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끝에 얻어낸 인사이트
하... 저는 아직 준비가 덜 되었는데요. 머릿속에 정리도 덜 되었는데요. 시간이 다가오네요.
저를 미치게 하는 에일리언의 피부 컬러는 절 더 미치게 만들었어요.
도대체 이걸 분장하면 어떻게 되는 거지?? 의심하고 또 의심하고, 물어보고 또 물어보고...
핑크색 피부가 괜찮을까요?
우리에게 익숙한 외계인은 초록색인데... 아바타는 파랑... 핑크 외계인 본 적 있으세요? 이질감이 들지는 않을까요?
처음 시도하는 에일리언을 긍정적으로 풀기 위해 고민이 많았어요. 자꾸만 제 눈으로 봐야지 마음이 풀리는 이 집착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어요.
저는 또 미친 척하고 제 얼굴과 몸에 물감으로 실험합니다.
피피는 콜라보 준비를 매번 이렇게 고통스러운 변태처럼 해도 되는 걸까요?
이번 프로젝트의 고민은 사실 작년 9월부터 시작된 일인데요, 처음 한 장 내밀었던 에일리언 사진이 저에게 이렇게 큰 파장을 일으킬 줄은 몰랐어요.
표정, 대사, 연기와 춤이 되면서 분장이 가능하고 속옷을 입는 에일리언에 딱 맞는 감각적인 모델 구하기.
파자마 브랜드에서는 아마도 세계 최초? 이겠죠? 애니메이션 콘텐츠 시도. 음악은 당연히 이번에도 OST 제작이다!!
처음 시도해 보는 외계인 특수분장과 우주와 가상세계를 표현하는 VFX까지 새로운 시도가 많이 담겼습니다. 하나씩 풀어볼게요.
무슨 컬러를 잡아야 이것이 납득이 되려나... 민트다 민트! 무조건 민트!!!
민트를 중심으로 잡은 이유는 낯설지만 익숙한 외계인 같은 컬러는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었어요.
외계인의 등장으로 이질적이면서 보색의 컬러를 중심으로 뻗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엔 컬러 잡을 때에도 힘든 부분은 속옷의 컬러 매칭까지 다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이번 파자마는 등판에 주인공 베리의 캐릭터가 프린트되어 있습니다! 눈치 채셨을까요? 일러스트레이션 포함해서 짧은 애니메이션 영상은 모두 Ai로 만들었어요.
일러스트는 미드저니에서 만들었어요. 프롬프트를 계속해서 수정하며 무한대에 가깝게 돌린 결과 입니다 ㅜㅜ Ai가 발전했다는데 왜 이렇게 내 말만 안 들어 주는 걸까요? 이번 시즌 메인 컬러인 민트, 코발트 그린, 핑크, 퍼플을 섞어 상징적인 '외계인'스러운? 이미지가 표현되도록 제작했습니다.
완성에 가까운 얼굴의 표정과 프랑켄슈타인 수준의 프롬프트. 업스케일 하여 파자마 프린트 용으로도 하나 만들어 봅니다.
포토샵에서 망점효과를 사용해서 더욱 더 만화처럼, 그리고 1도 인쇄에 맞게 세팅해 줍니다.
애니메이션은 미드저니에서 만든 이미지를 가지고 소라에서 무한대에 가까운 작업을 했습니다. 프롬프트가 원하는 대로 표현이 안 되어서 200개 정도 만들고 부분을 골라서 썼던 기억이 나네요...
비하인드를 밝히자면 사실 국내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 업체에 의뢰를 했었는데 1분짜리 영상에 평균 제작비가 1~2억 정도 된다는 견적서를 받고... 눈물... ㅠ흑 예산이 많다면 욕심나는 퀄리티가 많습니다...
이번엔 또 어디서 찍어야 하나...
빨간 카페트가 필요한데, 이질적인 공간이면 좋겠고, 그리고 또 집 안의 느낌도 나야 하는데, 그리고 또 야외도 있어야 하고, 그리고 또 화장실 타일도 있어야 하는데...
원하는 게 너무 많죠? 잘 나와서 다행입니다..
저는 지금 제가 전국의 스튜디오를 다 뒤져 보고 찾아가 본 것 같아요. 그냥 만들까? 지어버려야 하나...?
에휴, 오버하지 말자. 예산은 정해져 있고, 그 안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야 합니다.
촬영 마지막까지 또 고민하고 고민한... 에일리언을 4명으로 하고 싶은데...
특수 분장 1명당 3시간, 분장에만 4명 하면 총 12시간? 촬영 시간을 감당할 수 있는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예산 안에서 할 수 있는가???
나는 젠틀몬스터가 될 수 있는가?? 그런 째스러운 느낌을 낼 수 있는가???
나는 에스파 뮤직비디오처럼 할 수 있는가??
아니 아니, 이 바보야!!!
피피의 색을 절대로 잃어버리면 안 돼!!!!!
누구처럼은 없다, 반드시 피피처럼 보여야 한다. (저희만의 기준입니돠;;;)
일단 '전국' 모든 모델들, 정말 한 명 한 명 다 만나보고, 대화도 해보고, 피팅도 해보고,
하루에 다섯 팀씩의 미팅을 쭉— 하면서 그 안에서도 마지막까지 고민하던 찰나—
어제 한국으로 온 나의 구세주 모델 릴리는, 몸매, 끼, 눈빛에 반해서 보자마자 생각도 안 하고 “릴리랑 하고 싶어요!!!” 캬!!
친구처럼 장난칠 수 있는 상대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크세니아와 함께 산다고? 그렇다면 바로 결정!
돌고래 유괴단과 같이 오픈한다고요??!!!!
아니 이럴 수가... 이 소식은 촬영 전 주에 알게 된 소식인데, 베리시가 돌고래 유괴단, 그리고 정호연 배우님과 함께 촬영을 하신다고요??? 그것도 피피의 오픈일과 동시에??? 이럴 수가...
그럼 피피의 이슈는 저 뒤로 보여지지 않을 것 같은데, 어쩌죠??
아무래도 몇십 억이 들어간 퀄리티와 저희와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요? 이것은 대기업과 싸우는 소상공인이라고 해야 하나... 그렇지만 이것도 한 기회닷!!!!!
돌고래와 피피는 같은 라인에 있다!! 보았느냐!! ㅋㅋㅋㅋ
기존에는 10일 피피 오픈, 13일 돌고래 오픈 이렇게 잡혀 있었지만 피피가 20일로 밀려났습니다.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그 주에 템버린즈 변우석! 베리시 돌고래 정호연! 젠틀몬스터 에스파! 이렇게 다 오픈하더라고요.
비슷한 콘셉트에 조명으로 멋있게 파란색으로 만든 변우석님을 보고 머리를 댕~ 맞았어요. 왜냐면 저는 사실 아날로그를 더 좋아해요… 옛날 사람인가 봐요. 좋게 말하면 장인 정신??? ㅋㅋㅋㅋ 핑크색으로 한 땀 한 땀 다 칠해버린 찐텐... 나는 무엇인가... ㅋㅋㅋ 에효.
다른 브랜드가 이러거나 말거나 저희는 그저 저희의 길을 가기도 바빠요. 밤새도록 편집을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컬러 수정, 그래픽 수정... 할 게 너무 많았어요.
마지막엔 밤을 너무 새버렸을까요... 결국 번아웃이 오고 맙니다... 사실은 지나고 나서 알았어요. 힘들 겨를도 없었거든요..
지금 뒤돌아보면 정답이 보이지만, 당시만 해도 헷갈리는 게 많았어요.
외계인? 콘셉트는 확정되었는데… 처음엔 어떤 종류의 외계인인지 전혀 상상이 되지 않았거든요. 외계인이라는 걸 표현해 줘야 하나? 직접적으로? 아니면 귀엽게? 아니면 여성스럽게? 만화책 타이틀처럼? 3D로? SF 느낌으로? 패션 브랜드? 에스파처럼? 레트로 외계인? 슈렉처럼?
어려운 고민과 시행착오를 거치며 우리의 외계인이 누군지 결국 알게 되었어요... 힘듦...
“여기 뭐하는 데에요? 브랜드인가요?”
요즘 퍼즈플리즈가 무슨 브랜드인지, 영상 콘텐츠 제작 업체인지, 쇼핑몰인지, 브랜딩 에이전시인지 DM으로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아요.
우리끼리만 열심히 하는것보다 명확하게 무엇을 하는지 잘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021년부터 2025년까지의 사회 현상과 피피가 느꼈던 감정과 나름대로의 해석을 결합하여 캠페인을 만들었죠.
피피가 하고 싶은 것과 고객이 좋아하는 것 중 어떤 것을 해야 할까요?
2026년의 새로운 방향성은 조금 더 가볍고 유쾌한 ‘스낵 컬처’ 느낌으로 접근하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다음 뉴스레터에서 또 자세히 다루어 볼게요.
창업 5년을 돌아보면, 퍼즈플리즈는 늘 피피의 진짜 모습 그대로를 담아내려고 노력해 왔어요.
그렇지만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아요. 디자이너가 창업해서 그런 걸까요? 피피의 한계가 브랜드의 한계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앞으로도 더 큰 도약을 이루려면, 피피가 먼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브랜드도 함께 성장하는 것 같아요.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도전을 하려고 합니다. ㅎㅎㅎ 응원해 주실 거죠?
All inspiration comes from home.
Home ─ Inspiration
NEXT> 다음 화에는 ''퍼즈플리즈 2026 신사업 계획안 " (이)가 이어집니다.
패션, 브랜딩, 그래픽디자인, 영상제작, 액세서리, 슈즈, 조명, 음악, 수다쟁이 등 분야를 막론하고 함께 친구가 될 브랜드 혹은 사람들을 찾고 있어요. 함께 이야기해 나가면서 성장하고 싶다면 언제든 댓글 주세요!
피피 뉴스레터 구독하기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81254
퍼즈플리즈 공식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pauseplease.official/
퍼즈플리즈 공식 온라인 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