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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 Dec 18. 2023

엄마의 지금이 나의 미래

40대 우리 엄마의 모습이 떠올랐다. 항상 엄청 바빴는데 매일 어디가 아프고, 그곳이 다 나으면 또 다른 곳이 아프고..

1년 내내 엄마는 바쁨과 아픔을 함께 갖고 있었다.

그만 좀 아프지 그만 좀 바쁘지 생각하며 난 커서 엄마와는 다르게 살아야지 했다.  


매일 일거리를 한껏 싸들고 오는 엄마의 모습이 싫었다.

지금 난 절대로 직장 밖으로 남은 일을 들고 퇴근하지 않는다.

매일 아프다고 1년내내 쉰목소리내는 엄마의 모습이 싫었다

지금 난 아파도 안아프다고 말안하려고 노력 해본다.


하지만 그 뿐.

문득 나의 모습을 보니 그때의 엄마와 지금의 내가 너무도 같다.

일거리만 안 가져올 뿐

머릿속엔 항상 직장일이 가득 들어있고

몸이 돌아가며 아프고, 가족에게 징징대기나 하고 있다.

정말 속상한 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진짜로 아프다는 것.


아마도 그때의 엄마도 그랬겠지




40대의 엄마가 외할머니의 어떠한 모습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을 때를 생각해본다.

충격적인 것은 그때의 외할머니 모습이 이제 70대가 된 지금 엄마의 모습과 같다. 나도 지금의 엄마가 못마땅할 때가 많다.

우리 엄마도 그때의 외할머니가 못마땅했으면서 왜 그때의 할머니와 똑같을까 생각해본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병력 마저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외할머니와 엄마는 비슷하다.


그렇다면 지금 엄마의 모습은 나의 미래이고 엄마의 병력도 나의 미래이고.....

아무리 내가 그 모습을 닮고 싶지 않다고 하더라도 난 나도 모르게 닮아있을 것이고

내 딸이 나의 모습을 보며 지금의 나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


엄마의 못마땅한 모습이 훗날 나의 모습이 되지않도록

난 어떤 것을 노력해야할지 고민해본다.



더 건강할것?

일보다는 우리가족을 더 많이 돌볼것?

아이들에게 설거지하는 뒷모습보단 웃는 얼굴을 많이 보여줄것..?


그럼에도 이미 난 아이들에게 집안일하는 뒷모습을 참으로 많이 보여줬고

바빠죽겠다는 나의 모습을 많이도 보여줬다

거기다 난 오늘도 조퇴해서 병원이다

ㅠㅠ



그럼에도 다짐해본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모습의 70대가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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