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생각하면서 정말 많은 고민들이 내 발목을 잡았다. 그 모든 것들은 결국 나의 '집착'이었다. '이런 삶이 정상적인 삶이야'라는 나의 집착들.
나는 올해 34살이다. 34살의 남자로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 집착이 변화를 두렵게 만들었다.
34살 남자면 곧 결혼을 해야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돈을 열심히 모아서 최소한 서울 근교의 전세집, 혹은 대출을 내서 59타입의 아파트는 하나 가지고 사놔야하지 않을까, 누구나 들으면 알법한 직장은 다니고있어야 하지 않을까, 월급을 최소한 400~500만원은 받아야 되지 않을까, 열심히 돈 모아서 4~5억까지는 가지고있어야 되지 않을까.
위와 같은 '이런 삶이 정상적인 삶이야, 이런 것들은 가지고 있어야해' 하는 집착들이 변화를 두렵게 만들었다. 지금 삶이 행복하지 않지만 이 삶을 벗어나기 힘들게 만들었다. 하지만 모두 집착일 뿐이다. 세상에 정해진 삶의 모습은 없고 정해진 규칙 또한 없다. '기준', '규칙'은 모두 세상이 만들어 놓은 것들이다. 필요한 건 '나만의 기준'이다. 그 기준의 옳고 그름은 없다. 자신이 정말 기쁘고 행복한 기준을 만들면 된다. 월 100만원을 벌어도 행복하다면 그것이 자신의 기준이고, 월 500만원을 벌어도 행복하다면 그것이 자신의 기준이다. 적게 벌고 많이 벌고의 문제가 아니다. 자신의 행복을 따르는 기준이 무엇인가가 중요하다.
세상의 기준을 따를때 불안은 적어진다. 남들과 다른 모습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분명 불안과 공포를 동반한다. 나만 다른 길로 간다는 것은 분명 어렵고 외로운 길이다. 그래서 어쩌면 혼자 갈 수 없는 길일지도 모르겠다.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과는 다르지만 나와 비슷한 길을 가는 사람들, 나보다 앞서간 사람들을 보고 동행해야 될지도 모르겠다. 멀리는 철학자, 예술가일 수도 있고 가까이는 스승,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일 수도 있다.
집착을 놓으면 편해진다. 집착을 놓은 만큼 자유의 틈이 생긴다. '이런 모습이 정상적인 삶이야' 라는 건 애초에 없다. 기쁨과 행복이 따르는 길이라면 그것이 정상적인 길이고 옳은 길이다. 집착을 놓는건 물론 어렵다. 집착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사회의 훈육, 분위기, 관습 등으로부터 쌓여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착이 원래 존재했던 것이 아니라 훈육과 관습 등이 쌓여 만들어진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집착을 조금씩 벗겨낼 수 있다. 그리고 집착이 벗겨진만큼 불안 또한 줄어들 것이다. 집착으로 만들어진 '정상적인 모습'은 없고 현재 내 삶을 그대로 긍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