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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네가 온다면

by 이혜연


기다리는 마음이 가져오는 설렘이 좋습니다. 눈이 올지도 모른다는 예보가 있은 후로 어린 두 아들과 철없는 늘근 애미는 아직 어떤 기미도 보이지 않는 하늘을 올려다보느라 바쁩니다. 만약 눈이 온다면 오늘 밤. 눈길이 밝혀주는 겨울밤을 산책하기로 한 약속을 두고 특별한 축제를 기다리는 아이들처럼 가슴 뛰는 오늘입니다.


창 너머 깨끗한 하늘이 괜히 원망스러워지는 건 철없이 눈이 좋은 중년 아지매의 기다림 때문이겠죠.


오늘 밤 눈이 내려준다면 아이들과 간직할 또 하루의 행복한 기억이 포근하게 쌓여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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