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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eamLabs Apr 22. 2024

침팬지 알파수컷에게 배우는 리더의 일

아모스와 고블린 이야기

인간 사회에서 리더의 역할을 침팬지 사회에서 리더의 역할과 비교해 보면 이해가 쉽고 참 흥미롭다.


협력과 공평함(sense of justice)의 아모스!


미국 에모리 대학교의 여키스 영장류 연구소에서 관찰한 알파 수컷 침팬지 아모스평생 침팬지를 연구한 대가! 프란스 드 발이 본 알파 수컷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수컷이었다. 드 발에 의하면 아모스는 관대하고 공평했다. 무리를 지배하면서 경쟁자의 도전을 단호하게 물리쳤지만 다른 침팬지를 괴롭히지 않았다. 약자를 보호했고 싸움이 생기면 말렸으며 싸움에서 진 동료를 위로하고 곤경에 빠진 친구를 안심시켰다고 한다. 드 발은 그를 ‘진정한 지도자’ 유형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아모스의 이러한 특징은 그가 침팬지 사회를 더 오래도록 지배하도록 허용했다. 하지만 간과 여러 장기에 악성 종양이 생겼고 더 버틸 수 없게 된 시점까지도 아모스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행동하면서 알파 자리를 지켰다. 이내 아모스가 약해져 쓰러지자 다른 수컷 알파 침팬지가 권좌에 올랐다. 그럼에도 다른 침팬지들이 앓아누운 아모스에게 조심스럽게 다가와 보살펴 주기에 이른다. 결국 아모스가 죽자 무리의 침팬지들은 며칠 동안 기괴할 정도로 조용했고, 밥을 잘 먹지도 않았다.


위협으로 통치한 고블린!


마키아벨리는 지도자로서 “둘 다가 될 수 없다면 사랑받기보다는 남들이 두려워하는 존재가 되는 편이 낫다”라고 말한다. 이런 부류의 알파 수컷은 모두를 공포에 떨게 하고 충성과 복종을 요구하는 데 집착한다. 제인 구달 박사는 탄자니아 곰베 국립공원에서 야생 영장류를 연구했는데 고블린이라는 침팬지 알파 수컷이 있었다. 고블린은 다른 개체를 신체적으로 위협하는 방식으로 권력을 행사했다. 어느 날 젊은 도전자 침팬지가 그에게 도전했다. 그러자 다른 침팬지들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 가세해 고블린의 손발과 고환을 물어뜯었다. 심각한 부상을 입은 고블린은 수의사가 항생제를 투여한 덕에 목숨은 부지했지만 권력을 잃은 고블린은 비참한 삶을 피하지 못하게 된다.


아모스와 고블린의 이야기가 주는 시사점은 폭력이나 위협에 의한 통치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는 점이다. 사람과 가장 닮았다는 영장류 사회에서도 리더가 사회의 구성원을 포용하고 약자를 보호해 주는 것이 리더의 덕목이라는 점이다.




아모스와 고블린의 이야기를 인간 사회에 적용해 본다면 포용적 리더(inclusive leader)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포용적 리더십은 다양하게 정의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리더와 관계성, 개방성, 접근성이 중요한 개념으로 제시되고 있다(Carmeli et al., 2010). 아모스로 비유하면 그는 다른 침팬지들과 친근한 관계를 맺기 위해 털 고르기 등 많은 시간을 들여 관계에 신경을 썼다고 한다. 또한 인간이 느끼는 것처럼 싸움이나 갈등이 생기면 중재하고 싸움으로 패배자가 생겼을 때 그들이 빨리 심리적으로 안전함을 찾을 수 있도록 위로하는 태도를 보여줬다고 한다. 인간사회에서의 포용적리더의 모습을 그대로 실행한 모습으로 긍정적인 관계형성은 사회적 교환이론과도 비슷한 이치인 것 같다.


사회적 교환이론은 상호작용을 통해 도움을 받은 구성원은 받은 만큼 갚아줘야 한다는 의무적인 인식이 생긴다. 즉 포용적 리더십을 경험한 구성원은 리더에 대한 보답의 의무감이 형성되어 사회적 교환관계가 성립될 수 있다. 즉 보답하고자 하는 의무감은 조직 또는 리더에게 도움이 되는 바람직한 태도 및 행동을 유발한다. 아모스의 약자를 보호하고 지켜줬던 경험들이 아모스가 쓰러진 후에 다른 침팬지들로 하여금 보답해야 할 의무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고블린은 어땠을까? 폭압적으로 침팬지 무리를 대했고 참고 있던 동료들은 그가 약해진 틈을 타서 권좌에서 내려오는데 힘을 모았다. 아모스와 정 반대로 대치되는 결과가 관찰된 것이다.




조직에서 리더는 구성원의 성과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성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구성원간의 협력적 관계를 형성해야 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해야 할 필요성이 높다. 리더의 포용적 리더십은 구성원의 헌신을 높이고 구성원들이 더 몰입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데.. 포용적 리더십을 경험한 구성원은 자존감, 심리적 안전감, 자기 효능감 등이 높아지고 조직에 대한 애착도 강하게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용적 리더십

Carmeli et al.(2010)

(다음의 진단문항으로 상사의 포용적 리더십 정도를 진단해 볼 수 있다)

1=전혀 그렇지 않다, 2=그렇지 않다, 3=보통이다, 4=그렇다, 5=매우 그렇다

나의 상사는 새로운 아이디어에 개방적이다.

나의 상사는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한다.

나의 상사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항상 추구한다.

나는 문제가 발생할 때 언제나 나의 상사에게 의견을 구할 수 있다.

나의 상사는 팀원들과 언제나 함께 하는 사람이다.

나의 상사는 내가 상의하고자 하는 문제에 대해 전문적인 답변을 줄 수 있다.

나의 상사는 나의 요청에 귀 기울일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다.

나의 상사는 문제가 발생하면 언제든지 찾아오라고 나에게 말한다.

나의 상사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을 만큼 포용적이다.


Reference


Carmeli, A., Reiter-Palmon, R., & Ziv, E. (2010). Inclusive leadership and employee involvement in creative tasks in the workplace: The mediating role of psychological safety. Creativity Research Journal, 22(3), 250-260.


프란스 드 발. 차이에 관한 생각. 세종. p303-342 (chapter.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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