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명철 May 25. 2024

까만 얼굴이 컴플렉스였던 아이

나의 컴플렉스 이야기

나는 어렸을때 까만 얼굴에 대한 컴플렉스가 있었다. 부모님과 할머니 말을 들어보면 태어날 때부터 까맣게 태어 난 것 같다. 내가 까맣다는 것을 인지한 건 스스로 한 게 아니라 친구들의 놀림이 시작됐을 때부터다. 친구들의 놀림은 중학교때부터였다. 그 당시 내 별명은 '흑인', '니그로', '초코우유' 등으로 까만걸 떠올릴 수 있는 것들 대부분은 내 별명이 되었다. 친한 친구들 무리에서 장난식으로 놀렸지만 심하게 놀릴때는 종종 상처가 되기도 했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는 학원에서 친구들이 불을 끄면서 '명철이 어딨냐? 얼굴이 까매서 안 보인다.'라고 놀렸을때다. 그 전에는 힘들지만 견딜만 한 수준이었지만 저때는 뭔가 왕따가 된 느낌이었고 많이 비참했던 기억이 있다. 다행히 당시 친구들은 타겟을 바꿔가면서 놀렸고 또 다른 친구에게 타겟이 넘어가서 더 큰 상처로는 안 남았다. (나는 당시 타겟이 다른 친구로 넘어간거에 안도했고 내가 당한만큼 다른 친구를 놀렸다. 참 치사하고 야비했다.)


그 시기 이후 나는 까만 얼굴에 대한 컴플렉스가 생겼고 하얗게 되고 싶었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는 미백기능이 있는 폼클렌징과 로션, 마스크팩을 찾아 썼고 비비크림을 바르고 다녔다. 화장품을 잘 몰랐고 꼼꼼하지도 않은 나는 비비크림을 어설프게 바르고 다녀서 종종 턱에 뭉쳐있거나 목에는 안 바르고 얼굴에만 발라서 얼굴이 둥둥 떠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때 친구들과 선배들이 턱뭉쳐있는 비비를 풀어주며 나를 '비비명철'이라고 불렀던 기억이 난다.



까만 얼굴에 대한 컴플렉스가 옅어진 건 '까만 얼굴도 괜찮구나'라고 느낀 이후였던 것 같다. 돌이켜보면 대학교 입학 이후 나는 그래도 친구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여자 형제도 없고 남고를 나와 여자와 어떻게 얘기를 해야되는지 모르는 쑥맥이었던 나에게 동기, 선배들이 먼저 다가와주었고 내 외모에 대해서 칭찬을 종종 해주었다. 군대를 다녀와서는 그 당시 신입생 중 가장 이쁜 후배에게 고백을 받았고 몇 명의 여자친구들도 사겼다. 이렇게 주변사람들이 까만 내 얼굴을 좋아해주는 걸 보고 '아 내 까만 얼굴이 그렇게 나쁜 얼굴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점점 하게 된 것 같다. 그렇게 내 얼굴색에 대한 컴플렉스는 점점 더 옅어져갔다. 


아직도 나는 내 얼굴이 많이 타면 탈수록 촌스러워보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릴때보다는 까만 얼굴에 대한 컴플렉스, 피해의식은 훨씬 많이 옅어졌다. 까만 얼굴을 하얗게 만들 방법이 없다는 걸 알았으며 까만 얼굴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는 걸, 오히려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그렇게 나를 사랑해준 사람들로부터 받은 기억들로 인해 나의 여러 컴플렉스 중 하나가 극복이 되었다.




작가의 이전글 이별 후 혼자 다녀온 일본여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