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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정 Dec 21. 2023

4. 불편한 이야기는 항상 쏟아진다.

오늘의 간단한 일기이다. 

늘 인생이 영화 같지 않고, 드라마 같지는 않다. 

잔잔한 일상 속에서도 쉽게 불편해질 수도 있고, 어려울 때도 많다.


나에게는 미디어가 그런 편이다.

그래서 흔히들 하는 인스타나, 유튜브 시청은 없는 편이다.

최근에 본거는 요가 50분짜리 하나였달까?


그러다가 보면, 간혹 광고나 움짤들을 클릭하고 

인스타를 들여다볼 때가 있다.

다른 친구들은 어떻게 사는가? 하고 구경하는 것이다.

다들 행복한 모습으로 잘 살고 있다,

10대, 20대에는 이 행복한 모습을 보면서 부러워하다가 내신세한탄도 하곤 했는데

요즘은 그저 대리만족으로 저렇게 사는구나 - 하며 가볍게 보고 있다.


그러다 보면 여러 광고, 내 검색의 알고리즘을 만들어서 연관 피드를 보여준다.

나는 주로 육아와 생활팁등의 피드들이 섞여오는데 유용한 편이다.


하지만 개중에는 불편한 댓글들이 많은 글들도 있다.

안 보면 되지만,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하여 들여다보고는

공감도 되고, 반박하고 싶어지는 댓글들이 보이기는 한다.


불편한 이야기.

부정적인 말들.

쉴 새 없이 터져 나오는 불편한 말과 부정적인 언어들이 뒤섞이고

편향된 생각으로 각개전투를 벌이는 치열한 댓글들도 꽤나 많이 보인다.


그저 순수 제3자로 바라보는 글을 재밌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하다.

이런저런 불편한 이야기들을 듣다 보면 나까지도 불편한 감정이 들기 시작한다.

군중심리라고 하지 않는가.


갈등 속에서 피어나는 의심은 하루를 낭비하게 한다.


그래서 나는 댓글창을 안 보려고 노력할 때가 많다.


예전에 나는 하루하루가 즐겁고 특별한. 한마디로 진정 익사이팅(exciting)한 하루를 기대했다.

잔잔한 하루를 꺼렸다. 

하지만 지금은 나는 이 잔잔한 하루를 보내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고,

그 고요를 깨트리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잔잔한 음악을 틀어놓고 해야 할 일 하기.

거슬리는 정도의 것은 내 손에서 해결하기.

최대한 자극적인 콘텐츠, (sns 포함)은 클릭도 하지 않는다.

책 읽기, 글쓰기, 가계부 쓰기. 홀로 커피 마시기 등등

지루할 것 같은 하루로 안식을 찾는다. 

지루할 것 같은 하루는 평온하고 고요하다. 

그리고 세상이 그리 고요하지도 평온하지 않기에, 

스스로 만드는 고요함정도는

지루할 수가 없다.


요즘은 불편한 이야기들을 잘한다.

자신만의 생각도 잘 표현하여, 그 생각을 공유하고 되새김질할 수 있다.

나쁘지는 않지만, 

비난과 비판사이에 오가는 맹목적인 의견 충돌들을 지켜보고 있자면

피곤하고 지칠 때가 많다.


예전에는 그 갈등 속에 끼어서, 나의 소신을 밝히는 것을 좋아했으나,

현재로서는 각개의 목소리에 동의하며 외면을 택하는 편이다.

무책임하게 보일 수는 있으나, 순화해서 말하자면 중립을 고집한다.

중립은 그 의견에 대하여 생각이 없어서 고수하는 것이 아니다.

단순하게 순수 '외면'이 아니다.


불편한 이야기들이 쏟아질 때는 다들 격양되어 있다.

그 감정들에 함께 휩쓸려가면 나는 결코 평화롭게 지내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


불평, 불만의 맹목적인 비난.


인터넷에서도 집단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현상이다.

그럴 때마다 나도 함께 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다.


스스로를 갉아먹는 감정이다. 

화는 그렇게 좋지 않다.

에너지를 많이 쓰게 한다.


나는 소중하다. 

소중하기에 부정적 감정으로,

부정적인 기분으로 하루를 날려버리는 것은 아깝지 않은가?


불편한 이야기를 하지 말자가 아니라,

불편한 이야기에 대하여 휩쓸리지 말자라고나 할까?

크게 동요되는 거보다 침착하게 적당한 선에서 끊거나

외면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오늘 하루도 평온한 하루를 위하여

먼산을 보며 멍 때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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