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효과성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
컨택트?
한국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이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10월은 지난 1년 동안 프로 스포츠의 최종 승자를 가리는 시즌이다. 그야말로 치열하고 냉정한 시기다.
스포츠는 스코어(점수) 게임이다. 야구에서 타석에 들어선 타자는 어떻게든 1루를 밟아야 득점의 기회가 생긴다. 홈을 밟아야 점수가 올라가는 단순한 규칙이다. 그런데 1루에 나가는 방법은 타자마다 다양하다. 누구는 볼과 스트라이크를 잘 구분하는... 매와 같은 선구안으로 포볼을 골라 출루에 성공할 수 있다. 또 누구는 안타를 많이 날리는.. 타율이 높은 전형적인 선수가 있다. 또 빠른 발을 이용한 히트 앤드 런(Hit & Run)을 하는 선수도.... 하지만 안타를 치려면 배트로 공을 맞추는 능력이 필요한데 이를 컨택트(contact) 능력이라 부른다. 컨택트 능력이 좋다면 안타 생산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컨택트는 높을수록 좋은 것이다. 한국 프로야구(KBO)에서는 컨택트능력이 워낙 출중해 빅리그(MLB) 진출에 성공한 이정후 선수가 대표적이다. 이정후의 스트라이크 존 타격률은 무려 97%이고, KBO 통상타율은 0.340였다(100번 타석에 들어서 34개의 안타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
리더십 교육..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까?
2024년 한 해 교육부의 예산은 100조이 넘는다. 이와 별개로 개별 기업들이 성과 향상을 위해 직원 역량개발에 쓰는 예산도 수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그 많은 예산 중에서 가장 많은 지출은 직무분야의 업스킬링(up-skilling) 그리고 리더십 영역이다.
과연 리더십 교육에 그 많은 돈을 쓰고 있는데, 실제로 그 효과는 얼마나 될까? 그리고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까? 첫 번째 질문은 오랜 숙제처럼 여겨져 왔지만 호기심에 비해 실체는 여전히 미약하다. 두 번째 질문은 방법적인 부분이라서 경험을 통해 많이 좁혀 가고 있는 듯하다.
세계적 리더십 그루! 마셜골드스미스 박사는 이 질문의 답을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각 기업의 중간 관리자부터 최고 경영자까지 총 11,480명의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과연 리더십 교육 후 실제 행동변화에 이르는 방법이 무엇인지 분석했다. 교육은 오프사이트 교육, 온사이트 코칭, 단기 및 장기 교육 프로그램, 내부 및 외부 코칭 교육 등이 제공되었다.
연구에 참여한 기업도 다양하고 방대하다. 항공우주 산업분야 1,528명, 금융 서비스 기업 175명, 전자 제조기업 258명, 서비스 기업 6,748명, 미디어 분야 354, 통신기업 281명, 제약 헬스케어 기업 2,060명, 하이테크 제조업 73명 등의 임원 및 팀장 이상급 관리자들이 참여했다. 이들로부터 총 8만 6,000건의 데이터가 수집되어 분석에 활용되었다.
교육 후 행동변화가 과연 얼마나 만들어졌는지 평가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 교육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리더십 효과성 평가는 사전에 선정된 동료와 이해관계자들(stakeholder)이 당사자들에 대해서 360도 피드백 평가 방식으로 했다. 우선순위를 동료들과 논의하며 정기적으로 피드백을 받는 방식으로 교육 후 행동변화를 측정했다.
연구결과 재밌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교육 후 주변에서 아무도 Follow up을 하지 않았을 때(Exhibit 1.)는 40%의 사람들이 행동변화(Perceived change)를 전혀 인식하지 못했고, 단지 20%의 사람만 한 개의 행동 변화가 인식됐다. Exhibit 2. 를 보면 주변 동료들이 Follow up을 조금씩 해주기 시작할 때 1개의 행동변화가 생기면서 긍정적인 변화가 더 많이 만들어진다.
Exhibit 4. 는 교육 후 “종종” follow up이 있을 때 한 개 이상의 행동변화가 만들어지고, 심지어 40% 이상의 사람들이 두 개의 행동변화를 인식했다. 앞선 도표와는 전혀 다른 그림으로 오른쪽(행동변화)으로 분포도가 이동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끝으로 Exhibit 5. 는 교육 후 정기적이고 일관된 follow up이 있을 때의 행동변화인데, 50%의 사람들에게서 세 개 이상의 행동변화가 만들어졌다.
이 연구의 시사점은 상당하다. 기업에서 교육 관련 일을 하는 스텝과 외부의 교육전문가들이 교육 후 무엇을 연결해야 할지 선명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첫째, 좋은 리더십 교육을 위해서는 리더십 교육에 참석하는 당사자 외에 이해당사자(stakeholer)가 프로그램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사후 follow up이 정기적으로 있어야 긍정적인 행동변화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행동변화가 없는 교육은 누구를 위한 교육인가. 하지만 실제 가장 중요한 이 단계가 생략되기 십상이다. 매니저와 1:1 면담이나 1:1 코칭이 방법적으로 효과적이다.
둘째, 교육의 임팩트는 중요하지만, 너무 교육 당일에만 의지해서는 곤란하다. 교육 전에 참가자들의 인식을 높이고 교육 후 내용에 대해 경험을 충분히 이어줘야 한다. 하지만 정작 우리의 현실은 교육 당일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방법으로는 기대한 리더십 행동변화를 만들기엔 역부족이다. 그래서 책임감 있는 교육자라면 이 부분을 놓치고 싶지 않아한다.
셋째, "이해와 실행"에 대한 잘못된 믿음을 내려놓아야 한다. 우리는 강의실에 앉아 강사의 말을 들으며 머리로 이해하는 것을 마치 실생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 고 착각을 한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그많은 자기 계발서와 인터넷 강의, 유튜브 구독 등으로 이해도는 높아질지 모른다. 하지만 그래서... 궁극적으로 나에게 필요한 행동변화에도 관여할까? 필자는 여러 가지의 자기 계발서를 볼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본인에게 꼭 필요한.. 이유 있는 단 몇 권을 골라 그걸 철저하게 실행해 보면서 행동화시켜 나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실행해 봄으로써 내 몸이 맞는 배움이 재탄생 되기 때문이다.
사람의 기억력은 오늘 학습한 내용을.. 내일이 되면 30% 이하만 기억한다. 다독의 함정에 빠지면 이해에만 너무 많은 시간을 쓰고 생각이 너무 복잡해 실행할 기회는 줄고 꺼려져 오히려 실행력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를 “다독의 역설”이라 생각한다.
자신을 변화시킬 수 없다면, 그 누구도 변화시킬 수 없다. 성공한 리더가 되려면 조직에서 늘 긍정적인 변화를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인간에게 변화란 끔찍이도 어려운 일이란 것이 문제다. 나 혼자서는 이 문제를 풀기가 참 어렵다. 그래서 이해 당사자들(동료, 매니저, 팀원 등)과 협력해 도움을 주고받아야 한다. 긍정적인 변화란 그 필요성을 받아들이고 서로 노력할 때에만 만들 수 있다. 규칙적이고 일정한 컨택이 있을 때 리더십 행동은 만들어진다.
Leadership is contact spor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