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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미 Nov 24. 2022

나는 못난 사람이었다

주짓수는 라이프스타일이다

 나는 못난 사람이었다.


 이기적이고, 공감할 줄 모르며, 왜 나에게만 사람들이 안 좋게 말하지- 같은 자기중심적인 생각을 했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농구라는 스포츠를 좋아했다. 공이 손에 감기는 감촉, 왜소한 신장이지만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싶은 욕심을 채워 넣기에 이 운동은 참 매력적이었다.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되고, 더 시간이 흘러 몸이 예전 같지 않던 어느 날.


 그전까지는 눈이 오던, 비가 오던 상관없이 눈 치우고 빗물 밟고 농구를 했었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유독 무릎이 아프고 몸이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어느 12월이었다.

 그래서 찾게 된 것이 실내 운동이었는데, 그 당시 나는 정말 농구 외엔 몸을 움직이는 스포츠가 생각나지 않았었다.


 그래서 지나가다가 걸리는 네온사인을 보고 아무거나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그때 마침 그것을 보았다.


 주짓수

 : 여성이 남성을 제압할 수 있는 유일한 호신술


 처음에 순수한 호기심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입관하려고 주짓수 체육관에 들어갔다.


 생각보다 딱딱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미리 와서 열정적이게 준비 운동하는 사람들과, 한 곳에서 모여 앉아 얘기를 나누는 모습은, 내가 새로운 공간에 들어왔다는 인식을 하기에 충분했다.


<인생은 마라톤이다.>라는 격언이 있듯, 나에게 주짓수라는 운동이 일상 속에 아주 천천히 조금씩 녹아들기 시작했다.

 주짓수는 승패를 가르는 것이 중요하지 않았다.

 승부욕과 자존심을 내려놓고, 이기거나 배우거나를 직접 경험 할 수 있는 스포츠였다.


 그러면서 존중과 배려를 몸으로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고, 못난 나를 바꿀 수 있는 자그마한 계기가 되었다.


 상대적으로 강한 사람들도, 약한 사람들도 모두 즐겁게 어우러지며 체육관의 문화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느꼈다.


 몸이 튼튼해지고 기술이 늘며 마음도 강해지며, 조금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았다.


 남녀노소가 모인 자그마한 사회 속, 그 속에 나는 서있었고, 다 함께 성장하는 것이, 이기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것, 함께 나누는 것, 함께 어우러지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양한 계기로 시작을 하게 된 사람들과 다양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주짓수란 이름으로 하나가 돼서 주짓수라는 여정을 함께 함으로써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운동하는 날이 기대가 된다.


 그곳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과, 그 사람들과 어울려가며 변하는 나라는 사람을 기록하고 싶어졌다.


 그 변화 속에, 예전을 떠올렸다.


 나는 <못난 사람>이었다.


 지금은, 곁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좋은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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