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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나다라봉 Jun 17. 2024

육아휴직은 이름 없는 육아로 시작했습니다.

그저 아이만의 시간을 찾아주는 일로 보내요.

육아휴직의 첫 목적. 아이의 루틴을 찾아주고 아이다운 아이시간을 갖게 하는 것.


엄마, 아빠의 사이클에 따라 7시 30분부터 오후 19시 30분까지 어린이집에 있었던 아이. 물론 잘 컸습니다.  먹고 자고 놀고, 먹놀잠 하는 시기가 지나고 세상에 관심이 있던 시기에 자신만의 놀이를 찾기도 했으니까요. 잘 먹고 잘 싸고, 하지 말아야 할 일과 위험한 일도 구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만 3세~4세가 되어가는 2024년의 봄. 아이는 더 구체적으로 원하는 것을 찾고 이야기할 수 있는 시기가 되었지요. 그리고 이젠 친구들의 영향도 받더라고요.


육아휴직하고 아이에게 찾아주고 싶었던 것은 바로 '이름 없는 육아'라고 불리는 생활 전반에 관한 것입니다. '책육아', '몬테소리육아' 이런 구체적인 방법론 말고요. 정말 말 그대로 아이만의 일상생활을 찾아주고 싶었어요.


첫 번째는, '밤잠'입니다. 엄마와 아빠를 만나고 저녁을 먹고 아이는 항상 11시 넘어 잠들었어요. 아침엔 물론 눈 뜨지 못했고요. 밤잠을 일찍 들 수 있게, 밤잠 시간을 확보해 주어야 아침도 스스로 눈 뜨고, 아침밥을 먹는다거나 하는 아침의 루틴을 만들어 주고 싶었어요. 아침이 없던 아이었거든요.


두 번째는, 자유 놀이 시간입니다.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물론 연장보육시간에 자유놀이였지만 한정된 공간, 선생님의 시간에 따라 움직여야 했죠. 친구들도 가면 타의적으로 혼자 남게 되고요. 그래서, 유치원 하원시간을 당기고, 엄마와 함께 놀이터에서 1시간 2시간을 보내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아이가 가고 싶은 곳, 먹고 싶은 곳 그리고 또래아이와 어울리는 것을 몸소 체험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고 싶었어요.


세 번째는, 엄마와 함께하는 나들이. 사실 아이 데리고 다니기에 평일 낮시간이 좋아요. 주말은 어딜 가나 사람이 많고 평일 저녁엔 이미 피곤한 상태의 아이기에 시간 활용이 적절하지 않았어요. 평일 낮은 일하는 엄마는 내기 힘든 시간이기도 하니, 낮시간을 잘 보낼 궁리를 합니다. 집 근처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영유아 대상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최근엔 개봉한 인사이드아웃 영화도 보고 왔네요. 더욱더 1~2시간씩 함께 즐길 수 있는 경험을 하려고 해요. 아쉬운 건  박물관이나 미술관 프로그램도 참여하고 싶은데! 보통 예약제로, 예약이 보통 일 아니더라고요. :)


이렇게 세 가지 측면을 염두에 두고 시간을 보냈어요. 약 두 달 반이 흘렀습니다. 결론적으로, 제 육아휴직은 정말 옳았어요. 48개월 전후로 아이들이 자아가 생기고, 또 스스로의 의견을 잘 말할 수 있는 시기여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이는 한결 편안한 감정상태를 유지하고, 엄마 아빠의 말의 의미도 잘 파악하려고 노력해요. 엄마인 저도 육아휴직 중, 마음이 더 편해서인지 아이에게 큰 소리를 내지 않을 여유가 생겼습니다. 닭이 먼저냐, 닭 알이 먼저냐 할 것 없이 가정이 편안해졌어요. 이것만으로도 지금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릅니다.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지니 아이의 성향도 더 파악하게 되었고요. 아이가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하는지 문제해결하는지 보고 돕고 있어요. 사실 그동안은 정말 아이에게 기본적인 도움만 주었던 것 같아요. 이제는 스스로 더 나아갈 수 있게 마음의 근육을 챙겨주려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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