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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Dec 07. 2024

약속된 인연들

약속된 인연들 

벌써 12월도 중순을 향해간다. 시간이 유수와 같다는 말을 뼈저리게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어렸을 적 장마가 왔을 때 냇가의 징검다리를 걷다가 고무신이 벗겨진 적이 있었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어찌나 빠르게 흘러가던지 멍하니 손을 놓은 채 가슴만 애태웠었다. 그렇게 동동거리며 멀어져 가는 고무신을 바라만 봐야 했던 것처럼 일 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갔다. 잡을 수도 없고, 잡히는 것도 없이 한 해가 가고 세월이 흐른다. 


그런 변화의 시간 속에 살아가면서 나를 잡아주는 것은 아마도 오래된 인연들일 것이다. 삼십 년이 되고, 사십 년이 된 인연들이 있다. 짧게는 2~3년 정도 된 사람들도 있다. 오늘은 삼십 년 친구 부부가 집에 놀러 왔다. 그리고 잠깐 다른 곳으로 이사 간 부부와의 만남도 있었다. 만나야 할 사람들은 만나야 하고, 떠나보내야 할 것들은 떠나보내며 살아가는 게 인생인 듯싶다. 약속된 인연들이 찾아와 준 주말,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감사한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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