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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명철 Mar 03. 2024

우리는 정말 하루에 8시간을 일하고 있을까?

내 마음대로 사회학

이제는 너무 많이 쓰여서 지겨운 말이 되었지만 워라벨은 중요하다. 노동하는 시간과 그 외에 주체로서 내 삶을 사는 시간의 밸런스는 중요하다. 지루하거나 힘들거나 한 노동의 시간과 나를 기쁘게 하는 시간 온전한 개인시간의 비율이 최소한 반반이거나, 개인시간이 많아야 개인이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일 자체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며 그걸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은 예외이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노동시간이 0이 순 없다. 많은 유산을 물려받은 극소수의 계층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사람은 노동을 통해 돈을 벌어야되고, 돈을 통해 생활을 유지해야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하루는 얼마나 노동시간과 개인시간이 균형이 잡혀 생계와 개인의 행복이 적절하게 조화되어 있을까? 이를 먼저 절대적 시간의 비율로 한번 생각해보자



먼저 하루는 24시간이고, 보통 회사들의 공식 근로시간이 8시간이 많기에 1/3은 노동시간, 1/3은 개인시간, 1/3은 수면시간으로 언뜻보면 꽤 균형잡힌 하루라고 보여진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조금 더 자세히 직장인의 하루를 들여다보자. 내가 다니는 회사는 8 to 5인 회사라 나는 출근하기 위해 6시 15분정도 일어나 씻고 준비해서 출근을 한다. 그리고 오후 5시10분쯤 퇴근해서 집에 도착하면 오후 6시 10분이 된다. 정확히 일어나서 12시간 만에 집에 도착한 것이다. 비단 나만 그런 것이 아니다. 내 친구는 9시 to 6시 회사에 다니지만 출근을 위해 아침 7시에 일어나고 퇴근하고 저녁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집에 도착한다. 아마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하루 평균 2시간 정도를 출퇴근 시간에 사용하기에 비슷한 경우가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공식 근로시간 8시간 외에 부가시간 4시간(출근 준비시간 1시간, 출퇴근 시간 2시간, 점심시간 1시간)을 직접적으로 노동을 하는 시간이 아니기 때문에 노동시간에 포함시키는게 맞는지에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노동시간과 근로시간 2개 중에 어디에 가까울지 보면 노동시간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노동시간과 개인시간의 구분을 해당 시간을 개인이 자유롭게 보낼 수 있는지, 즉 하기 싫으면 안할 수 있거나 자신이 원하는 형태로 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시간이 개인에게 기쁨으로 다가오는지로 구분한다고 생각하면 부가시간 4시간은 노동시간에 더 가깝고 이를 노동시간 혹은 '노동 준비시간'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노동준비 시간을 오스트리아 사회학자 '일리치'는 '그림자노동'이라고 부른다.)


그러면 다시 시간 배분을 해보자. 우리는 수면시간을 제외하고 16시간 중 12시간을 노동시간으로 쓰고 4시간 정도를 개인시간으로 가질 수 있다. 그리고 그 4시간도 집에와서 씻고 저녁먹고 하면 2~3시간만 남을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쓰면 좀 암울하긴 하다. 하지만 모든 문제는 사회의 탓은 아니다. 어떤 사회구조 속에서도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부분은 있고 노력으로 극복할 수는 있다. 하지만 전적으로 개인이 모든 걸 극복할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의 의미는 개인이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는 부분을 사회가 노력해달라고 주장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주장의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내가 아는 한에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부분은 투표권이다. (물론 이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지는 모르겠다.) 사회구조, 정책을 결정하는 정치인들 중 이런 구조를 조금이나마 바꿔줄 수 있는 정치인이 있었으면 좋겠고, 그들에게 투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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