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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루 김신영 Mar 08. 2024

자기의 하늘을 열기까지

자기의 하늘을 열기까지          


생명이 불완전한 곳에서

자신의 꼴을 만드는 것이라는

생태학자의 말을 지팡이 삼아

온 하늘, 꼴을 만들기 위해 산을 오른다     


킬리만자로에서는 산 중턱에서 한참

스스로의 영혼이 따라오는지 살핀다는데

명이나물은 겨울을 나기 위해

가을이면 뿌리에 헝겊을 직조한다는데     


나는 내 영혼이 따라오는지 기다린 적이 없고

겨울을 나기 위해 헝겊을 직조한 적이 없다     


저만치 영혼이 보이지 않는데도

앞서 걷느라 뒤를 보지 못하고

해마다 겨울은 혹독하여 낮게 땅에 엎드린다     


자기의 하늘을 열기까지 조금씩 자란다는 주목처럼

나의 하늘을 열기까지 조금씩 꼴을 먹고

천천히 내 영혼을 기다려 혹독을 견딘다     


하여, 푸른 잎을 달지는 못하더라도

달콤한 열매는 달아야지


모두, 열매에 가지에 꽃에 자기만 살고자

독하게 가시를 달고 독을 넣기도 한다는데     


나는 가시 없이 달콤한 열매로 남아야지     


아직 오므리지 못한 꽃방에 당신을 초대하는 안내선을 치고

불완전을 넘어서기 위해, 인생에게 단 열매를 주기 위해   

  

더 많이 날고 더 많이 춥고 더 많이 그리워하고

더 많이 외로웁고 더 많이 사랑하겠다     


-시와 문화 2020년 겨울호

-창조문예 2022년 7월호

-2024년 3월 9일 한국도자재단 만화당에서



저마다 가시를 달고

맹독을 품는 수 많은 식물보다

달콤한 열매를 다는 일


그것은 성찰이라 하겠다.


자신을 돌아보고 깊이 생각하고

달콤한 열매를 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타의 행동은 무엇보다 상대를 먼저 생각하는 행동이다.

그리하여 오늘도 달콤한 열매를 달 일에 주목하여

모두에게 유익이 되는 달콤한 열매로 남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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