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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 Oct 27. 2020

행복 교과서를 아시나요? -1-

안녕 애들아!


여러분, ‘행복 교과서’라고 들어본 적 있나요? 샘이 행복 교과서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것은 한 교사 연수에서였어요. 2011년에 행복 교과서가 처음 발간되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많은 샘들의 동참 하에 행복 수업이 진행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우리는 종종 학교에서 공부만이 아니라 행복도 가르쳤으면 좋겠다고 말하곤 하잖아요. 이 이상적인 꿈을 실제로 실현하기 위해 교과서까지 제대로 갖추게 된 것이에요. 늘 노력하는 멋진 샘들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교과서의 내용은 기대 이상이었어요. 여느 행복에 관한 수필집처럼 마음을 따듯하게 하는 이야기의 모음 정도일 것이라 예상은 빗나갔죠. 그 대신 과학적으로 검증된 행복한 삶을 위한 구체적인 지침들이 체계적으로 배치되어 있었어요. 서울대학교 행복센터에서 집필했기 때문에 다양한 심리학 연구 사례들이 수록돼 객관성이 느껴졌고, 신중하게 행복에 관한 이야기들이 선정돼 이해를 한층 높여주죠. 과연 지식의 핵심만 효율적으로 수록하는 ‘교과서’ 다웠어요.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행복의 조건들이 깔끔하게 정리된 기분이었고, 행복의 공식까지는 아니더라도 행복으로 가는 ‘지도’가 완성되지 않았나 생각해요. 여러분들도 꼭 한번 읽어봤으면 하는 마음에 이 책의 내용을 여러분과 같이 이야기하고자 해요.


사진 - Young샘


행복 교과서는 먼저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내용부터 시작해요. 여러분들에게 먼저 물어보고 싶네요. 행복이란 무엇인가요? 이 질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렇게 대답하지 않을까 싶어요. “좋은 성적 받기요, 애인이 생기는 거요, 돈 많이 버는 것이요, 가족들과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는 것이요,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요” 등등. 하지만 돈, 건강, 화목 등은 행복의 ‘조건’이지 행복 그 자체가 아니라고 해요. 행복의 조건이 행복이라고 혼동한 것이죠. 행복은 “물질적인 조건들의 집합이 아니라 주관적인 상태를 지칭”하는 말로, 쉽게 말해 “마음이 즐거운 상태”라고 할 수 있어요. 행복의 조건이 풍족해도 마음이 즐겁지 않다면 행복에 도달한 것이라 할 수 없어요.

그렇다면 ‘마음이 즐거운 상태’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요? 책은 세 가지의 즐거움이 행복의 참모습이라고 말해요. 첫째는 ‘글자 그대로의 즐거움’이에요. 우리가 감각을 통해 본능적인 느끼는 즐거움에 여기에 해당하죠. 맛있는 음식을 맛볼 때의 즐거움, 따듯한 햇살을 받을 때의 즐거움, 일과 후 샤워가 주는 즐거움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두 번째는 ‘의미의 발견을 통한 즐거움’이에요. 자신에게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을 하면서 느끼는 즐거움이죠. 비록 하는 동안 귀찮고 몸과 마음이 힘들 수 있지만,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즐거움을 느끼는 상태를 말해요. 마지막은 ‘몰입이 주는 즐거움’이라고 해요. 여러분들도 어딘가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두한 경험이 있을 거예요. 몰입하는 순간 우리는 황홀한 감정을 느끼게 되죠. 이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깊게 몰입하는 즐거움도 행복의 중요한 참모습 중 하나라고 해요. 정리하자면 ‘즐거움, 의미, 그리고 몰입’이 가득한 상태가 행복이라고 말할 수 있지요.

여러분은 이러한 세 가지의 즐거움이 마음속에 가득한 삶을 살고 있나요? 이 세 가지 즐거움은 현재 행복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핵심 체크리스트라고 할 수 있겠어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 건강, 명예와 같은 행복의 ‘조건’들을 마음속 체크리스트에 삼지 않나 싶어요. 샘 역시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네요. 행복의 조건보다 즐거움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깊이 깨달아야 할 것 같아요. 일상에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인데도 말이죠. 행복의 정의와 본질이 무엇인지 천천히 생각해 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된 내용이었어요.  


사진 - Young샘


그렇다면 행복 교육을 꼭 청소년기부터 해야 할까요? 이 책은 ‘그렇다’라고 강조해요. 청소년기는 종종 미래의 행복을 위한 준비 기간으로 여겨져, 당장의 행복을 유예하는 선택을 강요하곤 하는데, 어린 시절부터 행복한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해요. 2가지 연구가 소개되고 있어요. 먼저 미국의 한 여자대학교 졸업 앨범을 바탕으로 한 연구예요. 연구자들은 앨범 속 여자들이 눈과 입 주변까지 모두 움직이는 진짜 웃음인 ‘뒤센 스마일’을 짓고 있는지를 통해 그들 각각의 행복도를 점수 매겨요. 그리고 이들이 중년이 되었을 때의 행복도와 비교를 해요. 그 결과 졸업 앨범 속 미소가 자연스러웠던 여학생들이 중년에도 행복도가 높으며 만족스러운 결혼생활을 한다는 것을 밝혀내죠. 스물한 살 때 즈음의 행복이 삶 전반에 영향이 끼친 것이라 할 수 있어요. 젊은 시절부터 행복한 사람들에게 더 좋은 일이 많이 생길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예요. 수녀들을 분석한 연구 결과 또한 흥미로웠어요. 갓 입문한 젊은 수녀들의 자기소개서를 분석한 연구였는데, 글 속에 긍정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의 개수를 세어 4개의 집단으로 나눈 후 그들의 삶의 궤적을 따라갔다고 해요. 그 결과, 긍정 단어를 많이 쓴 수녀들이 그렇지 않은 수녀들보다 평균 10년 더 오래 살았다고 해요. 책은 건강하니까 오래 살아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젊은 시절에 행복했기 때문에 오래 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연구 결과라고 말해요. 두 실험 모두 어린 시절부터 왜 적극적으로 행복을 추구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줘요. 

그러면서 책은 성공을 우선시하는 학교와 사회 분위기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해요. 코페르니쿠스적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해요. 

“우리는 인생의 중심에 성공이 있다고 생각한다. 성공해야만 비로소 행복해진다고 믿는다. 그러나 우리 태양계의 중심이 우리가 믿었던 것처럼 지구가 아니라 태양이었듯이, 성공이 인생의 중심이라는 생각도 잘못된 것일 수 있다. 성공 대신에 행복을 우리 삶의 중심에 놓아야 한다. 성공해야만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행복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믿어야 한다.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바뀐 것처럼 우리의 인생관에도 근본적인 관점의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사실 우리 모두 행복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지만, 성공 뒤에 오는 것이라는 인식처럼 부차적인 것으로 여기지 않나 싶어요. 마치 음식의 맛을 돋우는 전채 요리와 같이 인생의 풍미를 높이는 부수적인 것으로 생각하지, 주 메뉴(main dish)로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이에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바뀐 것만큼의 근본적인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해요. 즉 성공해서 행복한 게 아니라, 행복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관점의 전환이죠. 행복 교과서 연수에서 만난 강사님은 이러한 발상의 전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매 수업시간마다 “행 (짝) 복 (짝) 해 (짝) 야 (짝) 성 (짝) 공 (짝) 한 (짝) 다”라는 구호를 박수와 함께 외치고 수업을 시작한다고 해요. 지동설의 비유가 결코 과장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행복을 최우선에 두는 근본적인 시선의 전환이 그만큼 행복 여정에 있어 중요한 출발점이지 않나 생각해요.

이렇듯 책은 청소년기부터의 행복 교육이 중요하며,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행복을 찾을 수 있게 많은 기술을 알려줘야 한다고 말해요. 행복은 결코 소극적인 것이 아니죠. 외부 조건에 따라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수동적인 결과물이 아니라, 우리가 적극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대상이에요. 행복에도 노력과 기술이 필요한 것이죠. 더 나아가 책은 “행복은 인생의 기초 체력이다”라고 말해요. 즉 학교는 보통 지적, 신체적 능력 향상만을 중시하는데, 행복 체력을 기르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할 수 있어요. 청소년기에 행복이라는 인생의 기초 체력이 튼튼해야 어른이 되어서도 더욱 만족된 삶을 살게 될 것이에요.        

이 책은 행복의 구체적인 실천 지침 9가지를 제시해요. 행복 연습은 크게 ‘어떤 마음으로, 무엇을, 누구와’라는 세 가지 범주로 나눌 수 있다고 해요. 

- 어떤 마음으로 : 1. 관점 바꾸기, 2. 감사하기, 3. 비교하지 않기

- 무엇을 : 4. 목표 세우기, 5. 음미하기, 6. 몰입하기

- 누구와 : 7. 관계를 돈독하게 하기, 8. 나누고 베풀기, 9. 용서하기 

각각의 실천 지침이 어떤 내용인지 샘과 같이 읽어보도록 해요.

사진 - Young샘



01 관점 바꾸기 

행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어요. 책에서는 크게 3가지 원리를 제시하고 있는데 그중 첫 번째가 ‘관점 바꾸기’이에요. 하버드 대학의 윌리엄 제임스 교수의 말은 그것의 위대함을 잘 보여줘요.

“인류가 발견한 최고의 깨달음은, 인간은 자신의 태도를 바꿈으로 말미암아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관점을 심리학에서는 ‘프레임(Frame)’이라고 불러요.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만의 태도 혹은 인지 체계를 일컫는 말이죠. 같은 상황이라도 사람이 가지고 있는 프레임에 따라 세상은 다르게 해석되죠. 대표적인 것이, ‘얻음 프레임(Gain Frame)’과 ‘잃음 프레임(Loss Frame)’이에요. 물이 반이 담긴 컵을 똑같이 보더라도, '얻음 프레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물에 집중해 “물이 반이나 있네!”라고 감탄하지만, ‘잃음 프레임’을 가진 사람은 컵의 빈 공간에 집중해 “물이 반밖에 없네!”라며 한탄하게 되죠. 우리는 사실 관점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죠. 그 이유는 유전적으로 ‘잃음 프레임’에 집중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과거 인류는 생존하기 위해 생명을 위협하는 것을 늘 경계하고 부족한 식량을 찾아 돌아다녀야만 했죠. 이렇게 태고부터 이어져온 인간의 경향이 유전자에 기억되어, 우리는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대부분의 시간에 부정적인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에요. 그래서 행복을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긍정적인 프레임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이 꼭 필요한 것이죠.

또한 책에서는 ‘두 개의 수도꼭지 원리’를 소개하며 긍정적인 관점의 중요성을 보충 설명해요. 즉 차가운 물이 나오는 수도꼭지와 뜨거운 물이 나오는 수도꼭지가 분리되어 있듯이,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이 상호 배타적인 성격을 띠는 것을 의미해요. 부정적인 감정을 없앤다고 해서 긍정적인 감정이 샘솟는 것은 아닌 거죠.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려면 긍정의 수도꼭지를 틀어야만 해요.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은 부정적인 감정을 해결할 뿐, 긍정적인 감정은 따로 계발하지 않으면 찾아오지 않죠. 참 매력적인 은유이지 않나요? 샘이 가장 공감하면서 읽은 내용 중 하나인 것 같아요. 보통 우리는 우리의 문제점 혹은 과제에만 집중하고 그것이 해결되면 행복이 찾아온다고 믿죠. 하지만 행복은커녕 오히려 부정적인 것에만 더 집중한 결과를 낳게 돼 긍정의 수도꼭지가 마르게 되죠. 신기하게도 문제점이 해결돼도 행복감에는 큰 변화가 없고, 또 다른 해결해야 할 문제점을 찾아 헤매는 나를 발견하게 되죠. 긍정과 부정은 서로 다른 영역이라는 것을, 아예 프레임을 바꿔야만 긍정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는 것은 깨달을 필요가 있어요. 여러분도 혹시 부정적인 것을 없애는데 집중하는 소극적인 행복관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돌아봤으면 해요.

‘하나의 눈을 잃는 대신 천 개의 눈을 얻는다’는 붓다의 가르침을 통해 큰 깨달음을 얻고 서양인 최초 티베트 승려가 된 대학 교수의 이야기가 참 인상적이었어요. 그는 대학교 1학년 때 사고로 한쪽 눈을 실명한 후 큰 절망에 빠지게 돼요. 하지만 수행을 통해 이 붓다의 가르침을 마음속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고 해요. 커다란 관점의 전환 순간이죠. 실명에만 집중하던 그가 실명을 통해 얻은 장점들을 생각하게 된 것이에요. 그는 외적인 눈을 하나 잃은 대신 삶의 지혜라는 내적인 눈인 비전(vision)을 얻었음을 깨닫게 돼요. 실명이라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관점의 전환을 통해 희망을 발견한 사례라고 할 수 있어요. 시선의 전환을 통해 그는 강력한 성장 동력을 얻게 되었죠. 여러분의 관점은 어떤가요? 긍정적인 관점이 여러분의 마음속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있나요?  

02 감사하기 

감사하기는 우리의 관점을 바꾸기 위한 가장 대표적이면서도 손쉬운 방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책에서도 어김없이 한 단원을 차지하고 있네요. 샘이 평소에 강조한 내용들이 수록되어 있어 반가웠어요.

이 책은 샘이 앞서 ‘감사하기의 중요성’에서도 언급했듯이,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의 사례로 시작해요. 사생아로 태어난 흑인 소녀, 할머니의 매질, 지독한 가난, 14살 삼촌의 성폭행으로 인한 미혼모 생활, 마약과 알코올 중독 등 희망이 없는 청소년기를 보낸 그녀가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이 된 것은 단연코 ‘감사일기’의 힘이라고 말해요. 세상에 대한 강한 분노를 품어도 충분히 이해 가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가진 것에 집중해 감사하는 마음을 택했고, 이로써 그녀는 과거를 그녀의 삶에서 과감히 절연시킬 수 있었어요.

많은 이의 생명을 구한 슈바이처 박사 역시 “인생의 성공 비밀은 감사”였다고 고백했죠. 그리고 책은 “성공한 사람들의 인생을 분석한 후에 한 학자가 내린 결론도 그들의 인생은 ‘성공 이야기’가 아니라 ‘감사 이야기’라는 것”이라는 점도 소개해요. 감사의 중요성에 대한 한 유대인 랍비의 인용구도 참 인상적이었어요.

“행복은 내가 원하는 것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원하는 것이다. (Happiness is not having what we want, but wanting what we have.)”

이렇듯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하루에 조금씩 감사 일기를 작성하는 것은, 가장 쉽게 행복을 얻을 수 있는 비법이라고 해요.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주일에 한 번, 감사의 내용 다섯 가지씩만 적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이 상승한다고 해요. 그 이유는 감사하는 마음이 ‘얻음 프레임(Gain Frame)’으로 전환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죠. 우리는 언제 감사하는 마음을 느낄까요? 바로 우리가 무언가를 가지고(having) 있고, 얻었다고(gaining) 느낄 때에요. 그것이 돈과 건강 같은 물질적인 것이든, 사랑과 존중과 같은 정신적인 것이든 간에 말이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때 긍정적인 프레임이 쉽게 활성화되고, 충만함을 느껴 행복을 경험할 수 있어요. 이러한 관점의 변화는 신체적 변화로도 이어지죠. 행복에 기여하는 호르몬이 증가하고, 뇌의 유연성이 증가하며, 전반적인 건강도 향상돼요.

책은 나만의 감사일기뿐만 아니라 친구 혹은 가족들에게 주는 ‘감사편지’ 역시 비단 상대방뿐만 아니라 여러분에게도 행복을 선사할 좋은 실천이라고 말해요. 심지어 감사편지를 쓰기만 하고 전달하지 않은 사람도 더욱 행복해졌다고 하니 참 신기한 것 같아요. 어때요? 샘이 감사 일기를 강조하는 이유가 좀 더 분명해졌죠? 당장은 귀찮아서 자주 못할 수 있지만, 여러분이 힘들고 세상이 원망스럽기만 할 때 꼭 감사 일기의 효용이 기억나 실천으로 이어졌으면 해요. 세상에 대한 시선이 달라지고, 다시금 내 안에 나를 성장시키는 아이디어가 샘솟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03 비교하지 않기 

세 번째 마음가짐으로 제시된 것이 바로 ‘비교하지 않기’입니다. 9가지의 실천 덕목 중 유일하게 부정 표현으로 되어 있어요. 그만큼 ‘비교하는 마음’이 행복의 가장 큰 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

책은 ‘상대적 박탈감(relative deprivation)’의 무서움을 언급하면서 비교하는 마음의 파괴성을 지적해요. 여러분 모두 상대적 박탈감을 경험한 경우가 있을 거예요. 특히 나와 비슷하다고 느낀 친구가 나보다 더 많은 혜택을 누린다고 느낄 때 불공정하다는 생각이 들죠. 물질적인 조건이 아무리 풍족해도 내가 생각하는 비교 대상이 나보다 더 잘 산다고 느낄 때, 우리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며 불행해져요. 과거 안철수 씨가 “대학 동기의 사정은 모르는 게 낫다”라고 말할 때 공감이 많이 됐어요. 의사의 길 대신 벤처 사업가의 진로를 택한 그에게 의사로 성공한 대학 동기들의 모습은, 그가 아무리 서울대 의대를 졸업해도 열등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나 봐요. 상대적 박탈감을 잘 다스리며 자신의 진로에 매진한 게 훗날 컴퓨터 보안전문가로서의 자신의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해요.


사진 - Young샘



책은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비교에 취약한 사람이라고 말해요.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늘 자신을 평가할 때 남과 비교한다. 그래서 자기보다 잘난 사람과 자신을 비교할 때는 열등감을 느낀다. 반면에 행복한 사람은 자신의 모습을 바라볼 때 기준을 남에게 두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나보다 잘하든 못하든 개의치 않는다.”

흥미로운 점은,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과의 비교뿐만 아니라 자신보다 더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과의 비교조차 그 횟수가 많아지면 행복감이 낮아진다고 해요. 우리는 종종 자신의 상대적인 행복을 깨닫기 위해 아프리카의 난민, 가난한 사람들 등 자신보다 처지가 불우한 사람의 사례를 생각하곤 하는데, 이 역시 장기적으로 행복감에 안 좋은 영향을 줘요. 물론 나보다 불우한 사람을 생각하며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은 좋은 일일 수 있지만, 이것이 습관화돼 비교하는 것 자체가 고착화되면 결국 행복을 방해하게 된다고 해요. 비교하는 대상 덕분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 할지라도 남과 비교하는 습관 자체는 더욱 강화되는 덫에 빠지는 것이죠.

하지만 남과 비교하는 마음을 버리는 것은 참 쉽지 않죠. 어린 시절 형제 한 명만 있어도 묘한 경쟁 관계가 시작되듯이 비교는 거의 본능에 가깝지 않나 생각해요. 이에 책에서는 크게 2가지의 방안을 제시해요. 첫째, 비교가 잘 되지 않는 경험을 늘리는 것이에요. 우리 삶에는 남과 비교가 필요 없는 경험들이 많이 있죠. 예를 들어, 일과 후 샤워를 즐길 때 다른 사람의 샤워 경험과 비교하지 않죠. 혹은 친구들과 수다를 떨 때 누가 더 수다를 잘 떠는지 비교하지 않아요. 누가 경험하든 비슷한 즐거움을 느끼는 것들이죠. 이러한 경험을 많이 채울수록 비교하는 습관이 줄어들게 돼요. 샘은 최근에 호텔에서 즐기는 바캉스인 ‘호캉스’가 유행하면서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어요. 특히 SNS를 통해 호텔 수영장에서 찍은 사진을 볼 때 부럽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우연히 들은 <비정상회담>에서 알베르토 씨의 말이 도움이 됐어요. 그는 수영하는 즐거움 자체는 호텔이든 바다든 같고, 몸이 느끼는 것은 비슷하다고 말했어요. 외적인 화려함이 아니라 수영하는 즐거움이라는 본질에 집중하면 행복감을 느끼는 것은 차이가 존재하지 않다는, 그만의 깨달음이 담긴 말이었죠. 둘째 비교의 대상을 남이 아니라 자신으로 바꾸는 것이에요. 남들과 비교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제의 나, 그리고 미래의 나와 비교하는 자세라고 말해요. 조금 이상적으로 들릴지 몰라도, 비교의 대상을 꾸준히 자신으로 바꾸는 노력을 할 때 진정한 행복과 발전이 가능하다고 조언하고 있어요. 남과의 비교가 아니라 그 기준을 자신에게 두었을 때 비교의 악순환이 끊어지고 남과 무관하게 비약하는 자신만 남게 되죠.

샘의 학창 시절은 참 비교에 취약했던 것 같아요. 우선 시험을 볼 때마다 전교 등수가 적나라하게 배포되었죠. 심지어 학원에서는 전교 등수를 게시판에 붙이기도 했죠. 비평준화 명문고에 진학한 후 상대적 열등감은 극에 달했던 것 같아요.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한 데 모아 놓다 보니 비교하는 마음은 자연스럽게 강해졌고, 지나치게 경쟁적인 분위기에 자존감이 많이 하락했죠. 그래서 고교 학점제를 시행하면서 특목고, 자사고 등을 일반고로 전환시킨다는 정책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던 것 같아요. 물론 경쟁적 환경에서 뒤처지지 않으려고 더욱 분발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비교하는 마음은 일상화되었고, 성인이 되어서도 이 중독된 마음에서 쉽게 못 벗어나 한동안 나의 행복보다는 외적인 조건을 향상하는 데만 신경 썼던 것 같아요. 이는 샘만의 문제는 아닐 거예요. 여전히 학창 시절은 경쟁이 심하고 한국 사회는 여전히 적자생존의 장이죠. 물론 남과의 비교를 긍정적으로 승화해 자기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어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남과의 비교는 참고일 뿐 주된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비교 본능이 자신으로 향할 때 더욱 행복해질 수 있다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나머지 행복 덕목들은 다음 시간에 계속 이야기해보도록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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