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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명철 Mar 05. 2024

배달의민족의 4,000억원 영업이익을 어떻게 봐야될까?

내 마음대로 사회학

2022년 재무제표이긴 하지만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주)우아한형제들이 매출액 약 3조원, 영업이익 4,000억원을 기록했다. 배달시장이 코로나로 인해 특수를 누렸던 시기임을 고려하더라도 엄청난 성과이다.


배달의민족의 엄청난 영업이익은 무엇을 의미할까? 나는 배달의민족의 영업이익을 확인하고 첫 번째는 놀랍고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두 번째는 이 돈이 과연 누구한테서 번 돈일까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다들 알겠지만 배달의 민족의 매출은 대부분 자영업자들에게서 발생한다. 사용자로부터 발생하는 매출은 배민1을 통해 주문했을때 배달료만 있으며, 대부분의 매출은 자영업자들이 내는 광고료와 매출에 일정 부분을 나눠주는 수수료에서 나오는 것이다. 즉 자영업자들로부터 대부분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발생하는 것이다.


배달의민족이 사회에 나쁜 영향만을 끼치는 건 분명 아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주변에 어떤 가게들이 있는지 알기가 어려웠는데 손쉽게 가게를 찾고 주문할 수 있는 편리함을 주었다.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배달영업을 못하던 가게들을 배달영업까지 하게 만들어 주었고, 홍보방법을 몰랐던 가게들에게 소비자를 연결시켜주어 추가적인 수익을 만들 수 있게 해주었다. 소비자, 자영업자에게 모두 편익에게 편익을 주었기 때문에 스타트업임에도 불구하고 큰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장을 확대하면서 배달의민족은 이제 거의 독점적 위치로 갔기 때문에 상황은 달라졌다. 배달앱 시장이 초기일때 소비자들은 배달앱과 전화주문을 병행했다면 이제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앱을 통해서 주문을 한다. 즉, 점유율 1등인 배달의민족에 가게가 노출되지 않으면 소비자들에게 눈에 띌 수 있는 가능성이 확 줄어든 것이다. 이는 극단적으로 말하면 배달의민족에 입점을 안하거나 광고를 통해 노출하지 않으면 오프라인에 가게가 존재하더라도 실제로 소비자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가게가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잘 알기 때문에 자영업자들은 배달의민족에 많은 광고료와 수수료를 지불하면서 장사를 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이 돈을 벌지 마라는 것이 아니다. 소비자와 자영업자 모두에게 가치를 주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가로 돈을 버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시장점유율 1위인 거대기업이 되었고, 그들이 돈을 받고 있는 대상이 특히 사회적으로 약자라고 볼 수 있는 자영업자 대상이기 때문에 이는 사회적 문제로도 접근을 해야된다. 자영업자 한명들은 이제 배달의민족이 만든 룰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자체적으로 배달앱을 만들 수도 없고, 배달의민족을 안하고 전화주문으로만 받아서는 소비자를 만나기도 쉽지 않다. 그들의 생계가 걸린 문제인 것이다.


이제부터는 성장기업, 혁신기업에서 어떻게 하면 상생기업으로 가는지 지켜봐야 된다고 생각한다. 영업이익 4,000억원이라는 숫자를 배달의민족이 잘했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돈이 어떤 구조로 누구에게 받은 것인지를 생각하고 자영업자들로부터 과도하게 돈을 받고 있는지 생각을 해봐야된다. 독점적인 위치를 이용해서 자영업자들을 통해 영업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다 같이 잘 살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된다. 기업의 영업이익을 일부 줄이더라도 폐업율이 높은 영세한 자영업자들이 조금이라도 더 비용을 줄이고 가져갈 수 있게 해줘야된다. 그것을 기업이 자의적으로 하지 않는다면, 정부는 규제를 통해서라도 자영업자들을 위한 보호장치를 만들어야 된다.


플랫폼 사업자들은 독점이 되는 순간 파워가 막강해진다. 플랫폼은 다수의 사용자와 데이터가 모이면 새로운 경쟁자가 쉽게 등장하기 어렵고, 하나의 막강한 생태계가 되기 때문에 이들이 만든 룰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유럽 등은 플랫폼이 거대해지고 독점형태가 되면 플랫폼 규제법을 만들어서 과도한 이익 취득에 대해 제한을 두는 것이다.


아직 배달의민족이 흑자전환한지 1년 밖에 안됐고 코로나가 끝난 시점인 2023년의 실적을 지켜봐야 하지만 미리미리 준비는 해야된다. 그래야 자영업자들이 지금보다는 조금 더 나은 상황에서 밥벌이를 하고, 그것이 책임감 있는 사회, 그리고 일반 서민들이 더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안전성이 보장된 사회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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