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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 Mar 03. 2024

3월을 시작하며 응원을 다지며.



© lukephotography, 출처 Unsplash



오늘도 새벽미사였다.


눈을 뜨니 6시 15분. 망설일 틈이 없다. 얼른 옷갈아입고 주일 숙제 마무리하기.


얼른 마무리해야 하루종일 내 마음이 편안하니까.^^




미사를 드리며 문득 몇 해 전 하염없이 성당에 앉아 눈물흘리던 때가 기억났다.


아마도 내일을 앞두고


지나간 그 시간들이 기억나서였겠지...


그 두려웠던 시간들도 이미 지나갔고


아이들을 키우느라 숨쉴틈 없던 그 때도 이미 지나갔다.



지나고 생각해보면


아이들이 하염없이 예뻤던 시기였는데


그 아이들만 봐도 배부르던 시기였을텐데


난 무엇이 그리도 힘들어서 괴로웠었나.



직업에서도


닳고 닳아서인가..



이제서야 생각해보면


별일도 아닌데


그렇게 속상해서


풀 곳이 없어 멍하니 성당에 앉아있을 수밖에 없었나



새삼 신기하게까지 느껴졌다.



아마도 30대란 나에게 그랬던 시기였나보다.


20대 중반 이제서야 세상에 한 발을 디디고 모든 것이 내가 펼치는 대로 이루어질 것이란 상상으로 꿈에 부풀어있던 시기에


남들이 하는 것처럼 나도 해야한다는 생각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만 바라보는 아이가 있으니 그 모든 꿈들을 접어둔 채,


아이를 키우는 데에 내 모든 것을 갈아넣고


그와 동시에 나의 꿈은 어디갔나 궁금했었고


아이를 키우는 데에는 내가 모르는 것 천지였어서 어디에 의지해야할지 몰랐어서 더 힘들었고


결혼한지 얼마되지 않아 남편과의 간극은 컸었기에 어떻게 맞추어야할지도 몰랐었던



그 어떤것도 내 맘대로 되지 않았던 그 시기. 그 시기가 나에겐 30대였지 않았을까.



그 시기를 어떻게 겪어왔는지 이젠 돌아가기도 싫고 기억하기도 싫다.



하지만 그 시기를 어떻게 지나왔던지 상관없이 그 시기를 지나왔기에


이젠 동글동글한 내가 되었고


아이를 키우는 데에도 아이와 나와의 간극이 좁혀져 눈빛만 보면 알게되는 사이가 되었고


남편과의 사이에서도 서로에 대해 익숙해져 이젠 서로 조심해야하는 부분을 알게 되었으며


직업적인 부분에서도 어떤 부분에서는 어떻게 해야할지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 내가 되었다.



그리하여 이젠 어떤 일을 겪던 30대에 일을 겪을 때마다 막막했던 그 기분이 줄어들었으며


융통성있게, 허허하며 지나갈 수 있는 지금이 되었다.



참 슬픈 건


이제는 좀 편안하게 살 만한데


그 사이 내 얼굴엔 주름이 많아졌고


티비를 볼 때마다 이젠 모든 아이들이 나보다 훨씬 어려졌으며


30대 아이들을 볼 때마다 '애기'로 보이는 나이가 나도 모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내 마음은 아직 20대인것 같은데 말이다.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다시 그런 상황을 맞닥뜨려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주변에 묻고


혼자 성당에 가서 눈물을 철철 흘리고


어떻게 해야할지 잠 못이루는 그 밤은 더이상 싫다.



하지만 그 때의 젊음과 나의 열정이 그립다.



내일부터 다시 시작이다.


참 잠 안올 것 같은 오늘이다.




이젠 익숙했지만


20대 나는 어떤 생각을 했었나


30대 나는 어떤 생각을 했었나


50대의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3월을 맞이할 것인가


생각해보며 내일을 시작하려고 한다.



익숙한 오늘이지만


어제보단 훨씬 발전된 오늘을 보내면


좀 더 빛나는 내일이 오겠지?^^



오늘도 화이팅이다!!


내일부터는 더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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