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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쉬리 Dec 06. 2022

어떤 운동보다 리듬감이 중요해

애키우던 아줌마의 복싱 도전기 

간혹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종목의 스포츠에서도 굉장한 리듬감과 유연함을 보게 될 때가 있다 


가령 야구에서 몸이 거대해 보였던 1루수가 한 발은 베이스에 태그하고 다른 한 발을 앞으로 쭉 뻗어 거의 일자 다리 찢기를 하는 정도의 자세로 유격수의 볼을 캐치할 때라던지, 

농구의 공격수가 드리블을 할 때 춤을 추듯 볼을 튀기며 수비수를 피해 돌아 나가는 것 등 

생각지도 않았던 부분에서 몸에 배어 자연스럽게 나오는 리듬감, 부드러운 유연함을 볼 수가 있었다 


복싱도 그렇다 


강한 펀치와 상대의 공격을 피하거나 막는 방어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복싱에서,

리듬감과 유연성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느끼게 되었다 

1 대 1 미트를 할 때에 기본 스탭을 뛰면서도 몸이 굳어 있으면 상대의 공격에 재빠른 방어를 하기 어렵다 


언제든 피하거나 막을 수 있도록, 언제든 잽을 날리며 상대와의 거리를 측정하고 공격을 날릴 수 있도록 리듬감 있게 기본 스탭을 뛰어야 한다 


개그가 가미된 복싱 영상을 보면 촐랑거린다 느낄 정도로 스탭을 밟으면서 얼굴 쪽에 가드를 세우고 하체보다는 골반위 상체를 유연하게 움직이는 걸 볼 수 있다 

언제든 더킹이나 위빙 등의 방어 동작으로 바로 연결 될 수 있도록 몸을 풀고있는 동작이라고 할 수 있다 


복싱을 배우지 않았을 때는 몰랐던 동작들이 이제는 어떤 이유에서 저런 자세를 취하는지, 이런 움직임을 하는지 알게 되니 눈에 잘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 체육관에서는 복싱 수업뿐만이 아니라 일주일에 각기 다른 웨이트 수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는데 그중에 '스피드 & 민첩성' 수업을 진행할 때 보면 확연히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축구팀에서 훈련할때 많이 보았던 바닥 사다리를 놓고 심폐 운동을 할 때에 보면 복싱에서 몸과 스탭이 가볍고 리듬을 잘 타는 사람은 이 운동 또한 쉽게 해낸다 

사다리를 원 스탭-투 스탭으로 빠르게 달려나가기, 사이드 스탭으로 사다리 좌우를 오가며 달려나가기, 한 발만 뺐다가 넣었다가를 반복하며 달리기 등 여러 가지 코스가 있는데 생각보다 박자를 맞추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리듬감 없는 단순한 운동신경과 체력만으로는 쉽게 하지 못하는 동작들이 많아서 그런듯하다 


복싱을 하며 점점 심화된 기술을 구사하기 시작할 때는 빠른 속도도 중요하지만 자세나 폼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몸에 유연성이 있으면 펀치를 날릴 때 골반과 함께 몸의 회전이 부드럽게 같이 돌아가 주기 때문에 힘을 싣기에도 좋고 동작도 보기 좋게 나와진다 


전에 내가 내 복싱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돌려봤을 때 속도만을 신경 쓰던 급한 마음에 몸의 회전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팔만 움직여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부드러운 몸의 회전 없이 팔만 움직여지는 복싱은 파워도 파워지만 쉽게 말해 정말 멋이 없다 

물론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한 운동이지만, 누구나 멋있게 하고 싶지 않을까? 


다시 돌아가 보자면, 상관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어느 운동에서나 리듬감과 유연성의 필요성을 느끼며

그러기 때문에 더욱 기본이 되는 스트레칭과 기본 박자 감각, 한 가지에 국한되지 않는 여러 가지가 모여 하나의 운동 실력이 완성된다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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