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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섭 Feb 19. 2024

나는 친절한 간호사가 아니었다

어느 배우가 드라마에서 간호사 배역을 맡아 연기를 하였는데, 그 연기가 실제 간호사들과 비슷하다는 이슈가 되어 많은 화제를 모았던 적이 있습니다. 화제가 되었던 이유는 아마 그전까지 매스컴에서 다루었던 간호사의 모습과는 달리 오히려 낯선, 하지만 실제로는 익숙한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특유의 높낮이 없는 어조와 로봇 같은 무표정으로 한결 같이 비슷한 말을 반복하는 모습. 맞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제 모습과 거의 유사합니다. 


제 이야기를 잠깐 해보자면, 저는 스스로 무뚝뚝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열에 아홉의 분에게 질타를 받을 수준의 예의 없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인간관계가 원만하지 못했다거나, 어른들에게 미움을 사거나 하는 경험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여느 분들에게 서비스직의 소위 ‘친절함’이라는 것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절차를 무시하고, 융통성이 있어야 하며, 팁 내지는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그런 친절함.. 


이라고 착각하던 때에 딱 저맘때 저렇게 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친절함이라는 것은 스스로의 의무를 성실히 임하는 것에서 나오는 당당함으로부터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거짓된 웃음과 마음에 없는 발린 말 대신 내가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것을 다하고 그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것을 모두 제공했을 때 나오는 당당함과 자신감에서 친절함이 묻어난다고 봅니다. 더욱이 우리와 같은 일은 상대로 하여금 내 손끝에서 그들에게 행해지는 행위를 믿을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친절’이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에게 ‘친절함=유능함’인 것이겠지요. 


그러니 더 친절하려고, 더 잘하려고 하기보다 여러분의 원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시는 것이 어떨까요? 그것에 여러분이 해야 하는 일에 대한 당당함이 묻어있다면, 한 순간에 여러분의 편이 되어주는 환자, 보호자분들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더 많으 이야기는 

instagram @ssud_b 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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