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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정민 Jan 12. 2024

"쓰고, 말하고, 듣기 언어와 문자의 진화"


우리는 지구라는 행성의 어떤 곳에서 삶을 살아간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가 우리를 담는 어떤 용기인 것처럼 지구를 담는 용기는 우주라는 사실을 옛 선조들은 어림잡아 추측해 볼 수 있었을 것이다.  하늘에 떠있는 무수한 별들의 정체를 우리는 알고 있다. 우주의 어느 한 곳에 있는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이라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이런 지식이 없던 과거의 조상들은 반짝이는 별을 보며 굉장히 주관적으로 해석했을 것이다. 하늘이라는 천장에 붙어있는 반짝이는 어떤 점으로 해석했을 수도 있고, 자신이 믿는 신앙과 관련지어 해석을 했을 수도 있다. 혹은, 별을 '신'처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일도 있었을 수 있다. 우리는 우리가 정확하게 알 수 없는 현상에 대해서 경험했거나 알고 있던 지식과 습관을 기반으로 추측을 한다. 그로 인해, 우리는 대부분 잘못된 해석을 한다. 만약, 우리의 직관과 어림잡은 추측만으로 우리 주위에 일어나는 대부분의 현상의 인과관계를 정확하게 꿰뚫을 수 있었으면 수학과 과학 같은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학문이 필요하지 않았을 수 있다. 우리가 받아들인 불완전한 정보와 섣부르게 어림잡은 추측은 실제현상의 인과와 상당히 다른 가정을 유발하게 된다. 만약, 미묘한 오차에도 다양한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기후와 같은 복잡한 시스템에서는 심각한 결과차이를 보여준다.

예컨대 날씨, 작물의 성장, 생명체의 온도등과 관련한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현상에 대해서는 초기의 오류가 심각한 결과의 차이를 만들어 도출된 데이터를 신뢰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버린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호(부호화)를 통한 수학과 과학 등의 자연계의 규칙들을 다루는 학문은 객관적이고 정확한 측정을 위한 고차원적 인지과정을 위해 만들어졌다. 이 말은 즉슨, 우리의 인지과정을 명백히 문자와 계산으로 객관화하고 서로 다른 사람들 사이의 언어적 연결이 복잡한 피드백 네트워크를 만들어 계속하여 타인에 의한 평가 및 수정을 겪고 추측과 판단을 스스로 재평가할 수 있게 됨으로써( 감각기관을 활용할 수 있는 종이, 석고 등과 같은 피조물에 기입함으로써 타인과 뇌의 데이터 영역을 공유하고 상호보완 할 수 있게 만든다) 뇌의 인지 메커니즘의 맹점을 보완할 수 있게 된다. 문자의 활용은 구어와 같이 구강을 통한 청각적 정보의 전달과 달리 시각적 정보를 활용함으로써 물질의 영속성에 기인할 수 있고 정보의 장기 존속을 가능케 하며, 물질의 정보복제 및 물리적인 전달 용이하게 할 수 있다. 단순하고 빠르게 전달해야 하는 정보는 구어가 유리하지만 복잡한 내용이 포함된 정보나 느리더라도 중요한 정보는 정확도가 유지된 상태로 전달되어야 하기에 물질에 각인된 글자의 상태로 전달하는 것이 유리하다. 글자, 그 자체는 우리의 구어를 시각적으로 추상화시키고 이에 대한 해석을 문자해독과 같은 후천적 학습을 통해 배운 후에 적용시킬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문자와 문자를 구분 짓기 위해선 일정한 거리의 공백이 필요하다. 마치 나와 타인을 구분 짓기 위해선 생김새가 다르고 거리가 존재하며 말투가 다르듯이 말이다. 영어와 한글, 중국어 간체와 번체, 각 나라의 문자의 생김새는 각 언어를 구분하기 위함도 있으며, 문화적 특성을 반영하거나 국가의 역사적 변천과정을 겪을 결과일 수 있다. 상형문자로부터 시작하여 모음과 자음에 이르기까지 분명히, 우리의 뇌는 언어의 학습에 적합하도록 수 만년을 거쳐 진화되었다. 상형문자는 동물과 식물 우리 주위의 생물과 환경의 형상을 본떠 만들어졌기 때문에 익숙하고 적응된 형체를 식별할 수 있으므로 장기적인 학습 없이도 해석이 가능하다. 이는, 사냥으로 인한 학습할 시간이 적었던 수렵인 시절 인류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한 수단이었을 수 있다. 자음과 모음은 더 이상 사냥과 수렵이 기계화되고 전문화된 현대인류에게는 장기적인 학습시간이 확보가 되었기 때문에 더욱 추상적이고 체계적인 언어 사용이 가능해졌다. 그렇지만 많은 언어적인 약속과 유아기의 많은 언어 접촉이 이루어져야만 언어를 온전히 활용할 수 있다.

수 만년 뒤 지금의 언어보다 더욱더 발달한 언어는 얼마나 단순함과 복잡함을 동시에 지니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인류가 계속 존재하는 한 언어는 시대에 맞게 발달하고 우리의 인지 메커니즘도 변화할 것이며 문자의 표현방식에도 분명 차이도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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