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보고서지만, 처음 접하면 흠칫할 내용들이 있다. 소비자에게 공개한 보고서라지만, 워낙 방대하고 전문적인 내용이 있어, 여기에는 이해하기 쉬운 핵심사항만 정리했다.
조사 결과는 크게 두가지로 구분되어 있다. EU 연합 농약조사 단독결과를 분석한 내용과 EU 연합 및 회원국의 농약조사 결과를 모두 합해 분석한 결과다.
EU 연합 농약조사는 12가지의 식품을 대상으로 했다. 사과, 양배추, 상추, 복숭아, 시금치, 딸기, 토마토, 귀리, 보리, 와인(적포도주 또는 백포도주), 소의 우유 및 돼지 지방에 대한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분이라면, 와인에도 농약이 있어? 삼겹살에도 농약이 있는거야? 우유는 어떻고? 하실 수도 있다. EU는 있다고 발표했다.
EU는 농약이 있고 없고도 중요하겠지만, 잔류된 농약 종류가 한가지만 있는가. 아니면 두가지 이상인가도 의미 있다고 판단했다. 전체 조사 대상 중 45%의 식품에서 한가지 이상의 농약성분이 검출되었다. 2%는 농약 잔류 허용치를 넘겼다. 우유에서는 잔류허용치 이상의 농약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우유나 돼지의 지방에서 DDT나 Dieldrin 같은 EU에선 허용되지 않는 농약이 검출되었는데, 이는 과거에 뿌린 농약의 유효성분이 아직까지 토양에 잔류되어, 오염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EU 연합조사와 회원국에서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를 합하면, 결과의 양상은 다소 달라진다. EU 단독조사 때 보다 높은 수치인 3.9%의 식품에서 잔류허용치를 초과했다.
유기농산물에서의 농약검출도 공개하였다. 86.9%의 유기농산물에선 농약검출이 없었다. 하지만 11.3%는 농약검출이 있었고, 1.3%에서는 허용기준치가 넘는 농약이 검출되었다. 0.5%는 허용되지 않는 농약이 나왔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화학농약뿐 아니라 자연계에서 농약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물질에 대해서는 유기농산물용 농약으로 등록시키고 관리한다.
축산물에서의 조사에서도 농약이 검출 되었는데, 농약허용 잔류량을 초과한 샘플 수는 0.6%였다. 벌꿀은 대략 20.4%에서 농약이 검출되었다. 그 중 0.9%는 허용치 이상의 농약이 검출되었고, 0.4%는 허용되지 않은 농약성분이 나왔다. 꿀벌은 의외로 농약에 대한 저항성이 강한 곤충일 수도 있겠다. 아니면 농약에 약한 꿀벌은 이미 도태된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두가지 이상의 농약성분이 검출된 결과를 분석한 결과, 가공되지 않은 농산물의 28%, 가공품의 16.8%에서 두 가지 이상 농약성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인에겐 생소한 ARfD에 대한 조사결과도 발표했다. ARfD는 24시간 또는 이내의 짧은 시간 동안, 건강상 위해성을 나타내지 않고 섭취할 수 있는 농약함량 정도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급성 위험이 나타날 수 있는 농약 잔류량의 경계점으로 생각하면 되겠다. 전체 샘플 중, AFfD를 초과할 정도로 농약 잔류량이 많은 식품은 많지 않았다. 다만, 그 순위는 사과 > 상추 > 복숭아 > 토마토 > 시금치 > 딸기 > 양배추 이다.
정리하자면, 2019년 기준 EU에선 벌꿀에서도 농약이 나왔고, 유기농산물에서도 농약 성분이 검출되었다. 우유와 돼지의 지방에선 금지된 농약성분도 일부 검출되었다. 게다가, 급성적인 위해성이 나타날 만큼 농약성분이 과다하게 잔류될 수 있는 1등 식품은, 껍질째 먹어야 건강에 좋다는 사과, 쌈싸먹는 상추가 그 뒤를 이었다. 위의 모든 내용은 EU 식품을 대상으로 한 조사한 결과임을 밝혀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