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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루 김신영 Oct 21. 2024

여성을 하대하는 문화의 기저

여성을 하대하는 근본은 차별에 있다그것은 문화의 기저로 자리하여 차별이 차별인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차별을 차이로 알고 이로 인한 차별을 일삼는다.


여성을 같은 레벨의 동료로 여기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일명 시다발이로 생각한다. 중요하고 요긴한 일은 남성들이 모두 독차지하고 월급이 적고 하대 받는 일은 여성에게 맡긴다. 아니 그런 일은 여성이 해야 한다고 여긴다. 그리하여 여성은 임금도 평균적으로 남성의 60%밖에 받지 못한다. 이를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그 차별은 더욱 심각하다. 높은 직급에는 모조리 남성들이 있고 하급에는 여성들이 있어 도저히 그 월급의 격차를 따라잡을 수 없다. 예를 들어 한 가정의 중년의 남편은 500만 원을 번다고 할 때 아내는 200만 원 내외를 버는 경우가 허다하다. 임금의 차이는 단순히 임금 차이로 끝나지 않는다. 항상 더 많이 버는 쪽이 큰소리를 치는 것이 이 사회의 상식이므로 큰소리를 치며 약자를 하대한다.     


사실, 따지고 든다면 여성이 하는 일의 대부분은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으나 이 사회의 근간인 경우가 많다. 그러니 저임금으로 처리해서는 안 되는 일인 것이다. 요양보호사의 경우 여성이 현저히 많다. 간호사도 여성이 대부분이다. 또한 서비스직에도 여성이 많다. 힘들어도 힘들다 말하지 못하는 직위를 갖고 자기 일에 누구보다도 충실하게 임하고 있는 상황이다. 


엄마는 자신이 배변 처리를 못 하게 되어 간호사들이 그 일을 처리하게 되자 그들을 천사라고 말했다당신이라면 부모님의 배변 처리를 할 수 있겠는가아니 남인 사람의 뒤치다꺼리며 배변 처리를 할 수 있겠는가이 세상의 수많은 간호사와 요양보호사들이 그 일을 담당해내고 있다!     

그중에 육아에 대한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육아는 내가 한 일 중에 가장 힘든 일이었다. 물론 내 자식이니 행복하고 기쁘고 뿌듯하였으나 그것은 부모이기에 감당해야만 하는 너무나 힘든 일이었다. 내가 육아를 하던 2000년대 초입에 여성들은 대부분 독박육아에 살림까지 도맡아야 했으며 거기에 알바든 뭐든, 파김치가 되도록 일을 해야만 했다. 그래서 나는 그때 이렇게 힘든 육아를 어떻게 수많은 여성이 견디어 내는지가 가장 궁금했다.     


너무나 힘들어 반찬이 제대로 될 리가 없었는데 남편들은 반찬 투정을 해대는 것이 당시의 당연한 풍조였다. 그렇게 힘들게 육아와 살림을 도맡아 하던 조선 시절에 박지원은 남자의 옷 동정이 깨끗지 못한 것은 여자의 책임이라고 여성을 내몰았다. 문화의 기저에 있는 사람들은 이렇게 지속되는 하대를 끊임없이 견뎌야만 한다. 또한 하대는 하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신분을 규정한다. 열악한 여성이라는 신분에 힘든 중노동에 하대에 하대를 일삼는 지적질에…. 그래서 워킹맘이니 슈퍼우먼이니 하는 말이 떠돌았다. 지금도 우리 세대에는 그런 사람이 있다는 풍문이 들린다. 이른바 삼식이,     


자신은 아내를 위해 삼식이를 365일 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일에서 해방된 퇴직자라면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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