. 현재의 2030 세대는 어쩌다 태어나서 눈을 떠보니, 마치 오징어 게임 같은 사회적 판에 플레이어로써 잔인한 게임을 시작했을지 모른다. 이렇게 노력하면 그다음에 이만큼 보상이 있을 것이라고 보장되지 않은 확률게임의 판에서, 오늘의 누릴 행복은 내일로 잠시 미뤄두라고, 암암리에 세뇌당하면서 말이다.
흔히들 말하는 '스펙 쌓기'라는 말이 취업시장에서 쓰이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판이 얼마나 잔인한 판인지 깨닫게 된다. '스펙'은 영어권에서 사람에게 쓰는 말이 아니다. Specification의 준말인 Spec(스펙)은 기계 가전제품의 화면, 해상도 등 을 설명할 때 쓰는 단어다. 취업 시장에서 사람을 설명하는 '저는 열정적이고, 공감능력이 좋습니다' 따위의 나를 표현하는 추상적인 설명 말고, 나는 이런 학교를 나왔고, 저런 자격증이 있고, 무슨 활동을 했고 등의 객관적 수치로 표현하기 좋은 '나'를 시장에 팔기 좋은 물건으로 잘 포장하면서,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 오징어 게임 같은 과열 경쟁에 내몰렸다. 누군가는 이런 게임에서 승자가 되었고 그들의 판에서 누군가는 나에게 '패자'라고 이야기할지도 모르겠지만, 요즘 드는 생각은, 그 오징어 게임 판을 내가 짜지 않았으니, 내가 굳이? 슬퍼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다. 취업, 결혼, 집, 재산 등등 남들이 정한 그런 '자격'말고, 남들이 짠 판 말고, 내가 어떤 판에서 행복한지 결정하겠다는 조용하고 단호한 혼자만의 선언을 하고, 그 방향으로 조금씩 움직이고 있는 나는, 요즘 조금 더 행복해졌다.
그리고 지나갔던 나의 연애사를 돌이켜보니... 어쩌면 나는 내가 어떨 때 제일 행복한 사람인지, 잘 몰랐던 것 같다. 그리고는 막연히.. 흔히들 말하는 이런 스펙(?)의 사람과 결혼해야 해!라는, 누군가 정한 보편타당한 조건에 세뇌당했을지 모르겠다. 그러니 당연히, 내 옆에 누가 와야 하는지 모를 수밖에. 그리고 내 옆에 오는 누군가가, 내 행복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던 미숙한 시간도 어느덧 지나온 듯하다. 그리고 지나치게 모든 걸 혼자서 책임지려 했던 미숙한 시간도 어느덧 지나온 듯하다. 내 행복에 대한 책임도, 내 불행에 대한 책임도 내가 질 수 있다는 걸, 예전에는 잘 몰랐던 것 같다. 그래서 어쩌면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지나치게 내 행복에 대한 책임을 요구해보기도 하고, 아니면 체념하고 포기해버리고 지나치게 혼자 많은 것을 감당하려고 했던 시간도 있었던 듯하다.
오늘 나의 행복을 오롯이 책임질 수 있다면, 내 행복이 내 옆 사람에게 스며들 수 있는 것을... 예전에는 왜 몰랐을까? 오늘 나의 행복을 책임지고 있는 삶을 살고 있는 요즘. 이제 조금은, 내 옆에 누가 와야 할지도 알 듯하다. 그건 바로...
혼자 행복할 수 있고, 같이 행복할 줄 아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