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사심은 말로 되는 게 아니다
전 직원(130명)이 함께 떠나는 아름다운 동행!
2025년 독일(예정)
2024년 크로아티아
2023년 캐나다
2020-2022년 *코로나19(미시행)
2019년 이탈리아
2018년 스페인
2017년 푸켓
2016년 하와이
기업의 목적이 무엇일까? 만약, 기업활동의 결과가 단지 이윤추구뿐이라면 그건 아주 단편적인 생각이다.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성공을 응원하고, 기업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달려가는 여정을 직원들의 "아름다운 동행"으로 규정한 회사가 있다. 피부미용(Aesthetics) 업계 M사의 아름다운 이야기다.
M사는 지난달 8월, 크로아티아로 전 직원이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내륙으로는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의 소재가 되었던 플리트비체가 있고 고요한 지중해 아드리아 해를 사이로 이탈리아와 마주 보고 있는 나라다. 전 직원이 함께 만드는 커다란 목표와 축하! 그 속에서 가장 나다움을 찾는 아름다운 여정은 어쩌면 인생 속에서 일을 통해 깨달아야 할 본질을 찾으려는 노력이지 않을까?
"아름다운 동행"이란 모든 사람들(고객)이 각자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끔 회사가 앞장서 도와주려는 목적에서 시작된 ESG 캠페인이다. 직원 역시 소중한 회사의 고객이자 사회 구성원이기에 회사는 직원과 함께 동행할 수 있는 아름다운 여행을 매년 정성스럽게 제공한다. 단발적인 이벤트로 해외여행을 가거나 또는 우수직원을 선발해 연수, 포상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회사는 주변에 종종 있다. 하지만 기업이 추구하는 미의 가치를 인문학적 해석을 토대로 일상에서 실천하고 있어 본보기로 충분하다.
리더의 역할! 일의 본질을 깨워야
M사는 한국 시장에 10여 년 전쯤 진출했으나 처음부터 비즈니스가 잘 된 것은 결코 아니었다. 초반 재고와 다양한 이슈로 기업 수익은 곤두박질쳤고 사무실도 열악했다. 심지어 구조조정(감원)도 단행했다. 하지만, 2014년 새로운 리더(대표)가 부임하면서 좋은 변화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과연 리더는 무엇을 했을까?
레드오션 시장에서 기존의 생각을 고수한 채 다른 결과를 만들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직원들의 생각이 더욱 가치중심적이고 자신의 일에 대한 본질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왔다. 만약, 내가 성곽을 쌓고 있는 석공이라고 가정해 보자. 지금의 내 일을 무엇이라 생각하겠는가? 석공이 100명이라면 각자 생각도 모두 다를 것이다. 하지만, 석공이란 업의 본질은 엄연히 존재한다.
단순히 하루하루 시간을 보내고 일당을 받는 일꾼이라 여길 수 있다. 반면에 1,000년의 세월을 인내할 멋진 성을 쌓는데 내가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여길 수도 있다. 이 둘은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든다. 우리의 행동은 생각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즉, 내가 일을 대하는 마인드셋에 따라 일에 대한 품질이나 성과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우리는 각자 멘탈모델(mental model)이라는 자신의 기준으로 판단한다. 리더는 직원들이 기존의 안전지대에서 벗어나 더 높은 목표를 세워 성취하도록 직원들이 새로운 생각을 하도록 선구자 역할을 하였다. 주변을 보면 경쟁사들의 활동을 쫓아가는 회사들이 많은데, 자신만의 시장을 만들고 타사가 따라오게 만드는 회사들도 있다. 후자의 회사를 게임체인저(game changer), 룰브레이커(rule breaker)로 묘사한다. 기존의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하는 기업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기업에 튼실한 가치철학이 있고 뚝심 있게 밀고 갈 때나 가능한 일이다.
비즈니스에 있어서는 풀어야 할 문제들도 산적했다. 그때마다 리더는 피하지 않고 용감하게 직시하고 해결해 나갔다. 그 모습에서 직원들은 리더의 카리스마를 느꼈고 영감을 받았을 것이며 희망을 보았을 것이다. 신제품 출시 없이 그렇게 수년간 매해 150% 이상의 성장을 만들 수 있었다(심지어 Covid-19시기에도 M사는 130% 이상의 성장을 이뤄냈다). 리더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위대한 생각..
[ 직원의 성공이 회사의 성공이다 ]
대부분의 회사들은 비즈니스 성과에만 집중한다. 그것만으로도 힘이 부치기 때문이다. 기업 오너는 대부분 더 많은 돈을 벌어 주머니에 넣고 싶어 한다. 전문 경영인(CEO)도 기업을 안정적으로 성장시켜 넉넉한 인센티브를 받으며 오너(회장)에게 인정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은 이들만의 노력으로 될 일이 아니다. 그 중심엔 직원이 있어야 한다. 결국 직원들이 만들어 내야 할 성과가 아닌가? 경영관점에서 살펴보면 다른 어떤 자본보다 인적자본(human capital)이 모방하기 가장 어렵다. 결국 기업의 지속가능성도 현재와 미래에 보유한 인적자본의 경쟁력으로 판가름 난다는 의미다. 직원이 성공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면 기업은 잘 될 수밖에 없는 이치다.
M사는 직원의 성공을 강조한다. "직원의 성공"의 의미는 오너십을 포함한다. 회사 일을 내 일로 생각한다면 주도성이 생길 수밖에 없고, 어떻게든 성공하려 든다. 이 과정에서 직원은 역량이 성장하고 나중에 필요한 리더로 성장한다. 이런 선순환이 지속되면 회사는 성공경험으로 넘쳐나고 일은 더 잘 될 수밖에 없다. 이겨본 사람이 이기는 방식을 이해하여 계속 이기는 것처럼, 성공해 본 사람이 성공하는 방식을 학습하고 계속 성공을 이어간다. 직원의 성공이 중요한 이유다. 이 얼마나 위대한 생각인가!
비전 실현의 연금술
"직원 동기부여"
전 직원이 세운 커다란 목표.. 그것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 조직이 성취했을 때, 조직의 집단효능감이 올라간다. 마치 피그말리온 효과처럼 더 큰 성공의 불씨가 되어 위닝 스피릿(winning spirit)을 만든다. 비전으로 가는 징검다리! 리더이니 그 커다란 목표를 이뤄 내도록 적절하게 동기부여를 시켜줘야 했을 것이다.
경로-목표이론(House, 1971)에 의하면 리더는 직원에게 돌아갈 보상을 명확히 제시함으로써 그들의 동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직원이 매년 해외여행을 간다는 것은 명확한 보상을 제시하여 외재적 동기를 유발하는 효과가 생긴다. 구성원 입장에서 만약 '더 큰 성취를 한다면 더 멋진 해외여행을 갈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형성하게 된다. 하지만 외재적 보상을 통해 즉각적으로 강력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자극이 필요하다는 맹점이 있어 주의할 필요도 있다.
내재적 동기 관점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경제 성장률이 낮고, 경쟁이 심한 외부 환경에서 해외여행을 갈 수 있는 회사라는 생각은 직원들 마음속에 자연스럽게 소속감을 키운다. 해외여행지를 선택하더라도 최대한 이색적이고 일반적으로 경험하기 쉽지 않은 곳을 테마로 기획해 현지에서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만들어 준다면 업무 창의성에도 높은 기여점이 있다. 사무실에 갇혀 어떤 신박한 아이디어가 톡 튀어나오기 쉽겠는가? 인간은 주변 환경의 자극을 통해 영감이 떠오른다. 다양한 경험 속에서 영감이 떠오르지, 무작정 영감을 받고자 노력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
회사의 비전은 구성원에게 늘 너무 멀거나 너무 높으며, 너무 추상적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해외여행처럼 구체적인 경험을 만들어 주면 비전이 현실이 되는구나 하고 인식을 높인다. 더 높은 이상을 향해 똘똘 뭉치는 구심점.. 리더는 적절한 이슈를 만들어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M사는 회사 대표부터 신입직원까지 여행 얘기를 많이 나눈다. 여행은 늘 우리에게 기쁨과 희망을 제공해 주는 좋은 주제이고,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갈 아름다운 여정이기 때문이다.
조직몰입은 말로 되는 게 아니다
직원들이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열정을 직무열의라고 한다. 직원들이 회사를 위하고 내 회사처럼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조직몰입이라고 한다. 그래서 애사심과 관련이 깊다. 애사심이 높다면 여러 긍정적인 현상이 생긴다. 시키지 않아도 하고, 남들이 꺼려하는 일도 마땅히 하려고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사심이란 강요나 압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화려한 말로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회사의 행동을 보고 그게 자랑스럽고 고맙고 필요할 때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이다.
꿈을 키우고 직원의 성공을 응원하고, 함께 다양한 경험을 나눌 수 있는 기회는 금전비용 이상의 큰 가치가 있다.
전 직원이 해외여행을 함께 떠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 회사는 안될 거야!!" 하고 미리 그 한계를 단정하고 포기한 것은 아닐까?
애사심이란 말이 아닌 회사의 행동을 통해 형성된다. 직원을 귀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고, 직원의 성공을 바라는 진실된 마음이 있어야 함을 M사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2025년 M사는 더 높은 목표를 성취한 후.. 독일로 전 직원이 함께 해외여행을 가겠노라 선언한 상태이다. 중세 도시의 모습 속에서 고성들이 많은 독일에서 M사는 과연 어떤 꿈과 비전을 함께 공유하고 미래에 어떤 성의 모습으로 기억될지 기대된다. 정말 멋진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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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사가 어디인지 궁금하시다면 따로 연락(이메일)주세요^^
Reference
House, R.J. (1971). A path goal theory of leader effectiveness.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16: 321-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