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름의 끝에
by
이혜연
Aug 14. 2024
화염처럼 불타는 거리에
환각처럼 이글거리는 도로 위의 오아시스들이
달아나는 자동차 바퀴에 잘리며
그것은 길이 아니라 허상이라는
그저 목마른 기다림이었을 뿐이라는 걸
알게 되리라
타들어 가는 목구멍으로
환한 빛들이 탐욕스럽게 들이쳐
남은 물기마저 다 날려버린 채
매몰차게 다시 길 위로 몰아세우면
텅 빈 골목에서 마주치게 되는
저 태양을
비껴갈 방법이 있을까
단내 나는 이 여름 끝에
과연 남겨질 가을이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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