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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라디오 Jay Radio Oct 17. 2020

[Radio]Report;인류의  만족에 대한 연구

결론은 있었다. 


연구진은 아주 오랜 기간 동안 다각적인 방면으로의 접근을 통해 하나의 결론에 이르렀으며 오늘 그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오늘 자정 전 세계에 이 연구의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었다. 


세상의 이목은 인도 델리대학교의 라주(Raju) 박사의 손에 들린 보고서에 어떤 내용이 포함되었는가에 있었다. 많은 언론은 그의 입을 통해 발표될 내용을 각국의 언론사로 전달하기 위해 카메라를 비추고 대기하고 있었다. 


이 연구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학자들을 중심으로 20세기 중반부터 시작되었다. 

이 연구의 내용이 철학적인 접근으로 밖에 풀어낼 수 없을지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서구에서는 그다지 큰 연구의 붐이 일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라주 박사는 단상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저희 연구진인 아주 오랜 기간 '왜 사람들은 새로운 물건을 탐하는가? 왜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는가?'에 대한 정답을 찾기 위해 오랜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


잠시 숨을 고른 라주 박사는 말을 이어갔다. 


"오늘 저희 연구의 결과 발표를 끝으로 인류가 그동안 해답을 찾지 못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드릴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이해를 돕기 위해 자료를 배포해 드립니다. 제 설명 이전에 자료의 전문을 각국의 언론사로 전송하셔도 무관합니다."


라주 박사가 손짓하자 하얀 가운을 입은 다수의 연구원들이 배석한 기자와 관계자들에게 한 장짜리 자료를 전달하기 시작했다. 종이를 받아 든 사람들로부터 장내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어떤 이는 안경을 고쳐쓰기도 했고, 펜을 꺼내어 동그라이를 치는 사람들도 있었다. 


라주 박사가 배포한 한 장의 종이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호기심(好寄心, Curiosity)'


장내의 웅성거림이 뚫고 프랑스 르몽드의 특파원이 물었다. 


"박사님! 이것뿐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라주 박사는 짧게 답변하고는 말을 이어갔다.


"인류는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소유하지 않아 왔습니다. 사실 물건이 갖고 있는 모든 활용을 할 수 있는 능력조차 없는 것이지요. 우리는 단순히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서 물건을 소유하는 것뿐입니다. 호기심. 그뿐입니다."


입을 굳게 다문 라주 박사의 앞으로 터져대는 플래시와 펜대를 치켜든 기자들의 질문이 포화처럼 쏟아졌다. 


긴 숨을 고른 라주 박사는 한마디를 덧 붙였다. 


"적당이 낡은 물건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을 때,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상으로 그동안의 연구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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