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빛 Dec 20. 2022

돈을 아끼지만, 쓰고 싶을 땐 쓰면서 살고 싶었다.

부부 사이 돈 관리(2) : 현실적인 계획과 체계적인 실천


ㄴ 위 링크 글에서 이어지는 다음 글입니다.


우리 부부는 새는 돈을 잡고 무너진 통장을 다시 일으키기로 했다. 아끼면서 모으되, 쓰고 싶을 땐 쓰고 싶다. 이 모순점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먼저 수입과 지출을 가감 없이 공개하고 체계적으로 적었으니, 그다음은 는 돈을 가지치기로 잘라냈다. 또 부족한 부분은 부수입과 기타 다른 방법들로 양을 채워 우리의 '돈 나무'를 좀 더 튼튼히 자라게 했다.


(이 글은 '돈을 많이 버는 방법'이 아닙니다. 저희 부부의 '돈'에 관련된 갈등을 줄이기 위한 소통과 조율에 대한  일화입니다. 따라서 이 글은 참고만 부탁드리며, 수많은 방법들 중 자신의 상황에 맞는 방법들을 찾길 바랍니다.^^ )







1. 새는 돈을 가지치기하다. (효율적 소비)


지출을 세부적으로 나눴을 때, 줄일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체크하며 가지치기를 했다. 우리는 둘 다 간식을 좋아해서 편의점과 배달음식에 대한 지출이 꽤 많았다. 이 부분을 줄여가며 집에서 요리하는 비중을 늘렸다. 배달을 줄이며 맛있는 음식을 포기하지 않고, 직접 요리를 해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 그리고 몸에 좋지 않은 간식은 조금씩 줄여 나갔다. 하지만 가끔 간식이 너무 당길 때는 점심시간을 활용했다.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점심값 안에서 가끔 간식을 해결고 그날 점심은 가볍게 도시락으로 대체했다. 도시락을 싸는 게 돈이 하나도 안 드는 건 아니었지만, 사는 것보다 확실히 더 저렴했다. 그리고 근처에 점심을 먹을만한 식당이 거의 없어 자주 편의점에서 사 먹고는 했기에, 도시락을 싸가는 게 여러모로 더 이득이었다.



2. 이왕 쓸 거 조금 더 현명하게 (카드 , 할인 쿠폰, 어플 등)


요즘은 비대면 장보기가 엄청 활성화되어 있다. 직접 오프라인 대형마트에 가본 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잘 나지 않을 만큼 나는 비대면 장보기를 좋아한다. 왜냐하면 직접 배달해주는 편리함과 일정 금액 몇만 원만 넘으면 무료인 배달비 그리고 매번 주는 할인쿠폰이 꽤나 쏠쏠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1달에 2번 정도씩 나눠 비대면 장보기를 진행했고 매번 시킬 때마다 배달비도 들지 않고 항상 5~6천 원씩 할인을 받을 수 있었다.


또 카드사마다 소비에 맞춰 캐시백이나 할인, 포인트 등의 혜택을 주는데 나의 상황에 맞춰 카드를 바꿨다. 많은 카드보다 단 한 두 개의 카드만으로도 훨씬 소비의 질이 좋아졌고, 포인트도 쏠쏠했다. 하지만 포인트의 늪에 빠지지 않아야 함은 물론이었다. 자칫 포인트가 쌓이니 소비를 해야 한다거나 전월 실적을 채워야 한다거나 하는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주의했다. 따라서 우리 사정에 맞지 않는 너무 무리가 되는 전월 실적은 피했다. 딱 적당히 30만 원 전월 실적인 카드로 정했고, 나머지 추가금액은 융통성 있게 다른 카드를 사용했다. 이때 여러 카드를 일일이 다 비교하기 힘들다면 내가 쓰고 있는 렌탈제품을 살펴봐도 좋다. 렌탈제품은 연동되는 카드가 있으니 그 카드를 활용해도 괜찮을 것이다.


이 외에도 교통할인카드, 알뜰폰, 공동구매 어플 등을 이용 경제적 여유를 늘려갔다.



3. 시간으로 돈을 사기 (체험단, 블로그, 티스토리)


나는 몇 년 전부터 가볍게 블로그를 하고 있다. 내 일상과 추억을 기록하며 가끔씩 무료로 진행하는 맛집 체험단, 제품 체험단은 일상생활 소소한 재미었고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었다. 간혹 투데이(하루 방문자 수)가 많거나 소수의 상위권 블로거니까 가능한 거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투데이 100명 정도만 되어도 경쟁률이 낮은 방문 체험단(맛집, 미용실, 카페 등)은 충분히 가능했다. 데이트도 하고 무료 체험단도 하며 블로그에 기록하는 건 비록 블로그를 작성하는 30분~1시간 정도의 시간이 들지만 훨씬 더 가치 있고 효율적이었다. 직접 내 돈 주고 가보지 못했던 곳들이나 돈 주고 가기에는 살짝 고민되던 곳들 등을 가보며 우리의 일상에서 작은 이벤트로 다가왔고 지금도 종종 체험단을 이용하는 편이다. 또한 이러한 물품 외에도 애드 포스트, 애드 센스, 소정의 광고비 등의 현금도 벌 수 있었다. 하지만 뭐든 과하면 독이 될 수 있으니, 지나친 욕심은 부리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우리는 1달에 약 30~50만 원씩의 지출을 아꼈고, 그 값을 시간으로 지불했다. (블로그를 작성하는 시간)



4. 때론 돈 보다 시간을 선택하다


하지만 반대로 시간에 비해 가치가 덜한 것도 있으니 무조건 시간을 투자할 수는 없었다. 그건 바로 앱테크와 부업이었다. 10원, 20원 많게는 1,000원이나 10,000원 등 단가는 다양하다. 론 앱테크와 부업으로 돈을 많이 버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의 가치관과 상황에는 맞지 않았고 과감히 선택지에서 잘라냈다.



5. 돈을 아끼기 위해 재미를 포기할 필요는 없었다


돈을 아끼면서 쓰고 싶을 때는 쓰기. 이에 걸맞은 건 영화 사이트나 온라인 카페에서 진행되는 시사회 이벤트 포함된다. 추첨제인 경우가 많아 여러 번 시도하면 꽤 당첨되는 경우가 많아 즐겁게 관람했다.

이 외에도 농가 일손돕고 일당을 돈 대신 농물로 받 경우도 있다. 아직까지 실제로 해보진 못했지만 농가에서 가족, 친구 등과 함께 일하는 추억을 쌓기에도 좋아 보여 추후 진행해보려 한다.

그리고 우리의 돈 관리에 대한 공통된 가치관은 '돈을 아끼기 위해 삶의 재미를 포기하지는 말자'는 것이었다. 데이트나 친구와의 약속도 포기하지 않았다. 체험단에는 양궁 카페 체험이나 실탄사격장 체험, 스크린골프장 체험 등 즐길 수 있는 종류도 많았다. 그러니 돈을 위해 삶의 즐거움을 버리지 말기로 했다. 대신 조금 더 부지런히 정보를 모으고 부지런히 움직여 부족한 돈을 채웠다.



6. 가끔은 가볍고 단순하게


부족한 수입을 채우기 위한 수많은 방법 중의 하나는 단기 알바( 하객 알바, 쿠팡 단기 알바, 엑스트라 알바, 줄 서기 알바, 마트 판촉 및 시식 알바, 마트 물건 정리 알바, 배달 알바 등 )다. 우리는 따로 사업을 준비하고 있고 각자 블로그와 부수입 등 시간을 많이 쪼개 쓰기 때문에 정기적인 알바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따라서 우리의 상황에 맞춰 하루 혹은 이틀짜리 알바를 찾을 수 있었다. 비록 지금은 다른 일에 더 시간을 투자하고 있어 하고 있지 않지만, 이러한 단기 알바는 급히 추가적인 돈이 필요하거나 단기적으로 여행을 계획하여 여행비가 필요할 때 등 가볍게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친구나 연인, 부부끼리 같이 하기에도 좋다.



7. 수입을 쪼개다, 그리고 돈과 함께 경력을 늘렸다.


우리는 월급 하나만으로는 우리의 욕심을 다 채울 수가 없어 고정수입 외에도 비정기적인 부수입을 늘리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머니 파이프라인도 주기적인 보수 공사가 필요했다.

그래서 정기적인 수입(월급)을 제외한 부수입은 '단기적으로 그때그때 노력하는 만큼 벌 수 있는 것''장기적인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결과가 확실하지 않은 것'으로 나누었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리지만 수입이 확실하지 않은 것에는 '어플 만들기'와 '카톡 이모티콘 제안하기' , '글쓰기' 등이 있었다. 제 수입으로 이어질지 불확실한 것들에는 무조건적인 투자를 할 수 없었다. 따라서 이러한 장기 프로젝트들은 추후 이직을 하거나 연봉협상을 하는 등에 도움이 되도록 포트폴리오 경력기술서에 추가했다. 그렇게 우리는 돈뿐만이 아니라, 경험과 경력을 함께 키우고 있었다.



8. 투자는 순간의 감정에 휩쓸리지 않게



사실 투자는 우리의 '소득'에 포함시키지 않을까 했다. 왜냐하면 투자는 불확실하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플러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자기야 이거 확실하대. 여기에 100만 원 투자해볼까?"


나의 들뜬 목소리에 남편은 다정하되 단호한 목소리로 답했다.


"안돼~ 비슷한 투자사례가 있는데 금방 하락했거든. 지금 시장도 안 좋아서 그냥 기다리는 게 좋아~~"


나의 들뜬 목소리를 진정시켜주는 남편의 대답에 사실 초반에는 많이 답답했다. 성격이 급하지만 그만큼 주도적이고 진취적인 나와 성격이 느긋하지만 그만큼 섣부르지 않고 신중한 남편은 오히려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주며 밸런스맞출 수 있었다. 하지만 만약 나 혼자 고집을 부려 무리한 투자를 진행거나 남편을 속여 몰래 투자를 했다면, 결과가 어떻든 서로 간의 불신이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 한 번의 몰래 시작하는 투자는 어려워도 그 이후의 성공은 그만큼 짜릿하기에 금방 여러 번 몰래 시도하기 수월하다. 우리는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미리 대화를 통해 서로의 신뢰를 지키기로 했다. 그러자 불확실한 투자의 유혹에 빠지지 않게 되었다. 남편의 신중함을 배워가며 조급했던 성격을 조금씩 진정시킬 수 있었다. 반대로 남편은 나의 적극성에 맞춰 무언가 시도하는 데 있어 조금 더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적당한 가지치기와 영양을 통해  자라는 돈 나무




두 명이 하나의 '돈 나무'를 같이 키우는 건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소통하고 조율하며 나무가 썩지 않고 숲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지금은 아무리 사이가 좋아도 추후 우리의 자산이 늘어나거나 아이가 생겨 지출이 많아지거나 육아로 인해 내 수입이 줄어들거나 하는 등의 미래도 함께 고려했다.  


그러자 지출에 대한 스트레스가 줄었고, 불만이 쌓이지 않았다. 돈을 벌고 모으는 방법은 무수히 많다. 그런데 우리 부부가 함께 돈을 모으는 방법은 그중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닌, 우리 둘이 조율하며 맞춰나가는 것이었기에 우리는 소통하는 걸 회피하지 않기로 했다. 소통하는 시간을 귀찮아하지 않고 서로의 가치관을 들어주며 대화하기로 했다.




[나의 돈 가치관]


- 은혜를 입으면 지출을 하며 은혜를 갚자. 직접 밥을 사거나 기프티콘이라도 성의를 보이자


- 다만, 개인이 입은 은혜는 개별 용돈 안에서 융통성 있게 해결하자


- 부모님, 형제, 친구 등의 개인적인 선물은 개별 용돈 안에서 각자가 해결하자. ( 명절, 생일선물 제외 )


- 돈을 아끼면서 모으되, 쓰고 싶을 때는 쓰며 삶을 재미있고 알차게 살자 (모순점 이번 글로 해결)


- 시간 대비 너무 적은 돈은 시간을 투자하지 말고, 차라리 그 시간에 우리에게 더 도움 되는 일을 하자(공부하거나 사업 준비, 글쓰기, 데이트하며 추억 쌓기 등)


- 좀 더 꼼꼼한 내가 월말 가계부를 쓰는 대신, 함께 돈 관리를 신경 쓰고 책임감을 갖자


- 개별 용돈을 각각 동일하게 정하며, 공유 가계부에 지출내역을 쓰자. 하지만 각자의 용돈 내역을 보며 잔소리하거나 관여하며 스트레스를 주지 말자


[남편의 돈 가치관]


- 돈 관리는 혼자 하면 상대방이 어디에 썼는지, 왜 이것밖에 안 남았는지 불만이 생길 수 있으니 둘이 역할을 분담해 같이 담당하자.


- 투자는 처음의 여윳돈을 불려 가며 하고, 중간에 투자금을 추가하지 말자


- 돈이 부족하다면 상황에 맞춰 융통성 있게 하자. 너무 돈 때문에 스트레스받지 말자



*부부 사이 돈 관리 문제 외에도 육아, 시댁, 친구, 집안일, 애정표현 등의 조율 일화도 순차적으로 담아보려 합니다. 

*브런치를 구독해주시면 글 알람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사진출처:unsplash








매거진의 이전글 부부 사이, 월급과 지출 공개 괜찮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