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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은영 Dec 16. 2024

그래도 꽤 잘하는 거

첫 자취의 기록 #3


나는 일명 '냉털(냉장고 털기)'라고 하는 잔반을 활용하여 맛있는 밥 해 먹기를 잘한다.

본가에서 가족들이랑 살면서도 주말에는 내가 한 끼 정도는 요리를 해서 다 같이 맛있게 먹었었다.


엄마를 닮아서 그런지 내가 만든 요리를 입에 한가득 넣어 먹고 맛있다는 말을 듣는 게 너무 좋았다.

안 먹어도 배부르다는 엄마의 말을 알게 된 요리의 재미.



우리 집은 대식가 집안이어서 냉장고에 항상 식재료들이 넘쳐났다.

내가 요리를 하게 된 것도 집에 남는 재료들로 새로운 요리를 도전해 볼 수 있어서였다.

또 맞벌이하시는 부모님을 위해 요리를 해보겠다는 생각도 있었기 때문이다.


볶음밥을 제일 많이 해 먹었던 것 같다.

우리 집 텃밭에는 항상 채소들이 가득해서 바로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이 많았다.

칼질은 아직도 잘 못하지만 열심히 다져서 만들어먹는 볶음밥을 좋아했다.

굴소스 하나만 넣어도, 채소들만 들어가도 맛있고 간단한 요리.


후에 나는 집에서 자란 가지로 만든 어향가지까지 만들어 먹는 사람이 되었다.

본가에서는 베이킹도 좋아해서 엄마가 좋아하시는 스콘을 자주 만들었었다.

부모님께서 내가 하는 요리를 좋아했었는데 제일 아쉬운 부분이다.



자취를 하고 나서는 시작할 공간이 없어서 베이킹은 2년 동안은 금지가 되어버렸다.

또 크기가 너무 작아 식재료들을 쟁여둘 수 없는 냉장고..

그래서 나는 딱 두 번 해 먹을 수 있는 양만큼만 사게 되었다.


작은 냉장고라서 냉털 할 생각은 없었지만 나는 1인 가구이기 때문에 뭐든지 남기 일쑤였다.

그래서 자취하고나서 제일 많이 한 요리도 당연 볶음밥이 되었다.

그렇지만 볶음밥이 아닌 음식을 하는 날은 너무 소중하다고 생각이 들어서

파마산 치즈가루까지 사서 스파게티를 만들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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