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 내내 침대에만 있는 앨리스. 마음이 안 좋았다. 앨리스 말대로 세상은 정말 커다란데 한 발자국도 못 디딘다. 나는 훌륭한 여성 조언자가 필요하다는 앨리스의 말. 가장 공감 갔다.
- 모든 논리와 이성을 거부한 것 같은 대사들. 조금이라도 논리의 회로를 껴맞추려고 하면 어김없이 어그러놓는다. 물론 더 큰 시선으로 보면 조화로운 연결이 있을지라도 이성과 합리성을 철저하게 거부하는 게 중요한 목표 같은 그녀의 대사들. 마치 꿈의 언어를 따라가듯 그 모호함 속에 답답해하면서도 그저 매료되어 바라보았다. 하지만 묵직하게 전달되는 그녀의 진심과 방황.
- 앨리스 어머니의 대사를 거의 들리지 않은 공기로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어떤 의미일까. 베일에 싸인 채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호흡처럼 내뱉는 그 말들. 당시 존재하지 않은 여성 어머니 목소리를 표현한 것일까, 모성과의 연결이 끊긴 것을 표현한 것일까, 공기처럼 존재하지 않는 듯하지만 항상 감싸고 있는 어떤 목소리를 표현한 것일까. 그녀의 아버지와 어머니 묘사가 인상적이다.
- 앨리스와 남자 도둑과의 조우. 도둑을 응원하는 것 같은 앨리스. 앨리스의 소중한 보물들을 훔쳐가는 도둑. 앨리스가 본 어떤 환상.
- 파르시팔 영웅 서사, 쿤드리 묘사에 상처 입은 앨리스. 위대한 영웅 서사가 그녀에게 오히려 상처를 주었다. 그저 잘못 해석한 탓일까, 아니면 그녀가 적절한 독자가 아닌 것일까.
- 여성적 글쓰기의 전형 같은 느낌. 논리의 파괴, 의식의 흐름, 심리의 언어, 해체주의.. 그녀들의 실험이 현재 남긴 유산이 뭘까.
- 이런 그녀의 내면에 사랑이 자리 잡을 리 만무하겠구나..
https://youtu.be/8vPfcdkYuQ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