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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 Nov 26. 2022

넌 소중한 사람이란다. 넌 존중받을 만한 아이란다

아들 육아의 고민


나꿍이에게 그렇게 대하고 있는

친구란 녀석의 행동을 보고 있자니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야 공 가져와


야 신발 이렇게 정리하면 어떻게 해!


저 쓰레기는 네가 버려라



욕지거리가 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았다

더 화가 나는 것은

자신에게 그렇게 대하고 있는 친구에게

그저



그래 미안해




라고 하는 나꿍이의 태도였다



그제야

왜 까꿍이가 그 아이에 대해

오랜 시간 동안

예의가 없다느니 4, 5학년 사이에서도 유명하다느니

같이 축구를 할 때면 그 아이가 모든 규칙을 정한다느니


그런 말을 해왔었는지 이해가 됐다




그 말을 듣고도 그저 내가 보지 않았으니까,

그래도 나꿍이가 좋아하는 친구고, 나꿍이랑 함께 축구를 하는 친구니까

라며 애써 괜찮다고

눈감고 싶었나 보다​



헤어질 때까지 인사조차 나에게 제대로 인사하지 않고, 나꿍이에게조차 인사하지 않는 그 아이를 보며

나도 모르게

나꿍이에게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해버렸다


앞으로 저 아이와 놀지 마



낳아서 한 번도 나꿍이에게 그렇게 대했던 적이 없다.

비꿍이도 나꿍이에게 그렇게 대했던 적이 없다.

까꿍이조차도 나꿍이를 그렇게 대했다면 나에게 동생을 존중하지 않는다며 호되게 혼냈었다.



그런데 밖에서 그런 것을 당하고도

고분 대고 있다니.



그 아이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중 엄석대 같은 아이였다.


그 아이와 헤어지고 더 화가 나기 시작했다.

기분 나쁘지 않았냐는 나의 물음에

나꿍이는 "괜찮은데..? 뭐가 잘못됐어, 엄마?"

라고 대답한다...

그러더니 한참을 생각하더니

괜히 나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왜 미안하냐니까 이유도 모른다.


그냥
엄마가 나때문에 화가 났으니까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오늘은 기분이 나빴던 것 같아




무엇이 잘못됐을까.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고민이 되었다.

그 아이가 나꿍이에게 어떻게 대했든

나꿍이에게는 소중한 친구였을것이고

이제껏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면

나꿍이에게 굉장히 나의 행동은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

엄마가 오늘 화가 났던 이유는
네가 친구에게 존중받지 못했기 때문이야.
그 누구도 너에게 그렇게 말하고 행동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거야.

앞으로 그런 일이 있다면
엄마는 또다시 오늘과 같이 화가 날 것 같아.

넌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엄마 아빠 아들이야.
네가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못생겼든 잘생겼든
그 어떤 것과 상관없이
그저 엄마 아빠의 아들이란 사실 하나만으로도
존중받아야만 해

주변 사람들이 너에게 함부로 대할 때
네가 그걸 아무 생각 없이 인정하고
그래, 알겠어
라고 받아들인다면
그 사람들은 너를 그렇게 대해도 된다고 생각할 거야.

그러니 앞으로 그런 일이 있다면
싫어
그렇게 얘기하면 안 된다
나 기분나쁘다
라고 확실히 너의 기분을 말해주길 바래.



어젯밤 일이었다..

내가 나의 의지대로

아이의 친구를 떼어놓으려고 해도

그것이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안다.

앞으로도 내가 모를, 이런 일들은 굉장히 많을 것이다.



나꿍이에게 필요한 것은

결국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이고

난 그 능력을 키워주어야 한 한다.




어떻게 하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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