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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 Oct 19. 2020

상대평가의 덫

안녕 애들아!     


요즘 여러분을 상담하느라 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가네요. 이렇게 상담 주간이면 다시 여러분들의 마음과 접속하는 기분이 들어 반가워요. 정말 인원수만큼 N가지 생각과 고민이 존재하죠. 그래도 단연 가장 큰 고민은 성적 문제인 것 같아요. 성적이 잘 오르지 않아 고민하는 학생들이 참 많죠. 열심히 노력해도 등급 하나 올리는 게 정말 쉽지 않죠. 상담하면서 함께 보는 성적 추이 그래프는 참 놀랍게도 일정하죠. 1등급 올라가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대부분 과목 등급이 동일하게 유지되죠. 여러분은 분명 전보다 더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하지만요. 하지만 여러분이 더 놀라는 경우는, 노력을 평소보다 적게 해도 등급이 유지된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에요. 추이 그래프를 같이 보면 마치 여러분의 내신 등급은 상수처럼 보일 뿐, 여러분의 노력은 변수가 되지 않죠. 그래서일까요? 학년이 올라갈수록 내신 성적에 대해 무기력해하는 학생이 분명 많아요. 그리고 이는 학습 무기력증으로까지 이어지죠. 어차피 노력해봤자 등급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체념적 두려움. 이 문제를 접근하기 위해서는 내신 등급으로 대표되는 상대평가 제도 자체를 반성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거의 대부분의 대학 입시에서 내신 등급만을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공부할 때 내신 등급이라는 짐을 늘 염두하게 되지만, 정작 상대평가라는 생각 자체는 크게 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등급제는 가장 대표적인 상대평가 방식이죠. 그리고 여러분의 내신 무기력증은 근본적으로 여기서 기인한다고 생각해요. 우선 평가는 평가 기준(준거)이 무엇이냐에 따라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로 구분돼요. 절대평가는 평가의 기준이 객관적인 성취도예요. 이미 주어진 평가 기준을 통과하면 다른 학생의 점수와 상관없이 통과된 점수를 받게 되죠. 여러분 중학교 때 내신 산정 방식이 바로 절대평가였죠. 친구들의 성적과 관계없이 여러분이 90점이 넘으면 A등급, 80점이 넘으면 B등급, 이런 식으로 점수에 따라 등급을 받았죠. 이론상으로 여러분이 모두 높은 성취를 보일 시 전원 만점인 A등급을 받을 수도 있어요. 이에 반해 상대평가는 여러분의 원점수는 중요하지 않아요. 평가의 기준이 다른 학생의 성취이고, 비교를 통해 상대적인 점수가 부여되죠. 학생들의 점수를 모두 줄 세운 후, 상위 4%까지 1등급, 그다음 7%까지 2등급, 그다음 11%까지 3등급, 이렇게 여러분의 상대적 성취도를 등급으로 제공하게 되죠. 여러분이 어떤 성취를 보이든 간에 반드시 1등급과 9등급이 나오게 돼요. 고등학생 학생이라면 매우 잘 알고 있는 사실이죠. 현재 예체능 과목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과목은 등급제이고, 대학 선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요.      


사진 - Young샘


샘이 고등학교 1학년 담임을 하면서 첫 내신 전에 상대평가라는 점을 진지하게 말하고 최선을 다하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때 여러분이 신기해하던 표정이 지었던 게 생각나네요. 아직은 상황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천진난만한 얼굴이었죠. 샘은 고등학교 1학년 첫 내신 때마다 여러분이 겪게 될 급작스러운 변화에 마음 한 켠이 늘 불편했어요.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의 전환에 덧나지 않고, 안정적으로 변화에 안착할 수 있기를 바랐죠. 적나라한 등급의 첫 내신을 받고 여기저기서 울기 일쑤이죠. 그래도 이때는 대부분 다시 자신감으로 마음을 다잡는 모습이에요. 아직 중학교 때의 절대평가 기억 때문인지, 그때처럼 원점수를 올리면 된다는 자신감이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중학교 때는 성적을 올리는 학생이 많았죠. 원점수 자체가 중요했으니 조금만 노력하면 성적을 조금이라도 향상시키는 학생이 많았고, A, B, C 등급 자체를 올리는 학생도 한 반에 여러 명이었죠. 그때는 노력하면 성적 자체를 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했던 것 같아요. 여러분의 내신 향상에 대한 동기도 높았죠. 샘 입장에서도 중학교 때는 여러분에게 시험공부 조언하는 게 수월했어요. 여러분의 노력을 강조하면 됐죠. 노력한 만큼 성적에 반영될 것이고, 조금이라도 성적 향상을 경험하기 위해 시험 공부할 것을 종용(?)했죠. 그리고 남들과 상관없이 자신의 성장 결과를 그대로 반영한다고, 자신의 객관적인 실력 향상을 확인하자고 훈화했죠. 절대평가 방식이니 여러분의 노력에 호소하는 게 수월했어요. 이때 여러분의 성적 변화 추이도 좀 더 관심 있게 살펴본 것 같아요. 1년 동안 얼마나 성장했는지 확인하는 보람이 있었죠. 성적이 하락된 학생도 쉽게 관찰돼 더 많은 개별적인 관심도 줄 수 있었죠.      


이렇게 내신에 자신감이 있던 여러분도 고등학교에 오면서 점점 변화를 실감하게 되는 것 같아요. 상대평가 방식 하에서는 성적 향상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죠. 원점수보다 상대적 등급이 중요하기 때문에 원점수가 올라도 등급은 유지되는, 그래서 결과적으로 성적(등급) 변동이 없는 경우가 일상이 되었죠. 다 같이 열심히 공부하면 모두 성적이 오르는 게 아니라, 결과는 모두 그 전과 같다는 묘한 구조라는 것을 직감하게 돼요. 이제 내 성적에 ‘남’이 반드시 개입되게 되고, 남이 한 노력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을 해야 겨우 뒤집어질까 말까한 상황이 된 것이죠. 분명 절대평가 때보다 더 엄중한 성적의 고정성을 인지하게 돼요. 그러면서 학년이 올라갈수록 내신 성적 향상에 흥미를 잃어가고 점점 무기력해지기 시작하죠. ‘나는 노력하던 안 하던 어차피 5등급’이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듣게 되는 것 같아요. 사실 샘들 사이에도 고등학교 첫 중간고사 성적이 모든 것을 말한다고 체념 섞인 말을 하는 분이 종종 있어요. 그래서 내신 공부의 목표가 ‘향상’이 아니라 ‘유지’에 가까워지는 것 같아요. 즉 ‘성장’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하락에 대한 ‘불안감’에 압도된 채 시험 공부하는 게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어요.      


고등학교의 평가 방식이 계속 상대평가였던 것은 아니었어요. 샘 고등학교 때는 소위 수우미양가 방식의 절대평가였죠. 여러분 중학교 때 A-E등급 방식과 동일해요. 물론 이때는 대부분 정시로 대학을 가던 시절이라 내신이 크게 중요하지 않았어요. 그래도 내신 성적이 최소한으로 반영되었는데, 그 결과 대부분의 학생에게 수 등급을 주는 점수 인플레 현상이 심각했죠. 그 결과 학교 내신에 대한 불신도 컸어요. 그 후 수시 비중이 커지면서 학교 내신이 중요해졌고, 내신 점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금의 상대평가 제도가 자리 잡게 돼요. 학생의 성적을 정규분포에 맞게 1등급에서 9등급으로 부여하죠. 내신 점수의 신뢰도가 향상되었고, 그 결과 이제 내신 등급으로만 대학을 진학하는 학생부 교과 전형이 입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죠. 반면 대학 입시와 거리가 있는 중학교의 경우, 오히려 기존 상대평가를 절대평가로 전환해요. 일정 점수만 넘으면 학생 수에 상관없이 모두 같은 점수를 받게 되죠.      


사진 - Young샘


모든 평가 방식이 그렇겠지만 상대평가 역시 장단이 존재해요. 먼저 장점을 이야기하자면, 우선 성적 인플레가 불가능해 내신 성적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죠. 그리고 내 성적의 상대적인 위치를 파악하는 것도 용이하죠. 또한 시험 성적의 안정성도 확보돼요. 즉 시험 난이도와 상관없이 일정한 등급이 나오는 등 점수가 유지되죠. 시험 난이도가 갑자기 높아서 성적에 피해 주는 사례가 사라지죠. 즉 교사의 자의성이 완화돼요. 그리고 사회적으로 봤을 때 학교 평준화에 기여하는 역할도 하죠. 특정 학교에 우수한 학생이 몰리는 현상이 완화돼요. 그렇게 되면 내신 등급에 손해를 보기 때문이죠. 내신만 생각한다면 특목고나 자사고는 가장 인기 없는 학교가 되죠. 하지만 단점 또한 명확해요. 우선 자신의 성취나 노력과 무관한 변수인 ‘남과의 비교’를 통해 점수가 결정되죠. 그리고 대부분이 뛰어난 성취를 달성해도 반드시 9등급 학생이 발생하죠. 그리고 샘이 생각하는 가장 큰 단점은, 절대평가에 비해 비교적 고정된 성적으로 인해 성장에 대한 의지가 많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샘이 평소 강조하는 ‘성장 마인드’를 약화시키기 좋은 구조이죠. 내 노력이 반영된다기보다 통계적 보정에 의해 성적이 결정되기 때문이죠. 애초에 등급제 자체가 아이들의 성적은 결국 정규분포 경향성을 띨 것이라는 고정적 마인드에 기반하고 있어요.      


이러한 상대평가의 단점들 때문에 교육학적으로 절대평가가 훨씬 우수하다고 말해요. 서구 교육 선진국에서 내신 성적 산출에 상대평가를 반영하는 학교는 거의 없죠. 절대평가가 교육적으로 의미 있는 이유는 분명해요. 우선 학생들의 성취 의욕을 더욱 자극하죠. 나와 공부와의 관계만 있으며, 이론상으로는 ‘남’이 개입되지 않아요. 본인의 노력과 성취에 따라 결과가 결정된다는 지극히 평범한 교육학 논리가 적용돼요. 그래서 시험 결과의 피드백 효과가 더욱 높아요. 시험을 통해 자신의 부족한 점을 점검하고 성적 향상 방안을 쉽게 확인할 수 있어요. 또한 학생의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해준다는 장점도 있어요. 현재 상대평가 하에서는 등급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물리, 기하와 벡터 등 상위권 아이들이 몰리는 과목을 기피하게 돼요. 그 결과 상위권 학생들도 소위 선택을 많이 하는 과목으로 변경하게 되죠. 이러한 단점 때문에 앞으로 시행되는 고교학점제 하에서는 절대평가 방식이 반드시 도입되어야 한다고 말해요. 상대평가가 유지되면 학생의 다채로운 과목 선택을 보장하는 고교학점제의 취지가 무색해지기 때문이죠. 교사 역시 절대평가 방식일 경우 학생의 성취도에 좀 더 책임 있는 자세를 가질 수 있어요. 모든 학생이 높은 성취를 이루는 소위 완전 학습을 위해 좀 더 노력하게 되죠. 하지만 절대평가도 입시와 결부가 되면 왜곡돼 다양한 문제점을 낳기 마련이죠. 앞서 언급했던 성적 인플레 등이 대표적이죠. 절대평가 시행 시 현재 체제에서는 오히려 특목고와 자사고 쏠림이 심해진다는 것도 고민되는 부분이에요. 우리나라에서 입시는 엄중한 현실이죠. 그래서 절대평가의 교육적 장점에도 불구하고, 입시와 타협의 결과 상대평가 제도가 차악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이죠.      


지금까지 절대평가와 상대평가의 차이, 그리고 상대평가의 현실을 짚어봤어요. 현재 여러분의 내신 평가 방식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올라갔으리라 생각해요.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를 구별해서 말했지만, 사실 완전한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죠. 절대평가라고 해도 수능 영어 절대평가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점수별로 적당한 배분이 되게끔 신경을 많이 쓰죠. 절대평가와 상대평가, 그 중간쯤에 해당된다고 봐요. 내신 역시 완벽한 상대평가라기보다 원점수라고 하는 엄연히 절대적인 점수에 근거하죠. 사실 교육에 입시가 결부되는 순간, 선발과 공정성이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게 돼, 상대평가든 절대평가든 ‘남과의 구별’이 중요한 목적이 돼요. 고등학교에서의 평가는 결국 남과의 차등과 구분이라는 냉혹한 현실을 피할 수 없죠. 대학 입시는 늘 고등학교 교육에 그림자를 드리워져 식민화하죠.      


샘은 이러한 상황에서 여러분이 상대평가라는 현실을 정확히 인지하고 이로부터 자신의 성장 의지를 보호하는 법을 배웠으면 합니다. 샘이 상대평가 등급제의 가장 큰 단점으로 언급한, 등급의 안정성 혹은 고정화에 따른 성장에 대한 무기력에서 꼭 벗어났으면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등급제에 지나치게 매몰되지 않았으면 해요. 우선 1-9등급의 구분이 조금 거칠어, 예를 들어 ‘뭘 해도 늘 4등급’식의 결과와 자꾸 맞닥트리게 되는 것 같아요. 지나치게 전교 등수로 세분화하는 것보다 이렇게 9등급제로 하면 분명 치열한 경쟁이 완화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정규분포라는 운명론적인 전제에 기반하듯이 자칫 고정된 등급의 연속이라는 덫에 걸리기 쉽죠. 같은 4등급이라고 해도 그 안의 스펙트럼은 상중하로 다양하죠. 여러분이 정확히 등급 내에서 어느 위치인지 세밀하게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해 보여요. 그런 작업을 거치다 보면 사실 늘 같은 4등급을 받는 것처럼 보여도 사실 그 안에서 꾸준히 성적 향상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도 있죠.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고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여러분의 ‘성장에 대한 감각’을 일깨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마치 절대평가처럼 세밀한 분석을 통해 여러분의 성장 여부를 확인하고, 구체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분야를 규정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우선 성적표에 제공되는 원점수를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시험 난이도에 따라 원점수의 점수 가치는 달라지지만, 그런 난이도에 따른 변화를 감안해 원점수의 변화를 관찰한다면 여러분의 성장 여부를 세밀하게 살펴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렇듯 공부는 지식 못지않게 다양한 기술과 분석도 중요한 역할을 하지요. 혹은 각 과목별로 제공되는 전교 등수의 추이를 살피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를 통해 여러분이 계속 같은 등급을 받았다는 사실에 무기력해하지 말고, 내가 그 안에서 얼마만큼의 변화가 있었고 성장했는지를 확인해 다시 성장에 대한 감각을 일깨웠으면 해요. 등급제가 주는 단순함에 빠지지 말고 정교한 분석을 통해 여러분만의 성장 경향성을 꼭 발견했으면 합니다. 단 1점 혹은 1등이라도 그 차이를 찾아내는 것은 성장의 중요한 밑거름이 될 수 있고, 결국 이러한 작은 발전들이 쌓여 등급 변화라는 궁극적인 결과를 낳게 된다고 생각해요. 성장에 대한 확인과 믿음은 분명 중독성이 있어 가속화를 유발하죠. 비록 가끔은 하락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한 번의 하락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큰 경향성을 보았으면 합니다. 점점 상승하는 기류를 감지했다면 언젠가 등급에도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등급제의 거친 폭력에 무기력해지지 말고, 다시 섬세하게 여러분의 작은 성장이라도 발견해 나갔으면 합니다.      


사진 - Young샘


이렇게 때로는 여러분을 감싸고 있는 제도와 사회 구조를 정확히 인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회 구조를 객관화해야 구조가 주는 폭정에 힘없이 끌려가지 않게 되죠. 마치 아무 이유 없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내신 성적 무기력증에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것처럼요. 구조를 사유하는 것을 통해, 제도 속에서 자신을 보호하고 그것에 휘둘리지 않는 힘을 기를 수 있게 되죠. 이는 개인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 구조가 개인을 결정하는 더욱 중요한 요소이며, 구조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과 해체를 통해 개인을 보호할 수 있다는 현대 구조주의 철학자들의 생각이기도 해요.      


사실 모든 제도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완벽한 제도는 존재하지 않죠. 분명 상대평가가 절대평가에 비해 교육적인 의의가 결여되어 있지만, 또 어떻게 보면 ‘남과의 비교’만큼 여러분의 도전 정신과 동기를 강렬하게 자극하는 것도 없죠. 사실 샘도 가만히 돌아보면 내 상대적인 위치를 파악했을 때 더 큰 경쟁의식을 느껴 강력한 성장 의지를 키웠던 것 같아요. 이론과 달리 참 역설적인 상황이죠. 결국 제도는 제도일 뿐 그것을 현명하게 통제하는 것은 결국 자신의 몫인 것 같아요. 비록 제도의 힘이 강력해 여러분을 지배할 수도 있지만,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충분히 현명하게 제도를 나에게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죠. 그동안 내신 성적에 대해 마음이 무뎌졌다면, 다시 천천히 분석하는 작업을 통해 자신 만의 전략을 발견하길 바라요.     


사실 상대평가 등급제로 인한 궁극적인 무기력증은 ‘인생의 등급화’라는 체념이 아닐까 싶어요. 내신 3등급인 나는 3등급 인생을 살 것이라는 힘없는 믿음. 종종 여러분의 내신 등급이 결국 인생의 등급이라고 푸념하는 말을 듣게 되는데, 이 잘못된 믿음이 여러분을 짓누르지는 않나 염려되네요. 샘이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내신은 내신일 뿐 결코 여러분 삶의 등급이 될 수 없다는 자명한 진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망령도 여러분이 꾸준히 성장 감각을 일깨우는 노력을 할 때 조용히 사라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신도 모르게 가시처럼 박힌 작은 무기력부터 하나씩 거둬내 보아요. 인생에 대한 냉소는 결국 꾸준한 성장을 경험하고 믿을 때 조금씩 사라지는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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