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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양이 CATOG Jun 24. 2023

보라색 장미.

불완전한 그러나 영원한 사랑에 대하여

첫사랑을 떠올려보자.

미숙하고, 실수하고, 잘 다듬어지지 않은 순수했던 시절의 사랑은 어쩌면 '이런 게 사랑인 걸까?'라고 깨닫는데 지나치게 시간이 오래 걸렸을지도 모르겠다. 


낯설고 예쁜 감정이 찾아왔는데, 어쩌면 이걸 잃어버릴까 봐 우왕좌왕하고 능숙하게 행동하지 못해 오히려 실수를 해버리고 마는... 그런 바보 같은 상황의 반복이었을지 모르겠다. 


여물지 않아서 더 애틋한 그러나 추억 속에 남아 있는.

뜨겁고 애틋한, 활활 타는 감정으로, 스스로 불편해지는 감정으로 남아있는 게 아니고, 

어쩌면 빈티지 폴라로이드를 보는 느낌으로 기억 한편에 남아있는 

빛이 바래서 선명하지 않지만 여전히 몽글몽글하고 

그가 선명한 디지털 사진처럼, 지금 옆에 없기에 애잔하기도 하지만, 

그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바라볼 수도 있는... 


그런게.. 어쩌면.. 낯설고 예쁜 꽃을 선물한 그에게 대한 예의인 것 같다.


그를 지금 내 옆에 둘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그를 그가 있었던 곳에 놓아두지만

무한히 마음을 다하여도 

전혀 아깝지 않은걸. 


보라색 장미는 두 가지 꽃말이 있다.

불완전한 사랑, 그리고 영원한 사랑이라는 뜻이다.

어쩌면 첫사랑과 가장 닮아있는 꽃일지 모르겠다. 

이루어지기에 쉽지 않지만, 기억속에 빛바랜 폴라로이드처럼 오래도록 남아있는 보라색 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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