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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빛 Nov 22. 2022

갑자기 쓰러지면 어떡하죠?

'걱정과 불안'의 '결말' 만들기


만약 그러면 어떡하지?



예전에 나에게 이러한 고민을 털어놓는 분이 있었다.

" 저는 갑자기 쓰러질까 봐 걱정이에요. 갑자기 쓰러졌는데 아무도 안 도와주면 어떡하죠? "


사람은 누구나 불안함을 느낄 수 있지만, 개인이 겪은 상황과 기질 등에 따라 그 불안함이 증폭되거나 지속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불안함이 '걱정'에서 맴돌고 '결론'까지 도달하지 못한다면, 불안함의 지속은 더욱 길어져 결국 불안장애나 공황장애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해당 불안함을 겪는 분께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저도 사실 갑자기 쓰러지면 어떡하나 걱정한 적이 있어요. 사실 전철에서 갑자기 기절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제가 쓰러지니까 많은 사람들이 몰렸고, 119를 불러주셨어요. 그래서 전 병원에 갈 수 있었습니다. 결국 걱정하던 상황이 되었지만, 누군가의 도움으로 잘 해결된 거예요."


내 이야기에 흥미를 보이던 질문자님께 나는 다음 이야기를 해 주었다.


"이 이야기는 걱정하던 상황이 해피엔딩으로 끝난 이야기입니다. 또 ㅁㅁ님께서 걱정되시는 상황이 있다면 우리가 직접 결말을 지어볼까요? 그럼 실제로 그 상황이 닥치면 당황하지 않고, 직접 도움을 요청하거나 서둘러 근처에 앉아 휴식을 취하거나 대응을 하기 좋을 거예요~"


나는 내가 직접 겪었던 '전철만 타면 쓰러질 것 같은 불안함'을 이겨냈던 방법을 소개해 주었다.

이 방법은 불안함을 해소하는 개인적인 방법이며, 증상의 정도와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1) 먼저 종이를 세 칸으로 나눈다. 그리고 맨 첫 번째 칸에는 '내가 불안함을 느끼는 상황'을 그린다.

나는 전철 내부를 그렸고, 자리에 앉지 못하고 서서 가며 또 쓰러질까 두려워하는 내 모습을 그렸다. 이때 실제 내가 겪었던 환경과 가장 비슷하고 구체적으로 그리면 더 몰입하기 좋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실제로 두려움을 느꼈던 상황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 무관심한 사람들, 조용히 기차소리만 반복적으로 나는 그때의 상황을 그려 나아갔다. 이때 그림 실력은 중요하지 않다. 또한 그림을 표현하는 도구는 자신이 편한 것으로 선택해도 좋다.


2) 그다음 칸에는 '내가 불안해하던 상황이 실제로 닥친 모습'을 그린다.

나는 내가 '전철에서 쓰러지면 어떡하나'하는 걱정이었기에, '어지러워하는 내 모습'을 그렸다. 사실 실제로 쓰러져 기절한 모습을 그리고 누군가 도움을 주는 모습을 그려도 좋지만, 나의 실제 경험에서는 쓰러지기 전의 전조증상이 있었기에 그때를 그렸다.


3) '내가 할 수 있는 대응방법'을 구체적으로 그린다.

나는 내가 실제로 어지러움증이 나아졌던 방법인 '사람이 없는 끝 쪽 바닥에 앉은' 내 모습을 그렸다. 그다음 어지러움증이 나아지면 그대로 목적지까지 가도 좋지만, 그럼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다음 역에서 하차한다. 그리고 하차한 역의 역무원이나 근처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으로 결말을 지었다.


사실 결말을 짓는 방법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자유이다. 하지만 나는 그 당시 불안함이 컸기에 1차 방법과 2차 방법 그리고 3차 방법까지 꽤나 긴 결말을 만들고는 했다. 그러자 방법이 많은 나에게 점점 '괜찮다'는 든든함과 여유가 생겼고, 동시에 점차 불안함이 해소될 수 있었다. 물론 이 방법 외에도 '조금씩 공포에 노출시키기', '공포를 긍정적으로 승화시키기' 등 다양한 방법을 병행했다. 이 부분은 추후 하나씩 적어보려 한다. 오늘 적은 방법은 내가 겪었던 증상 외에도 다양한 불안함과 공포에 활용할 수 있다. 공포 때문에 힘들어하는 또 다른 '나'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나는 또 한 번 계속해서 물음표가 맴돌면, 내가 직접 만든 '결말!'로 진정시켜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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