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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에 날개를 달자 Nov 16. 2022

남자, 남편의 본심이 궁금해?

남자의 교과서 (명로진)

남자들의 본심을 읽는다는 건 의외로 재미있는 일이다. 특히나 나처럼 남자(?)들에 둘러싸여 있는 사람이라면 특히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편과 두 사내아이들. 결혼하기 전까지 나는 주말을 굉장히 좋아했다. 아니 미치도록 사랑했다. 연애를 하든, 집에 있든 주말이라는 시간이 나에게 주는 축복은 대단(?)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나서 주말은.. 피곤함의 극치를 달리는 피곤의 또 다른 말이다. 남자 셋이 뭉쳐서(문제는 바로 이거다. 남자 셋이 뭉쳐서 자기들끼리 나가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좋아하지 않은 일 혹은 좋아하지 않는 장소에 고놈의 남자 셋이 어떻게든 나를 끌고(?) 나간다.) 나를 힘들게 했다. 왕성한 기운을 어떻게 할 수 없는 아이들은, 참 웃긴 게 무조건 온 가족이 나가는 것을 선호했다. 남자 셋이 나가 자기들끼리 좋아하는 운동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좋아하지도 않는 운동에 왜 나를 끼워 넣는지... ㅠㅠ 그뿐일까? 먹는 양은 또 얼마나 많은지, 주말에 이 남자들의 삼시 세끼를 해대느라 머리가 아팠다. 지금은 이 모든 시간이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지나갔지만, 성인이 된 남자아이들을 아는 것이 중요함을 안다.


결혼 전까지만 해도 나는 딸 부잣집의 둘째였기에 남자를 알지 못했고, 알고 싶지도 않았다. 남자는 당연(?)하게 여자를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가능하면 남자가 먼저 여자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마음 자체가 굉장히 이기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바로 아들 둘을 키우기 시작하면서였다. 어릴 때는 그나마 통제 가능했던 아이들이 커나가면서 도통 그 머릿속에 무엇이 들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나이는 어리지만 고것(?)들도 남자라고, 한 번에 두세 가지 일을 절대 하지 못한다. 나에게 가능한 일을 왜 이들은 못하는 것일까? 처음엔 그것 때문에 내가 피곤(?)했다. 하지만 점점 남자아이들, 혹은 남자들의 심리를 알아가면서 그들을 이해(?)하게 되었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이해가 아니라 그대로 인정한다는 말이 맞다. 나는 남자를 결코 이해할 수 없다. 다만 남자라는 속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렇게 인정하고 나니 남편과 내 아이들도 스트레스가 반 이상 줄게 되었다. 남자는 여자와 다른 뇌구조를 가졌고, 생각 자체가 나와 다르다는 것. 말 한마디를 해 놓고 그 의미까지 알기를 바라지 않는다. 특히 나는 생일이나 기념일을 그들이 알아주기 또한 바라지 않는다. 다만 기념일 일주일 전부터 대 놓고 이야기한다. 어떤 기념일이고, 나는 무엇을 갖고 싶다. 그럼 알아서 챙기고, 알아서 적당한 선을 제시한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기를 바란다는 것은 어리석다는 것을 알기에... 


그렇다면 남자의 본심은 과연 무엇일까? 여자는 전혀 모르고 남자는 차마 말 못 하는 것들이란 무엇일까? 이 책은 고단한 하루를 보내는 남자들의 46가지 본심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글쌔... 나는 남자를 많이 연구(?)해서였을까? 이젠 어느 정도 남자에 대해 안다고 자부해서 일까? 크게 말 못 할 것도 그렇다고 여자가 전혀 모르는 것도 아니다. 책에서 제시하는 단어의 또 다른 한 측면. 그 다른 측면의 반론을 제시할 여자들도 분명 있을 테니까.


다만 몇 가지는 남자의 심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아버지는 늘 밖의 세상에서 전쟁을 치르기 때문에 약한 자의 설움을 잘 안다. 약하다는 것은 곧 패배요, 죽음이다. 때문에 아버지는 아이에게 강함과 지혜를 요구한다. 어머니는? 아이가 생존하면 그만이다.” (88)

대화를 나눌 때 여자의 시계는 아주 느리게 간다. 그걸 명심해라. “얘기 좀 하자”는 말이 나오면 이후의 스케줄은 일찌감치 포기하는 게 낫다. “핵심만 말하라” “바쁘니까 빨리” “요점만 간단히”이런 어휘는 여자들의 사전에 없다. 남자들은 피곤하다 (100)

한국 남자들은 힘들다. 일 때문에 머리가 깨지고 어깨 위에 놓여 있는 가족들 때문에 허리가 휜다. 한 피로회복제 광고에서 “피로는 간 때문”이라고 노래한다. 그 광고를 볼 때마다 나도 모르게 “피로는 가족 때문”이라고 바꿔 부르게 된다. (103) 


모든 게 남자, 여자에 들어맞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내가 대화를 나눌 때, 길게 늘이는 걸 싫어하기 때문이다. 핵심만, 그러니까 하고 싶은 말이 뭐야? 늘 이렇게 말하니까. 다만 생각한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남자와 여자가 다르니 편을 가르자는 말은 아닐 것이다. 서로를 알아야 불필요한 싸움도 막을 수 있고, 불필요한 감정 소모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남자들은 이렇게 생각하면서 사는구나... 때론 사랑으로, 때론 측은지심으로, 때론 맞서 싸울 때라도 남자를 알아야 큰 화(?)를 당하지 않을 것이다. 남자들도 지금 최선을 다해 이 사회를 살아가는 거구나... 이렇게 위로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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