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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 Mar 28. 2023

부모란 어떤 존재인가.

아이가 원하는 모든 것을 들어주면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는


으레 학원을 다니지 않는다고 하면 보통은 집에서 문제집을 풀리거나 복습을 함께 하는 등 다른 활동을 함께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이는 하루 종일 넷플릭스 - 나는 신이다, 글로리 까지도-에 심취해있으며, 늦은 밤 2시까지 아이패드로 그것을 시청하다가 잠이 든다. 그다음 날은 하루 종일 졸려 하고 멍 때리기 일쑤다. 아이의 자존감은 '전 학원을 다니지 않아서 공부를 못해요.', '전 학원을 다니지 않아서 친구가 없어요.'라는 말을 하며 바닥을 치고 있다.



마침 좋은 기회가 되어 그 아이의 어머님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아이가 말할 때까지 전 기다리고 있어요.


라고 얘기하시는 어머니.


아이가 어느 정도로 미디어를 시청하고 있는지 아시냐는 물음에(아이는 오후 3시~새벽 2시까지 아이패드로 동영상을 시청한다고 얘기했었다..)


"물론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12시 30분 이후부터는 미디어를 시청하지 않고 저와 대화를 나눕니다. 처음에는 문제집을 여러 권 사두고 함께 풀었는데 그것이 조금은 흐지부지되고 있습니다."


라고 대답하신다. 그러고는 그 아이를 키우면서 가지고 있는 철학을 나에게 길게 얘기해 주신다.




하지만. 물론. 아이가 지금 괜찮으면 어머님과 이런 이야기를 나누지도 않았을 것이고, 다른 아이들과 다른 생활을 하게 한 어머님을 응원했을 것이다. 그러나 감히 판단컨대, 부모님이 아이에게 '자유'라는 명목하에 '방임'하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아이가 언젠가는 학원을 가겠다고, 공부하겠다고 말하겠지..
그때까지 가만히 아이를 그냥 두겠다.
하루에 몇 시간이고 상관없이 미디어를 시청하게 두겠다.
그것을 시청하지 않으면 친구들이 없어진다고 하니 청소년 시청불가라도 보도록 두겠다.
12시 30분까지는 미디어 시청을 하지만 그 이후에 나와 많은 대화를 하니 괜찮다.



어머님의 말을 오래도록 듣고 아이의 현재 생활이 어떤지, 마음이 어떤지 상세히 알려드렸다. 또, 아이의 생활을 감히 판단하기는 그렇지만 옳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해버렸다. 조금은 놀란 눈치다. 아이에게 어떠한 부모가 되면 좋을지 말해버렸다.



              - 아이가 자기주도적으로 생활할 수 있게 도와줄 것

- 미디어 시청 시간이 너무 길고, 자극적이고, 그것이 아이의 일상생활을 넘보고 있으므로 아이가 건강하게 생각할 수 있게 다른 활동을 하여 많은 경험할 수 있게 해줄 것.            

- 아이가 공부를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며 자존감이 낮으나,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행동을 전혀 하지 않으므로 직접적으로 행동하기 위한 동기 부여를 할 것.(함께 계획을 세워 그것을 지켜나가는 보람을 느끼게 해줄 것)

- 현재 다른 친구들과의 공감대가 지극히 낮은 상태. 다른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을 아이는 전혀 가지지 않고 있으며, 그로 인해 다른 친구들과의 대화가 재미없게 여겨질 수밖에 없는 상태. 학원이라는 시스템 말고도 다른 친구들과의 공감대를 쌓을 만한 경험을 가정에서도 해줄 수 있으니 그렇게라도 할 것.            





내가 뭐라고. 그러나 지금 그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통제할 수 있는 능력', 친구를 사귀고 싶다면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고 더 이상 두고만 보는 것도 내가 할 일은 아니란 생각에서였다.



'부모란 아이에게 어떤 존재인가'




이번 대화를 통하여 생각해 보았다.

아이가 좋아하니까 아이가 원하는 생활을 계속할 수 있게 뿌듯해하며 지켜보며 잘한다잘한다 얘기만 해주면

최고의 부모가 될 수 있는가?



단정 지어 말하건대.

부모, 선생이란

아이가 앞으로 펼쳐질 인생을

먼. 저. 경험해 보고 경험해 본 결과를 아이에게 전달해 주고

아이가 바른길을 갈 수 있게 길을 설정해 주고,

아이가 가는 길에 불을 비춰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모든 것을 알고 있지는 않다.

더구나 미디어, 게임 등 어른들의 눈으로 바라보기에도 '중독'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것은

어른의 차원에서 통제하고,

되도록 적게 만날 수 있도록 절제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대화를 통해 아이가 얼마나 바뀔지는 모르겠다.

아이가 원하는 친구, 아이가 원하는 환경이 되려면

이제는 아이 주변의 대부분을 바꿔야만 하는 것이라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인식도 서서히 바뀌어야만 하는 것이라

하루아침에 변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조금씩 변하다 보면 - 만약 아이가 지금의 상태가 될 때까지 1년이 걸렸다면, 바뀌기 시작한 지 1년이 지나다 보면-

언젠가는 부모님과 아이가 원하는 그곳에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 아이와 그 아이의 부모님과 내가.

원하는 그 길로

아이가 차츰 자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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