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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Jul 10. 2024

꿈에

꿈에

모로 누운 밤

몰려오는 생각들에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잠은 저만치 달아나버리고


잊히지 않는 이름

나지막이 부르다

어느새

잠이 들었었나


당신을 보았는데

분명 나를 향해 웃는

그대를 보았는데


꿈이었었나

다시 덩그러니

홀로 누운 밤




밤새 장맛비가 세차게 내렸습니다. 오후 내내 경보음이 떴던 만큼 창문을 부숴버릴 듯 요란한 비였습니다. 아이들을 재우다 잠깐 잠이 깼는데 늦은 시간에 먹은 커피 탓인지 다시 잠들기가 어려웠습니다. 어두운 거실에서 혼자 앉아있으니 바쁘게 보냈던 날들 중엔 생각나지 않던 지나간 일들과 잊힌 사람들의 안부가 궁금해졌습니다. 조금은 후회스럽기도 하고 아쉽기도 한 일들이 생각날 때면 체념한 듯 한숨이 새어 나오기도 합니다. 

그렇게 늦은 밤까지 이런저런 생각에 잠겼다가 안방에 들어가 잠든 신랑 곁에 누우니 잠결에도 인기척을 느꼈는지 팔을 뻗어 팔베개를 해주며 꼭 안아줍니다. 

오랜 불면증이 이 품 안에서 사라졌다는 걸 나는 압니다. 

그래서 항상 고맙습니다. 물론 미울 때도 있지만 이제 더 이상 밤이 외롭거나 무섭지 않은 건 모두 다, 당신 덕분입니다. 



세입자분이 배달해 주신 과일

낮에 집에서 컴퓨터 작업을 하고 있는데 세입자분이 전화를 주셨습니다. 요즘 좋은 일이 생겨서 보답하고 싶었는데 근처 마트에서 맛있는 과일을 싸게 팔고 있다며 우리 집으로 배달을 시키겠다고 했습니다. 괜찮다고 마음만 받겠다고 몇 번을 말씀드렸는데 아이들 하교 픽업을 하고 오니 현관문 앞에 복숭아와 수박이 놓여있었습니다. 이렇게 받아도 되나 고민됐지만 더 이상 안된다고 거절하면 실례일 것 같아 감사 인사드린 후 받아두었습니다. 덕분에 풍성한 여름날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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